의미 없는 농촌 공약, 농민들 ‘농업 포기’ 선언하나 이오성 기자 대통령 선거 말고 국회의원 이야기부터 해보자. 2020년 21대 총선은 농민들에게 충격적인 선거였다. 농민 출신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유례를 찾기 힘든 선거였다. 17~18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나 20대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처럼 농민운동 출신의 상징적 인물은 아닐지라도, 농촌과 농업을 대변할 국회의원이 아무도 없다는 현실. 이것이 지금 우리 농업·농촌의 현주소다.청와대와 행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청와대 농업비서관을 3개월 동안 공석으로 내버려뒀고, 지방선거와 총선 출마를 위해 농림 최초의 ‘기후정치 세력’, 핵심 유권자 집단 될까 이오성 기자 지난 기사(〈시사IN〉 제747호 ‘2022 대한민국 기후위기 보고서’)의 마지막 질문으로부터 글을 시작해보자. 우리는 기후위기 이슈를 중시하는 유권자 집단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두 가지 문항을 제시했다. 첫째, ‘나는 대선에서 나와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는 후보가 있다면 지지하겠다(기후위기 후보 지지).’ 둘째, ‘나에게는 이번 대선에서 다른 어떤 공약보다 기후위기 공약이 중요하다(제1의 공약).’ 응답자의 각각 38.8%, 36.8%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이 넘는다.이 질문은 2022 대한민국 기후위기 보고서를 공개합니다 이오성·김다은 기자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다. 겨울이면 “이렇게 추운데 무슨 지구온난화란 말입니까?”라며 기후위기를 부정했던 바보들이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겨울 한파가 온다는 건 더 이상 놀라운 이야기가 아니다. 북극 빙하가 사라져 따뜻해진 공기가 제트기류를 약화시키고, 그 결과 북극의 찬 공기가 한반도 같은 중위도권에 밀어닥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멀게, 그리고 뿌옇게 느껴졌던 기후위기가 우리의 일상을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기후위기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다. 유럽 같은 선진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다가올 [2021 올해의 사진] 상처를 고름으로 채우는 순환 사진 조남진·글 이오성 기자 우리 집은 산에서, 바다에서, 강에서 왔다. 우리 집의 뼈와 살이 된 콘크리트는 돌과 모래로 이루어졌다. 집은 어디서나 보이지만, 그 집을 만든 재료는 보이지 않는다. 저 산을 깎아 집과 빌딩을 세우고 나면, 산에는 텅 빈 공간이 생채기로 남는다.집과 맞바꾼 생채기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우리는 저 텅 빈 공간을 무언가로 채우는 법을 만들었다. 푹 파인 공간은 철거된 집과 빌딩에서 나오는 건설폐기물로 다시 채워진다. 건설용 골재 채취로 생긴 생채기를, 다 쓴 건설폐기물로 때우는 아이러니. 이것은 아름다운 순환인가 아닌가.모든 집은 대선판에 훅 던져진 국토보유세라는 돌직구 이오성 기자 아주 뜨거운 부동산 세금 논쟁이 불붙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들고나온 ‘국토보유세’ 이야기다. ‘세금을 없애자’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면, 세금 관련 논쟁은 해당 정치인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논란과 비판이 이어지던 11월29일 이재명 후보는 “국민들이 반대하면 안 한다”라고 말했다. 이 말이 나오자마자 상당수 언론은 ‘말 바꾸기’ ‘포퓰리즘’이라며 이재명 후보를 집중 비판했다. 그러나 12월8일 이재명 후보는 “국토보유세를 철회한 적 없다. 최대한 국민을 설득해서 동의를 얻겠다”라고 말했다. 정책 대결 실종이라는 이번 [포토IN] 그 많던 굴 껍데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사진 조남진 기자, 글 이오성 기자 통영의 겨울은 굴이다. 찬바람이 불면 맛이 들기 시작해서 날이 추워질수록 절정으로 치닫는 통영의 굴 맛은 겨우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굴 생산국이며, 1인당으로 따지면 압도적인 최대 생산국이다. 그리고 국내 굴 70~80%가 통영 바다에서 자란다. 겨울의 통영은 굴 천지다.굴은 한 쌍의 두꺼운 껍데기를 가진 수생생물이다. 굴을 먹는다는 건 곧 껍데기라는 쓰레기를 배출하는 행위다. 그럼 그 많은 굴 껍데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도 가지 않았다. 굴 알맹이만 우리 식탁에 올랐을 뿐, 껍데기는 농민기본소득 제안 사회적 합의 이뤄질까 이오성 기자 ‘더미래연구소’가 내놓은 〈농가지원 재정, 조세지출의 농민기본소득으로의 전환에 관한 정책보고서〉는 매우 논쟁적이다. 농민 사회의 ‘역린’을 건드린 측면도 있다. 지금껏 지급해온 소득지원, 조세감면 등을 통폐합해 1인당 월 50만원씩 주자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혜택을 입어온 대농 집단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월 5만원 수준인 기존 농민수당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서 상당수 농민은 환영하리라 보인다.이 제안대로 전국 농민 231만명에게 매년 600만원을 지급하면 연간 약 13조8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직불금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2021 농촌 리포트 보은·의성·남원/글 이오성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세상에 두 가지 커다란 거짓말이 있다. 하나가 ‘농자천하지대본’이다. 까마득한 옛 문헌부터 나온다. 또 하나는 ‘경자유전의 원칙’이다. 우리 헌법 제9장에 나온다. 예나 지금이나 농민이 천하의 근본이었던 적이 없고, 농사짓는 사람만이 농지를 소유하는 세상도 없었다. 농민이 세상의 으뜸이라면, 이토록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질 리 없다.2020년 기준 231만7000명. 전체 인구의 4.5%를 차지하는 농민의 이야기는 기억 속에 박제된 풍경이나 미디어 속 겉모습으로만 남아 있다. 조용한 농촌 마을에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졌거나, 선산으로 [기자들의 시선] “간호사 1명당 환자 수를 줄여주세요.” 이오성 기자 이 주의 보도자료녹색연합이 ‘국가 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NGMS)’을 통해 분석한 결과 자산총액 기준 상위 10대 그룹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해 국내 전체 배출량의 3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계열사 포함)를 포함하면 11개 그룹의 배출량이 64%까지 치솟았다. 배출량이 가장 높은 그룹은 포스코로, 총배출량의 13%였다. 현대자동차, SK, GS, 삼성, LG, 한화, 현대중공업, 롯데, 농협이 그 뒤를 이었다. 녹색연합은 그동안 업체별로 공시되던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를 그룹사 차원에서 따져보기 위해 [기자의 추천 책] ‘환자의 눈’으로 본 대한민국 병원 실태 이오성 기자 글쓴이에게 먼저 눈길이 갔다. 저자는 의사나 약사가 아니다. 일개 환자였다. 기업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1999년 서른여덟 나이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여동생에게 골수이식을 받고 기적처럼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대신 이 병으로 신음하는 이들을 위해 싸웠다. 백혈병 환우회를 조직해, 1년에 3600만원을 약값으로 써야만 연명할 수 있는 환자들을 위한 투쟁에 나섰다.2000년대 초반 그가 이끌었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약값 인하 투쟁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운동이었다. 달걀로 바위 치기였는데, 3년여 만에 오일장이 알려주는 ‘지역이 맛으로 빛날 때’ 이오성 기자 김진영씨(51)는 식품 MD(상품기획자)다. 10년 전에는 쿠팡의 식품팀장이었다. 산지를 돌아다니며 발굴한 먹을거리를 상품화했다. 클릭 한 번에 먹을거리를 집에서 받는 플랫폼 소비의 지평을 여는 데 한몫했다. 그러다 음식과 여행에 관한 글을 쓰겠다며 인생 2막을 열었다. 텔레비전에 얼굴을 자주 비췄다. 〈시사IN〉에도 ‘아빠가 차려주는 밥상’을 연재했다. 입맛 까다로운 중학생 딸을 위한 ‘아빠의 요리 분투기’를 글로 풀어냈다. 소식이 뜸하다 싶더니 방방곡곡 오일장을 돌아다닌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아니, 요즘 세상에 웬 오일장? 어딜 라디오 PD에서 주간지 기자가 된 사연 [취재 뒷담화] 이오성 기자 〈시사IN〉의 새 식구를 소개합니다. 지난 6월 경력기자로 온 김다은 기자입니다. 김 기자는 원래 라디오 PD였습니다. 2011년 CBS에 입사해 올해까지 꼭 10년 동안 일했습니다.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을 만들었습니다. 아, 〈혼밥 생활자의 책장〉이라는 팟캐스트도 진행했습니다. 갑자기 인생 2막을 열어버린 김 기자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PD를 그만두고 기자를 하게 된 이유는?최초의 소스, 즉 첫 이야기를 직접 취재하고 싶다는 욕구가 컸다. 뉴스의 당사자를 직접 만나보고 싶었다.실제로 기자로서 일 농촌의 땅과 사람들은 점점 더 조용해지네 [프리스타일] 이오성 기자 농촌 소득격차에 관한 취재를 하고 있다.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농촌으로 갔다. 농민들에게 〈시사IN〉이 이런 잡지임을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 잡지도 몇 권 챙겨 갔다. 결과적으로 전부 드리지 못했다. 아니, 드릴 필요가 없었다. 경북 의성, 충북 보은 등에서 10명 넘는 농민을 만났는데, 그 가운데 3명이 〈시사IN〉 정기구독자였다. 그리고 셋 다 귀농인이었다. 두 사람은 집에서 보고, 한 사람은 모교에 기증한다고 했다.반갑다기보다는 무안했다. 순간 우리가 지난 몇 해 동안 썼던 기사들이 머릿속에 흘러갔다. 농촌 문제를 그 중국인들은 왜 거리로 나와 함께 춤을 추었나 이오성 기자 중국의 진풍경 중 하나가 ‘광장무’다. 말 그대로 광장에서 수십, 수백 명이 모여 춤을 춘다. 중년 여성이 주된 춤꾼인데, 이들을 ‘따마(大媽·큰어머니)’라고 부른다. 하지만 요즘 광장무는 중국 내 세대 갈등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진다. 아침 일찍, 또는 야심한 시각에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따마들에 대한 반감이 젊은이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광장에서 스포츠를 즐기던 젊은이와 따마들 간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급기야 최근 중국 정부가 광장무의 소음을 단속한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광장무가 [기자들의 시선]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 국감서 진땀 뺀 카카오 이오성 기자 이 주의 영화‘사상’은 중의적이다. 부산광역시 사상구를 가리키기도 하고, 모래 위에 지은 집을 뜻하기도 한다. 낙동강 하구에 자리 잡은 사상구의 한자가 공교롭게도 사상(沙上)이다. 영화 〈사상〉은 사상구에서 수십 년간 살아온 두 사람의 이야기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지만 산재로 몸이 망가진 남자, 재개발로 수십 년 살아온 집을 빼앗기는 사람이 등장한다. 자본이라는 파도 앞에 모래성이 허물어지듯 주인공들의 삶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박배일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10월21일 개봉한다.이 주의 국정감사카카오모빌 가을이 온다, 이제 주꾸미를 먹을 시간 이오성 기자 가을입니다. 주꾸미의 계절입니다. 무슨 소리냐, 주꾸미는 봄 아니냐고요? 글쎄요. 다들 주꾸미는 봄철이라고 말하긴 합니다. 봄철 주꾸미가 맛있다는 말은 사실일까요? 물론 알밴 주꾸미 특유의 맛이 있지요. 하지만 맛으로 치자면 가을 주꾸미가 더 낫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식품 MD로 전국 주꾸미 산지를 돌아다닌 김진영씨는 “가을 주꾸미가 봄 주꾸미보다 훨씬 부드럽고 감칠맛이 있다”라고 말합니다. 봄철 산란기 주꾸미는 오히려 알에 영양분이 집중되어서 살 맛이 떨어진다는 겁니다.반론을 제기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주꾸미는 역시 알배기지!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2위는 유재석 이오성 기자 매년 〈시사IN〉의 언론 신뢰도 조사를 살펴온 독자라면 올해 눈에 띄게 달라진 수치를 확인했을 것이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주관식). 2017년 유튜브가 처음 등장한 이래 가파르게 상승하더니, 급기야 2020년에는 방송·신문을 제치고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1위(13%)로 올라서는 결과가 나왔다. 2위는 네이버(11.4%)였다. 2020년 조사에서 레거시 미디어는 유튜브와 포털사이트에 크게 밀렸지만, 2021년 조사 결과는 사뭇 다르다.올해는 질문이 바뀌었다. 과거 조사 때 질문은 ‘신문, 방송 지구 온도 1.5℃ 상승해도 되돌릴 기회 있다 이오성 기자 기후과학자와의 대화는 뜻밖에 책으로 시작됐다. 김백민 부경대 교수(환경대기과학)의 연구실 책상 위에 〈6도의 멸종〉이 놓여 있었다. 이 책은 기후위기 분야에서 꽤 알려진 저작이다. 지구온난화로 펼쳐질 ‘디스토피아’를 섬뜩하게 그려내 여러 기후위기 관련 콘텐츠의 바탕이 됐다. 저자 마크 라이너스도 문제적 인물이다. 과거 GMO(유전자 조작 또는 변형 농산물) 반대운동에 앞장섰으나 “GMO는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라며 돌연 입장을 바꿔 전 세계 농민·환경운동계로부터 ‘변절자’라는 비판을 받았다.김백민 교수가 말했다. “첫 문장부터 보세요 세상을 달군 두 개의 그래프 이오성 기자 김백민 교수는 ‘독자와의 가상 대담’ 등을 통해 기후위기 문제를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려 했지만,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는 사실 매우 학구적인 책이다. 기후위기의 본질, 그간의 첨예했던 논쟁을 데이터로 정리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기후위기 논쟁사에서 가장 뜨거웠던 그래프 두 개를 만날 수 있다. 두 그래프만 이해하면 기후위기의 본질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다.〈그림 1〉은 지난 2000년간 지구의 온도 변화를 나무 나이테, 산호 등을 이용해 복원한 그래프다. 산업혁명 이후 하키스틱처럼 위로 치솟 “원래 건설폐기물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글 이오성 기자·사진 조남진 기자 자고 나면 아파트와 빌딩이 새로 들어선다. 그 자리에 있던 옛 건물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올해 서울에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 10채 중 8채 이상이 재건축·재개발 물량이다. 집값 폭등으로 부동산 시장에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재건축·재개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재개발·재건축 현장을 유심히 지켜본 사람이라면 안다. 현장은 거대한 쓰레기 생산 공장이다. 콘크리트, 유리, 목재, 보드 등 온갖 것이 뒤엉킨 채 철거 작업이 이루어진다. 새 도로가 뚫리면서 생긴 낡은 도로의 잔해, 연말이면 뜯겨 나가는 보도블록은 또 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