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드러낸 ‘한국인의 세계’- 의외의 응답 편 천관율 기자 “이 결과가 정말 맞습니까? 이건 지나치게 깔끔한데요?”“저도 코딩을 잘못했나 싶어서 몇 번 다시 봤어요. 이게 맞습니다.”“사회조사에서 이렇게까지 결과가 딱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가요?”“거의 없죠. 정말 드물어요 이런 건.”둘 사이에 노트북 한 대를 놓고, 기자와 임동균 교수(서울대 사회학과)가 이런 대화를 몇 번씩 주고받았다. 숫자를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가 어려웠다. 우리 앞에는 방대한 조사 문항을 분석한 결과가 주르륵 떠 있었다. 데이터는 일관되게 하나의 결론을 가리켰다. 사회심리학 연구자로 이런 종류의 데이터를 숱하게 다뤄본 유발 하라리에 밀도와 깊이 더하면 천관율 기자 요즘은 대형 서점마다 바이러스와 감염병 코너가 따로 있다. 묻혀 있던 훌륭한 책들도 절판 위기를 넘기고 다시 읽힌다. 역사가 윌리엄 맥닐이 쓴 〈전염병의 세계사〉도 그런 책이다. 전염병은 역사학의 주인공이라기보다는 배경이나 무대장치에 더 가까웠다. 무대장치에 탐닉하는 관객이란 아무래도 좀 낯설다. 맥닐은 아주 독특한 역사가다. 그는 하늘에 떠 있는 ‘새의 눈’으로 역사를 다룬다. 맥닐의 관심사는 인류사에서 일어났던 일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그게 보여주는 인류사의 구조와 패턴이다.맥닐이 보기에 인류의 역사는 사람들에게 기생하려는 두 서로 다른 뉴스를 보는 시대에 [프리스타일] 천관율 기자 요즘 보수에서는 극우 유튜버를 추종하다가 선거를 망쳤다는 반성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야권 중진인 김무성 의원은 4월27일에 김웅 당선자와 함께 〈한국일보〉 인터뷰를 했다. 여기서 김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극우 유튜버들 결국 다 돈 벌어먹는 놈들이에요. 전부 썩은 놈들이야. 그놈들 표 없다는 게 이번에 증명됐잖아.” 미래통합당은 정권을 빼앗기고 언론을 장악당했다고 느꼈고, 강성 지지층들이 몰려 있는 유튜브에 매달렸다. 황교안 전 대표는 유튜버들에게 입법보조원 자격을 줘서 국회 안을 자유롭게 취재하도록 하자고 제안한 적도 있다. ‘펀쿨섹좌’가 있어 웃고 또 웃는다 천관율 기자 ‘펀쿨섹좌’라고 있다. 일본 환경부 장관 고이즈미 신지로(39)가 한국 누리꾼들로부터 얻은 별명이다. 고이즈미 신지로 장관은 일본 총리를 지낸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아들이다. 그는 2009년 중의원 선거에서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28세에 중의원이 된다. 지금은 4선이다. 2019년에 환경부 장관이 된 후 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심지어 잘생겼다. 그러니까 이 남자는 온몸에 금수저를 휘감고 태어난 정치가다.하지만 2020년 현재 고이즈미 신지로는 한·일 양국 누리꾼들의 웃음거리다. 그는 2019년 환경부 장관 취임 직후인 9 민주당 장기집권 ‘문재인 뉴딜’에 달렸다 천관율 기자 2020년 총선 분석,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2020년 이후 한국 정치가 만날 결정적 분기점에 대한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과거를 들여다볼 겁니다. 짧게는 2020년 4월의 총선 결과부터, 멀리는 1930년대의 미국까지 거슬러 올라갈 겁니다. 앞으로 2년은 더불어민주당이 입법부와 행정부를 동시에 지배합니다. 유권자 지형 변화는 2016년부터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그 폭과 깊이와 지속성은 이 2년의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시사IN〉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는 총선 직후인 기자들의 시선 -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천관율 기자 역사 속 오늘1961년 5월25일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고 선언. 이 연설에서 케네디는 “우리는 달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입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8년 뒤인 1969년 7월에 아폴로 11호가 인류사 최초로 유인우주선 달 착륙에 성공한다. 달 착륙은 소련과의 체제 경쟁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프로젝트였는데, 그런 불확실한 목표에 그토록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는 계획이 보통이라면 통과될 리 없었다.이 주의 공간5월11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현직 국회의원은 왜 이 책을 번역했나 천관율 기자 2019년 6월 어느 날,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뜸 책을 하나 안겨주더니 특유의 단문으로 말했다. “번역했어. 읽어봐. 재밌을 거야.” 〈진보는 어떻게 다수파가 되는가〉. 원제는 ‘민주당 다수파의 탄생, 1928~36년’이다. 미국 정치학자 크리스티 앤더슨이 1979년에 내놓았다. 선거 때마다 골골대던 민주당이 1930년대 이후 다수파로 떠오른 과정을 추적했다.본격 연구서다. 재미있게 읽힌다고는 못하겠다. 그래도 정치를 보는 시야를 넓혀주는 재미 하나는 압권이다. 이 책이 다루는 ‘뉴딜 체제’는 미국 정치의 지형을 근본적으 기사 후~폭풍 천관율 기자 제660호는 환경 재난이 덮친 전북 장점마을 르포를 54쪽에 걸쳐 실었다. 사실상 장점마을 기사 하나로 한 호를 다 채웠다. 한 호흡에는 읽기도 벅찬 분량이지만, 초장기 취재와 성실한 기록의 힘에 독자들이 반응했다. 트위터에서는 보통 기사 반응으로 보기 어려운 표현들이 많이 등장했다. “기사에 이런 표현이 맞나 싶지만, 정말 압도된다” “정말이지 엄청난 기사를 보았다. 지면 기사가 아니라 로버트 올트먼이나 폴 토머스 앤더슨의 영화를 본 느낌” “얼굴 없는 피해자가 아니라 한 명 한 명 삶의 결이 느껴지게 하려고 노력한 자세”라는 평 아주 독특한 ‘자유계약 정치가’ 천관율 기자 김종인. 1940년생.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 김병로의 손자. 2012년 총선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표를, 2016년 총선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2020년 총선에서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도왔다. 앞 두 선거는 이겼다. 그리고 두 대통령 모두와 척을 졌다. 마지막 선거는 졌다. 4월29일 현재, 임기 제한 없는 전권을 요구하면서 미래통합당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기자는 그를 인터뷰한 적이 두 번 있다. 그가 대선주자 박근혜의 개인교사라는 소문이 파다하던 시절인 2010년 12월에 한 번, 대선주자 문재인과 결별해 더 유튜브형 국회의원 속기록형 국회의원 [프리스타일] 천관율 기자 2020년 검찰개혁 충돌 정국의 어느 날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열렸다. 한 여당 의원이 야당을 향해 내내 호통을 쳤다. 그는 다음 날 인터넷에서 최고 스타가 되었다. 사자후를 토했느니 야당을 얼어붙게 만들었느니, 좀 민망한 찬사가 범벅된 유튜브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그 의원이 야당을 얼어붙게 만들기는 했다. 완전히 엉뚱한 얘기여서 아무도 대답할 필요를 못 느꼈으니까. 법사위는 그의 발언 시간이 없었던 것처럼 그냥 가던 길을 갔다.방송 화면에 강한 퍼포먼스형 국회의원은 예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 시대 이전의 국회는 기자들의 시선 - 1950년 5월9일 천관율 기자 역사 속 오늘2차 세계대전 종전 5년 후인 1950년 5월9일, 프랑스 외무장관 로베르 쉬망이 ‘유럽 석탄철강공동체(ECSC)’ 구성을 제안했다. 프랑스, 서독 등 6개국이 천연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만들었다. 본질은 프랑스와 독일이 다시 전쟁을 하지 않도록 두 나라를 공동의 이해관계에 묶어두는 것이었고,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유럽’으로 가는 첫발을 떼는 시도였다. 이 웅대한 구상을 현실에 옮긴 로베르 쉬망은 유럽연합의 아버지로 불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나의 유럽’이 최대 위기를 맞은 오늘날 기억할 만한 하루.이 보수는 왜 민주당 지지로 ‘전향’했나? 천관율 기자 〈시사IN〉의 2020년 총선 분석,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호에서 우리는 정당과 유권자의 결속관계(‘정렬’)가 왜 보기보다 단단하고 오래가는지, 그 결속관계가 흔들리는 일(‘재정렬’)이 왜 매우 드물면서 역사적인 사건인지 살펴보았습니다(〈시사IN〉 제658호 ‘드디어 진보는 다수파가 되었나’ 기사 참조). 그리고 한국 정치가 그런 드문 시기에 들어왔는지 모른다고 이야기했습니다.〈시사IN〉은 총선 전부터 한국 정치의 재정렬 징후에 주목하고, 이를 검증할 설문조사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와 함께 준비했습니다. 조사를 총괄한 독자와의 수다 천관율 기자 독자 번호:108110109이름:하태욱(49)주소:대전시 중구“어차피 대화란 누군가 말을 거는 행위라면 제가 먼저 말을 걸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변진경 기자가 “이거 좀 봐봐”라며 메일을 하나 보냈다. 옳다. 대화란 어차피 누군가 말을 걸어야 시작된다. 오늘은 먼저 말 걸어주신 독자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수다다. 하태욱씨와 〈시사IN〉의 인연은 대학 입시를 치르던 198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교포인 외삼촌이 하씨에게 시사지 하나를 권했다. “전두환의 탄압에 영국으로 피난 왔던 기자 친구가 만드는 매체”라고 소개받았다 기사 후~폭풍 천관율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뉴스 소비량은 체감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하지만 매출은 안 늘어나는 신기한 시장이다). 이번에도 코로나19 관련 기사들이 많이 읽혔다. 변진경 기자가 쓴 ‘분명히 올 2차 파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기사(제659호)는 신규 감염이 잠잠해져도 안심할 수 없는 현실을 짚어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 com/sisain)에서 많이 공유됐다. “길지만 알아둘 가치가 있다” “다중이용시설 대표자나 관리자라면 숙지해야 할 내용이다” “누구를 살릴지 결정하는 것도 최악의 시나리오에 포함되어 있구나 ㅜ 드디어 진보는 다수파가 되었나 천관율 기자 180석은 확실히 인상적인 숫자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180석(지역구 163석+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17석)을 얻었는데, 이건 국회에서 다른 당과 합의 없이도 법을 통과시킬 힘을 얻었다는 뜻입니다. 흔히 ‘패스트트랙’으로 불리는 신속처리안건 상정 조건이 의원정족수의 60%, 그러니까 180석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못 할 일은 200석이 필요한 개헌 말고는 없습니다.이 역사적인 압승은 미묘한 착시를 낳습니다. 민주당은 분명 대승을 거두었지만, 의석 분포가 보여주는 정도만큼은 아닙니다. 코로나19 덮친 서울 7주 만에 1.6조원 증발 글 천관율 기자 /인포그래픽 최예린 기자 코로나19는 감염병 재난과 동시에 경제 재난을 몰고 왔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자영업자들이 겪은 피해가 심각하리라고 누구나 짐작한다. 피해의 규모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어떤 업종이 피해가 심각하고 어디가 반사이익을 봤는지는 짐작만으로 알기 어렵다. 정부가 자영업 지원대책을 만들려 해도 피해 규모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알 필요가 있다. 〈시사IN〉은 서울시 빅데이터캠퍼스 데이터를 이용해서 자영업이 직면한 경제 재난의 크기를 데이터로 확인했다. 이를 통해 서울 코로나19 경제 재난 지도를 디지털 성범죄는 ‘협업적 성착취’ 천관율 기자 A씨는 1995년생 남자다. 서울에 산다. 지난해 9월, A씨는 메신저 서비스인 텔레그램에 ‘대한민국 창녀 Database’라는 제목으로 채팅방을 만들고 일반인 성행위 동영상을 올렸다. 11월까지 A씨가 올린 영상은 총 80개다. 이 텔레그램 채팅방에는 8000명이 들어가 있었다.A씨가 올린 영상은 흔히 ‘야동’으로 불리는 음란물과는 다르다. 야동은 전문 배우들이 촬영한다. 일반인 성행위 동영상은 어떤 기준으로도 야동이 될 수 없다. 영상이 본인 동의 없이 촬영되었다면, 촬영과 배포 모두 심각한 성착취 범죄다. 당사자들이 동의해서 “What democratic states need to combat COVID19” Gwanyul Cheon The fight against COVID-19 is actually a fight to preserve values of self-sacrifice and solidarity against the instincts of self-preservation. Citizens affected in one form or another must be prepared to safeguard these values. In times of emergency, the leader must be able to speak up for noble cau ‘비례 시장’ 열리자 난장판이 되었다 천관율 기자 비례대표제가 주요 정당들을 줄줄이 시험대에 올렸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선거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선거의 셈법이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법 개정 직후의 호언장담을 접고 비례 위성정당 노선으로 사실상 회귀했다. 미래통합당은 일찌감치 띄운 비례 위성정당과 공천 문제로 파열음을 냈다. 정의당은 비례 연합정당 참여를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천명했으나, 비례 명단을 둘러싼 파열음이 간단치 않다.한국의 진보정당은 비례대표를 통해 간판급 정치가를 성장시키는 전략을 썼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고인이 된 노회찬 의원이 대표 사례다. 노동 민주주의 국가에서 바이러스를 이기려면 필요한 것 천관율 기자 민주주의는 너무 유약해서 감염병에 취약할까? 재난 상황에서는 단호하고 강력한 권위주의가 더 나은 체제일까? 중국 공산당은 확실히 그렇게 주장하려는 것 같다.1월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를 충분히 발휘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우한 봉쇄와 감시용 드론 등 민주주의 체제가 꺼내들기 어려운 무기로 코로나19와 맞섰다. 베이징이 보기에 이번 방역전은 체제 경쟁이다. 그리고 중국 권위주의 시스템이 개방적 민주국가보다 우월하다고 입증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2월26일, 관영지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