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5개월 앞두고서야 해고가 멈췄다 이명익 기자 “교실이라는 공간은 희극과 비극의 공간이거든요. 행복하거나 소외된 아이들을 마주했을 때, 그 아이의 눈높이에 내가 들어갔을 때 느끼는 기쁨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을 때의 안타까움…. 그 사이의 공간을 좁혀내고 싶어요.”다시 교실로 돌아온 조창익 교사(62·해남제일중학교·전 전교조 위원장)는 덤덤하게 복직의 소회를 토로했다.1989년 전교조 창립과 함께 다가온 첫 번째 해고. 5년 만에 복직했지만 2016년 전교조가 법외노조 판결을 받으며 시작된 두 번째 해고.퇴직을 불과 5개월 앞둔 2020년 9월3일 대법원의 법외노조 취소 판결을 좁은 세상 위에 펼친 넓은 무대 이명익 기자 벌써 9회를 맞는 ‘서울이주민예술제’는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들이 꾸리는 작은 예술 축제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중계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주노동여성이자 무슬림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니샤(Sajdarun Nessa, 방글라데시)도, 예맨 힙합팀 ‘블랙 앤 그레이 뮤직’을 이끄는 엘 갓파더(El Godfather, 예맨)도 무대를 통해 차별과 편견을 뛰어넘는다.그러나 무대 밖 현실은 다르다. 니샤는 아버지의 병문안을 위해 한 달간 고향을 갔다오겠다고 공장장에게 허락을 받았다 이를 반대하는 사장 부인의 눈밖에 나 고향에 가지도 투명인간 되기 1시간40분 전 이명익 기자 새벽 2시30분에 눈을 뜬 청소노동자 박영숙씨(64)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새벽 4시5분에 출발하는 146번 버스를 타야 회사가 있는 서울 강남역에 6시 전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계동 종점에서 강남역까지 걸리는 시간이 1시간40분 정도이니 선택의 여지는 없다. 이렇게 새벽 첫차부터 청소·경비 노동자들로 만석에 이르는 버스를 ‘노회찬 버스’라고도 한다.2012년 진보정의당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그는 아주머니 또는 미화노동자라고만 불리던 이들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분들이야말로 투명인간입니다. 존재하되,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짓을 모르나이다” 이명익 기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방역 요원과 취재기자들을 폭행했다. 교인들은 특히 방역 요원과 기자들을 겨냥해 마시던 생수를 뿌리고 침을 뱉는 등 위협적인 행위를 했다.서울 성북구청과 보건소 공무원들은 8월18일 오후 3시쯤부터 장위2동 주민센터(사랑제일교회 주변) 앞에 모여 사랑제일교회 일대에 대한 방역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교회 교인들은 방역 작업을 준비할 때부터 주민센터 주변에 모여 “방역 차량 치워라” “성북구청장 나와라” “문재인 퇴진” 등을 외치며 방역 작업을 방해했다.오후 3시30 사라진 갯벌이지만 또다시 SOS 이명익 기자 2000년 7월2일, 환경운동연합 회원 1000여 명이 전북 부안 해창갯벌에서 회원대회를 열었다. 새만금 개발 사업으로 ‘사라질’ 갯벌 위에 모인 회원들은 인간 띠로 ‘SOS’를 만들었다.군산에서 부안까지 33.9㎞의 새만금방조제가 연결된 후 새만금의 수질은 1등급에서 6등급으로 악화됐다. 어업 생산량이 75% 감소하고, 도요새의 서식지도 파괴되었다. 공업단지와 신재생에너지 단지 등으로 인한 경제효과를 외면할 수 없다지만, 주변 환경은 지속적으로 파괴되었다.지난 7월18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20년 만에 해창갯벌에 다시 모였다. 사람이 있었다 이명익 기자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고 최희석씨(59)가 앉았던 자리. 입주민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한 그는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임계장 이야기-63세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노동일지〉 저자 조정진씨는 그의 죽음을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한다. 최씨의 책상 위 말라버린 제수용 사과와 창문 가득 채워진 추모의 글. 이 작은 공간 안에는 ‘사람’이 있었다. 다치고 아파하는. 10년11개월, 3925일, 9만4200시간 이명익 기자 2009년 8월6일, 77일 ‘옥쇄 파업’을 끝낸 한상균 당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조합원들을 안으며 눈물을 참았다(위쪽 사진). 5월4일, 그가 마지막 복직자 35명과 함께 10년11개월 만에 다시 공장으로 돌아왔다(아래쪽 사진). 일부 언론은 회사가 어려운데 해고자 복직은 시기상조라고 보도했다. 한상균 전 지부장은 “노동자들을 그렇게 많이 잘라(해고)놓고도 경영 위기가 초래됐다면 이제는 경영진의 무능을 탓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갇힌 ‘사천왕상’ 이명익 기자 조계종은 코로나19 탓에 부처님오신날(4월30일)을 맞아 매년 열던 연등회 행사 등을 5월로 연기했다. 파주시에 있는 등 제작 공방(전영일 공방)의 일상도 바뀌었다. “연등회 참석하려고 트럭에 실려 줄 지어 가는 사천왕상을 보면 뿌듯했는데 올해는 이렇게 서서 보기만 하네요.” 이렇게 봄이 피었다 창원·부산 이명익 기자 사람들이 사라진 길 위로 벚꽃이 만개했다. 진해 군항제가 코로나19로 취소되었다. 창원시청의 허가를 받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이들을 위해 벚꽃을 렌즈에 담았다. 부산의 대저생태공원에 만개한 유채꽃도 담았다. 지면으로라도 꽃피는 봄을 맛보시길. 이토록 소중한 한 끼 이명익 기자 생수, 단무지, 떡 그리고 주먹밥. 비닐봉지에 한 끼가 담겼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보궁 노인무료급식소에서 매일 주먹밥을 나눠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고 있다. 자원봉사자도 줄었고, 다닥다닥 붙어 앉아 식사하면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이 노인무료급식소 책임자인 자광명(법명) 보살이 낸 아이디어가 주먹밥이다. 다른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는 바람에 여기를 찾아오는 노숙인과 저소득층 노인들이 코로나19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노인들에겐 바이러스보다 당장 한 끼가 더 걱정이다(원각사 보궁 노인무료급 비에 젖은 장미 웃음 잃은 노동자 평택·이명익 기자 밤새 내리던 비가 멈추지 않았다. 1월7일 아침, 평택 쌍용자동차 앞. 해고 10년7개월 만의 출근길.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의 꽃을 든 손에도 비가 내렸다.2018년 9월 회사, 쌍용차 기업노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4자’가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이 합의로 복직을 희망한 해고자 119명 가운데 상당수가 단계적으로 채용되었다. 지난해 7월1일 남은 46명이 회사에 재입사했지만 무급휴직 처리되었다. 새해에는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12월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46명은 무기한 유급휴직(임금의 70% 해가 바뀌어도 ‘하늘 감옥’에서··· 대구·이명익 기자 74m ‘하늘 감옥’에 사람이 있었다. 영남대의료원 옥탑. ‘수감자’는 14년째 해고노동자인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2006년 주 5일제 시행에 따른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사흘간 파업을 주도했다. 이듬해 영남대의료원은 그를 포함한 노조 간부 10명을 해고했다. 그들 중 7명은 2010년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아 복직했다. 그를 비롯한 3명은 패소해 복직하지 못했다. 이들의 해고 과정에 노조 파괴로 악명을 떨친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1월2일 그는 옥탑에 설치된 천막에서 186일째 농성을 이어갔다. 두 다리 잃은 그, 물 위를 질주하다 이명익 기자 2015년 8월 하재헌 하사는 비무장지대 수색작전을 하다 북한이 매설한 지뢰에 두 다리를 잃었다. 학창 시절 프로야구 선수를 꿈꿨던 그에게 재활 목적으로 시작한 조정이 새로운 기회였다. 그는 지난 1월 초 전역한 뒤 조정 선수로 전업했다. 4월 창단한 SH공사 장애인조정선수단에 입단했다. 10월17일 하씨는 서울장애인전국체육대회 조정 남자 싱글스컬 PR1 1000m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종 목표는 도쿄 패럴림픽 출전이다. 그는 오늘도 목표를 향해 노를 젓는다. “우리의 미래 빼앗지 말라” 이명익 기자 전 세계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펼쳐졌다. 9월21일 서울에서는 비상행동에 나선 이들이 종각역 바닥에 누워 죽어가는 지구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사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기간에 전 세계 도시에서 거리로 나선 이들은 주로 미래 세대였다. “우리의 미래를 빼앗지 말라.”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이 지구 곳곳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재건축 최대 사업 ‘흔들’ 이명익 기자 8월12일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 과천, 분당 등 전국 31곳에 달하는 투기과열지구의 민간택지에 건설될 아파트가 적용 대상이다. 정부 발표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졌다.단일 재건축으로는 최대 규모인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1만2032가구, 일반분양 4784가구)도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8월13일 찾은 이곳은 철거 공사가 한창이었다. 재건축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재산권 침해 소송을 하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거기, MBC 마이크는 없었다 이명익 기자 꼭 쥐고 싶었던 회사 마이크는 현장에 없었다. 7월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첫날, 2016·2017년 MBC에 입사한 아나운서들이 회사를 상대로 노동부에 진정을 냈다.옛 MBC 경영진은 ‘파업의 얼굴’ 구실을 했던 아나운서들의 마이크를 빼앗았다. 빈자리를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이들로 채웠다. 현 MBC 경영진은 정상화 이후 이들의 계약을 해지했다.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들에 대해 부당해고로 판정했다. 근로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져 출근했지만 이들은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되었다 이 장면을 보고 누군가 웃었다 이명익 기자 7월9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빌딩. 미쓰비시(MHI) 컴프레서 한국영업소 앞 복도에서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 26명은 “전범기업 미쓰비시의 전쟁범죄 사죄” “경제보복 중단” 등을 요구했다. 기습 시위를 본 미쓰비시 컴프레서 직원은 출입문 안쪽에서 크게 웃었다. 경찰은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에게 “야 이 미친X”이라는 욕설을 하기도 했다. ‘새로운 블랙 세대’ 이명익 기자 참담한 죽음, 서러운 포옹 이명익 기자 4월10일 수원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김태규씨(25)가 화물용 승강기에서 떨어져 숨졌다. 승강기 문이 열려 있었고 고층 작업에 필요한 안전대와 안전망도 없었다. 김씨는 안전화조차 지급받지 못했다.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인 김용균씨가 숨진 이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김태규씨 죽음의 현장은 김용균씨 때와 다르지 않았다. 김씨의 49재 추모 문화제가 열린 5월28일. 추모사를 마친 김태규씨의 누나 김도현씨는 눈물 흘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녀를 아무 말 못... 두 차례 무혐의 뒤 이제야 구속영장 청구한 검찰 이명익 기자 뇌물 수수와 성 범죄 혐의 등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5월9일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했다. 기자들이 “동영상 속 남성이 본인 맞느냐” “윤중천씨랑 어떤 관계냐”라며 질문을 쏟아내자, 그는 기자를 쳐다본 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그동안 두 차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성 범죄 의혹이 불거진 뒤 5년6개월 만에 그는 처음으로 공개 소환되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