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모든 것을 싫어하는 핵심 집단, 누굴까? 이오성 기자 중국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 친구인가, 적인가. 협력해야 할 대상인가, 배척해야 할 대상인가. 아니면 불가근불가원 원칙 아래 중립지에서 관망해야 할 나라인가. 이런 질문은 실은 현대사에서 생긴 질문이 아니다. 유사 이래 숱하게 던져진 수천 년짜리 질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 질문 자체가 흔들리는 중이다.2021년 한국은 ‘반중(反中)’으로 뭉쳤다. 작게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중국 소품 사용부터 크게는 한·미 정상회담 문구 하나까지, 중국과 관련한 모든 이슈에 극렬하게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중국이 싫다’라는 감정이 단언컨대 박근혜 4년, 문재인 4년 예산 분석해보니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문재인 정부가 더 잘했을까, 박근혜 정부가 더 잘했을까? 이는 마징가제트와 태권브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는 질문이나 마찬가지다. 누구나 동의하는 정답이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문재인 정부가 잘한 정책 10개를 나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못한 정책 10개를 나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만약 문재인 정부를 칭찬하고 싶으면 잘한 정책 10개를 선택적으로 고르면 된다. 이는 박근혜 정부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결국 내가 가중치를 두는 부문을 잘한 정부가 나에게 좋은 정부다. 그런데 사람마다 평가 기준이 다르고 가중치를 두는 부문이 각기 ‘연결’을 타고 퍼져나가는 아시아 민주주의 [프리스타일] 김영화 기자 “앤트가 잡혀간 것 같아요.” 5월31일 밤, 취재원으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고 그와 소통하던 텔레그램을 열었다. ‘어제 3시까지 접속함.’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앤트는 〈시사IN〉 미얀마 언론인 지면에 글과 사진을 기고했던 작가다(〈시사IN〉 제712호 “내가 체포되거나 죽기 전까지 계속 찍을 것이다” 참조). 얼굴을 아는 이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에 죄책감과 미안함, 분노가 동시에 차올랐다.6월1일 오후 8시쯤 앤트에게 연락을 받았다. 사진 속에 낯선 얼굴이 있었다. 앤트였다. 눈은 충혈되고 얼굴은 퉁퉁 읽기 전 부디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시길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아직 시원한 날씨에 신간 세 권을 읽었다. 피에로 말베치와 조반니 피렐리가 엮은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올드벤 펴냄, 2021)는 읽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영혼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무솔리니가 이끈 이탈리아는 독일·일본과 함께 추축국이 되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무솔리니는 히틀러보다 10년이나 앞서 집권에 성공했지만, 이탈리아의 전력은 추축국 가운데 가장 약체였다. 무솔리니는 대담한 환상을 창조해내는 실력을 빼면 시체였다. 1943년 7월 연합군이 시칠리아섬에 상륙하자 그는 로마에서 쫓겨 “여러분, 마스크를 벗어야 신뢰를 쌓을 수 있습니다” 양수연 (해외 언론인·<뉴스엠> 편집장) 나도 마스크를 벗어야 하나. 오늘 아침은 여느 미국인들처럼 복잡한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엊그제까지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에 플라스틱 실드까지 머리에 두르고 다니는 게 일반적인 풍경이었다. 이 시점에서 마스크는 마음의 문제인가, 과학의 문제인가.지난 5월13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자는 대부분의 환경에서 마스크 착용이나 물리적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권고하자 미국이 크게 술렁였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문제에 정치를 제거하고 ‘과학을 따르겠다’며 축하했다. 공화당도 크게 환영했다. ‘마 ‘재팬드림’ 꿈꾸던 일본행 이주노동자들은 끝내 어디로 갔을까 박철현 (일본 데쓰야공무점 대표·작가) 매일같이 각 현장의 출근 보고를 받는다. 카카오톡 단체 방에 들어와 있는 목수 및 설비기술자, 조수들은 모두 17명이다. 세 명은 데쓰야공무점 직원이고 한 명은 그룹 본사의 경리 담당자다. 현장은 기본적으로 두 군데 이상이다. 많을 때는 다섯 군데가 될 때도 있다.아침 8시에 출근해 각 현장에서 올라오는 출근 보고를 엑셀 파일에 입력한 후 각 현장의 납기 일정표를 들고 현장을 둘러본다. 납기 일정이 촉발할 때는 나도 현장에서 합판·석고보드를 나르기도 한다. 대표인 내가 석고보드를 나르고 있으면 십장급 목수, 베테랑 설비사들도 나와서 [기자들의 시선]높아지는 백신 접종률 타고 하늘길 열릴까? 김영화 기자 이 주의 죽음지난 1월1일 노르웨이 카르모이섬 해안에 두 살배기 아이의 시신이 떠밀려 왔다. 5개월 후인 6월7일 아이의 신원이 밝혀졌다. 아르틴 이라네저드. 지난해 10월27일 실종 당시 15개월. 난민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너다 강풍에 휩쓸렸고 부모와 누나, 여섯 살 형 모두 목숨을 잃었다. 아르틴의 가족은 이란의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으로 정치적 박해와 경제난을 피해 터키, 이탈리아, 프랑스를 거쳐 친척이 사는 영국으로 떠날 계획을 세웠다. 영국 정부로부터 두 차례 입국 거부를 당하자 아르틴의 가족은 난민 브로커에게 전 재산인 시사IN 제 718호 -최전선으로부터, 이종태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와의 수다·기사 후~폭풍·퀴즈 말말말 이 주의 그래픽 뉴스 기자들의 시선COVER STORY INK방역이라는 수레바퀴 누가 굴리나전국 256개 보건소에서 K방역의 수레가 굴러간다. 코로나 검사부터 역학조사, 예방접종, 이상반응 신고까지 각종 업무가 맡겨졌다. 〈시사IN〉이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보건소의 4박5일을 함께했다. 포토 IN/ 상록수보건소에서 보낸 4박5일 보건소장 7명이 말하는 ‘번아웃’의 현장ISSUE IN 덮고 넘어가는 것이 해결이라 믿는 지휘관 정치 빈틈 잘 찾았지만 진보는 쓸 수 “난 원래 가운데 손가락으로 안경을 쓸어 올림.”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검사는 사람을 수사하고 잡아넣는 일 아닌가?”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출마설을 두고 내놓은 발언. ‘국민은 지켜야 할 주권자이며 수사의 대상이 아니’라며, 윤 전 총장의 자질에 의문을 표시. 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은혜를 입었다”라며 야당 후보로 출마하는 게 도의상 맞지 않다고도 덧붙였다.“‘달창’이라고 하신 분이 망상을 막말이라고 하면 어떡하나?”6·11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6월8일 합동토론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한 말. 이 지금 중국에는 딱히 ‘반한 정서’라고 할만한 게 존재하지 않는다 광저우·김유익 (재중 문화교류 활동가) 나는 중국 광저우시 변두리의 한 마을에 거주하는 ‘문화교류 활동가’다. 5년 전 중국에 건너올 때는 하자센터에서 배운 마을생태주의, 여성주의, 탈(脫)서구중심에 기반한 동아시아 교육공동체를 만들어보자는 ‘야심’이 있었다. 그런데 현실은 만만치 않아 모두 장기 과제로 돌리고, 지금은 한가하게 소일하고 있다. 1년 전 중국인 아내와 결혼했고, 주변에는 중국인 친구들뿐이다.지난해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해 마을에 석 달간 갇혀 있게 됐다. 나는 중국의 한 중산층 가족과 주택을 공유하고 있는데 봉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생각을 깊이 내가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청원에 동의 버튼을 누른 까닭 홍승은 (작가) 열한 살, 서울에서 춘천으로 전학 가고 얼마 후 얼떨결에 반장이 되었다. 같은 반 친구들은 나를 ‘서울에서 온 애’라고 부르며 특별하게 보았다. 내향적이었던 나는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집에서 큰 소리로 “차렷, 경례!”를 연습했다. 목소리를 크게 내는 일에는 조금씩 익숙해졌지만, 반장이 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아 나는 반장 말고 평범한 ‘37번 학생’이 되고 싶었다.부반장 승훈이의 어머니는 자주 학교로 아이스크림이나 피자 같은 간식을 보냈다. 체육대회나 학부모회에도 적극적이었다. 선생님은 간식을 앞에 두고 뿌듯한 표정으로 미얀마 군부의 끝없는 위협, 결국 무기 든 시민들 제이 파잉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MPA) 편집장) 제이 파잉 씨(35)는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의 편집장이다. 사진기자 17명이 소속된 이 비영리 매체는 지난 넉 달간 미얀마 곳곳에서 일어나는 반쿠데타 시위 현장을 최일선에서 기록했다. 30만명이 팔로하는 MPA의 페이스북에는 쿠데타 초기 대규모 집회부터 총격 현장, 게릴라 시위 등이 매일 업로드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MPA 기자 2명이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제이 파잉 씨는 “위험한 상황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릴 것이다”라고 [기자들의 시선]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일상 거래 가능해지나 이상원 기자 이 주의 공간뉴질랜드의 오클랜드가 ‘2021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소속 경제분석 기관인 EIU의 6월9일 발표다. EIU는 오클랜드가 “코로나19를 빠르게 통제하는 역량을 보유했고 상대적으로 봉쇄를 일찍 해제했다”라고 평했다. 2018·2019년 연속 1위로 꼽힌 빈(오스트리아)을 비롯해 함부르크(독일), 로마(이탈리아) 등 유럽 도시들의 순위는 하락했다. EIU는 각국 봉쇄 조치와 영업 제한, 백신 공급 수준이 순위 변동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6월28일 공개될 보고서 전문의 요약 아이들에게 교실을 돌려주려면? ‘학급당 적정 학생 수’에 답이 있다 구자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육희망> 편집실장) 2003년이었다. 6학년 담임으로 발령받아 교실에 가니 텔레비전 받침대 뒤쪽으로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매가 쌓여 있었다. 며칠 뒤 그 교실을 사용하던 선생님은 “신규니까 이런 거 없겠네. 필요할 거예요”라며 매 2~3개를 남겨두면서, 도장도 줄 테니 가지러 오라고 했다.교실에서 매와 도장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매는 40명 아이들이 입을 꾹 다문 채 조용히 앉아 긴 시간 내 말을 듣게 해주었고, 도장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숙제에 빠르고 권위 있게 내 인장을 남겨주었다. 수업 시간에는 매를 잡 ‘코로나19 진원지는 우한 연구소?’ 끝나지 않는 미국의 중국 때리기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공화당 트럼프 행정부에서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로 바뀐 뒤에도 여전하다. 이번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으로 지목된 코로나19의 진원지를 놓고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한 18개 연방 정보기관에 향후 90일 안에 코로나19 진원지를 ‘확실히’ 색출하라고 지시한 뒤부터 관심의 초점이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유출 가능성 여부에 쏠려 있다. 중국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거세게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한 가운데 가뜩이나 심각한 미·중 갈등이 코로나19 진원지 조사 문제 [그래픽뉴스]양성평등 채용 목표제, 덕 본 이들은? 최예린 기자 3.5 : 2021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 합격자 중 여성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5월26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4월17일 시행된 필기시험 합격자 7514명 중 여성 합격자는 53.6%, 남성 합격자는 46.4%였다. 남성 합격자 중 79명은 특정 성별 합격자가 합격 예정 인원의 30% 미만일 경우 해당 성별의 응시자를 추가 합격시키는 ‘양성평등 채용 목표제’ 적용으로 경찰청 등 13개 모집 단위에서 추가 합격됐다. 여성 추가 합격자는 22명이었다. 남성 추가 합격자가 여성 추가 합격자보다 3.5배 많았다. 산재는 왜 반복될까, 중소기업 청년 노동자 3명이 답하다 전혜원 기자 ‘익숙하지 않은 일에 사람을 투입한다. 안전모 등 보호 장구를 지급하지 않는다. 위험한 작업을 할 때 규정된 안전조치를 하지 않는다. 감시 인력이 현장에 없다.’지난 4월22일 일어난 평택항 이선호씨 사망사고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실은 거의 모든 산업재해(산재)에서 반복되는 일이다. 사회적 논의는 매번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대 ‘원청이 책임져라’를 반복하는 데 그친다. 어쩌면 문제는 처벌 외에 다른 데도 있는 게 아닐까? ‘산재라는 질문’은 왜 해결되지 않는가?〈시사IN〉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해본 적 있는 청년 3명을 [책읽는독앤독]떠난 친구와 책, 그리고 나를 이어준 동네책방 야마기시 미나코 (북클럽 회원, 책방이음 소속) 이하나로씨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2011년 5월9일이었다. 이하나로씨는 일본 오사카에 있는 YMCA일본어학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있었다. 거기서 대화연습 봉사를 하고 있던 나는 일주일에 세 번 그를 만나 같이 대화를 나눴다.당시 일본에서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로 인해 한류 열풍이 뜨거웠지만 나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한국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몰랐다. 그런 나에게 그는 많은 것을 이야기해줬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점점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이하나로씨가 그해 10월 한국에 돌아간 뒤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