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사라져도 이야기는 남기에 - 〈기억 공간을 찾아서〉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기억 공간을 찾아서안정희 지음, 이야기나무 펴냄“간절히 기억하려 하거나 통렬히 잊고자 할 때.”기록연구사 안정희가 기억의 공간을 찾았다. 전쟁·죽음·사고· 도시개발·재난 등의 이유로 소멸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그곳을 여행하며 적은 기행문을 책으로 냈다. 이야기는 독일 브레멘 항구의 이민박물관에서 시작한다. 대기실에서 관람객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글씨는 ‘Hoffnung(희망)’. 떠난 이유를 희망이라고 말하는 이민자들은 1800년대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하다 망명한 이미륵 선생 묘소도 독일에 있다. 일 [기자의 추천 책] 모든 대선주자께 일독을 권합니다 전혜원 기자 공정과 능력주의를 둘러싼 담론에 피로감이 들 정도다. 이제는 좀, 앞으로 뭘 해야 할지를 두고 논쟁해야 하지 않나? 그러나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이 옳다’ 따위의 공정 담론에 진보 진영이 ‘지금의 기회도 평등하지 않다’라는 수세적인 방어만 반복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도 논의가 불가능하다. 일단은 저 ‘기회의 평등’이 어떤 의미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도돌이표 같은 한국 사회의 공정 담론에 ‘죽비’가 되어줄 책이 〈병목사회〉다. 미국 법철학자인 저자는 모든 사람의 발달 기회를 ‘균등’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는 이론상 불 언젠가 마스크 벗게 될 어른들, 아이들은 어쩌지? 홍민정 (학부모·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및 상임변호사) 아이와 함께 음료를 마셨다. 일곱 살 아이는 한 모금 마신 후 재빠르게 마스크를 올린다. 답답할 법도 한데 예외가 없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혼란스러웠던 지난해 9월 접했던 한 기사가 떠올랐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고 방역수칙을 잘지켜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착한 마음이 모두를 안전하게 지켜주었다. 숨기거나 예외를 만드는 어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바깥 놀이도 어려운 상황에서 잘 참아낸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다. 기특하고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럽다. 안전 [책 읽는 독앤독]그 남자는 왜 책을 훔쳤을까 윤성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 어느 해 가을, 낌새가 수상한 한 남성 손님이 책방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가볍게 인사를 한 다음, 다른 일을 하는 척 몸을 돌리고 곁눈질로 그 손님을 주의 깊게 살폈다.잠시 후,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그는 소설 책장 앞에 잠시 멈춰 있는가 싶더니 책 한 권을 뽑아 들어 코트 안주머니에 넣었다. 그러곤 그대로 문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그가 문을 완전히 열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를 불러세웠다. 책 훔치는 걸 봤다고 다그치자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정말 운이 없군요.”그는 코트 안주머니에서 책을 꺼내 내게 내밀었다. 어니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