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청와대를 밀어내고 아파트를 지어라 [프리스타일] 김동인 기자 이것은 경선인가, ‘부루마불’인가. 하루가 멀다 하고 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집 짓기’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박용진 후보는 김포공항 자리에 아파트 20만 호를, 이낙연 후보는 서울공항 자리에 아파트 3만 호를 약속한다. 정세균 후보는 초등학교 자리에 아파트를 짓고 저층에 학교를 두겠다고 해 논란이다. 모든 후보들이 ‘틈새 공간’을 찾고 거기에 신규 아파트를 밀어 넣겠다며 경쟁한다. 아마도 단기간에 시장에 공급 충격을 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찾다가 이 길로 빠졌으리라.공항과 학교라는 기반 시설을 집짓기 위해 없애고 개조 [PD의 생존일기] ‘수도권 밖’의 삶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도록 최한솔 PD 2021년 8월12일 목요일최근 지방 출장이 잦아졌다. 7월에는 일주일간 영주·대구·부산·김해 등 경상 지역 일대를 다니며 지방도시 곳곳을 둘러보았다(출장의 이유는 조만간 지면을 통해 공개된다). 서울 토박이인 내가 보기에 낯선 장면들을 종종 목격했다. 어느 소도시에서는 등교 시간이면 초등학교 앞으로 학부모들의 자동차 행렬이 이어졌다. 대중교통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 택지와 낙후된 원도심을 오가며 학교를 다녀야 하는 아이들의 사정 때문이었다. 걸어서 5분 거리의 학교를 졸업한 나로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낯선 잔나비에게 하루 빨리 무대를 허하라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부상을 딛고 ‘돌아온 용자’ 김세윤 작가가 〈시사IN〉에 3주 연속 영화에 대해 썼다. 당연히 그 와중에 주목을 받은 음악이 많다. 하나만 골라 소개하기가 아쉬워 앨범 2개를 엄선했다. 둘 모두 밴드 음악이다.잔나비/ 〈환상의 나라〉영순위 추천이다. 그간 잔나비가 들려준 음악의 집대성이라 할 이 앨범에는 정말이지 다채로운 장르가 녹아 있다. 록이 있는가 하면 팝이 있고, 클래식 스트링 편곡이 귀를 즐겁게 해주는 가운데 뮤지컬적인 멜로디가 폭발한다. 아직 4개월 정도 남았지만 단언할 수 있다. 2021년 한 해 듣는 이에게 이보다 ‘ 완벽한 A컷보다 ‘굴욕 사진’에 공들이는 요즘 연예인들 김성민 (경주대학교 교수) 18세기 유럽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을 통해 새로이 탄생한 부유한 중산계층은 자신들의 모습이 귀족이나 상류층 사람들처럼 초상화로 드러나길 원했다. 자신의 모습을 돋보이게 만드는 초상화는 상승된 중산계층의 지위를 확인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사진의 발명은 이런 욕구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멋진 모습의 초상화는 다른 사람들에게 친밀감을 제공한다. 모르던 사람도 자주 사진 이미지로 접하면 그 자체에 ‘의미’를 붙이게 된다. 이른바 ‘스타’들은 이런 방식으로 대중에게 접근한다.영국의 시인 앨프리드 테니슨은 자신의 모습을 세상에 잘 드러내지 않 [그림의 영토] 종로구 행촌동의 작은 집, 3·1 독립선언서가 숨겨져있던 곳 김지혜 (그림책서점 ‘소소밀밀’ 대표) 기억은 잘 나뉜 방에 칸칸이 들어앉아 켜켜이 쌓인 벽지처럼 내밀한 곳까지 닿기도 하고, 침묵의 벽처럼 묻히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기억은 옅어지기 마련인데, 다시금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는 기억들은 모두 내가 살았던 ‘집’과 관계가 있다. 집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모든 시간을 공유한다. 그렇기에 집은 시간을 되돌리는 힘이 있다.서울 종로구 행촌동 1번지에 시간을 되돌린 집이 있다. ‘딜쿠샤.’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이며 1923년 서양인 부부가 지었다. 집주인 앨버트 테일러는 사업가이자 미국 해외통신원이다. 그 [기자의 추천 책] 언젠가 우리도 ‘이주해야 할’ 날이 올지 모른다 김동인 기자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이주했다. 터전을 옮기는 것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의 공통된 특성이다. 심지어 식물도 기후변화에 따라 서식지를 옮겨간다. 야생의 일부분인 인간도 마찬가지다. 2015년에는 전 세계 1500만여 명이 어쩔 수 없는 이유(자연재해, 정치 불안 등)로 자기 나라에서 탈출해야 했고, 2045년에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사막지대에서 6000만명이 거주지를 떠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100년이면 해수면 상승으로 1억8000만명이 추가로 이주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인류사 차원에서 이주는 자연스럽 누구를 위한 ‘언론중재법’이란 말입니까 김동인 기자 8월25일 새벽 4시, 여당 의원들만 남은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처리됐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8월30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다. 민주당의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2009년 개정(중재신청 대상을 포털까지 늘림) 이후 12년 만에 언론중재법은 큰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이 변화는 퇴보인가, 진보인가? 법 개정에 찬성하는 측은 언론으로부터 일반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열람차단 청구권(언론 피해자가 해당 기사의 온라인 열람을 차단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정정보도 확대 규정, 징 “네가 그러니까 콜센터 같은 데서 일하지.”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중간착취의 지옥도남보라 외 지음, 글항아리 펴냄“‘진짜’ 사장님은 누구일까.”왜 아파트 경비원들은 목장갑 한 켤레로 한 달을 버텨야 할까. 왜 짐을 나르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그늘 아래에서 일하지 못하는 걸까. 왜 은행 경비원들은 마스크 한 장 지급받지 못하는 걸까. 그들이 응당 누려야 하는 노동자의 권리는 어떤 명목으로 어떻게 떼인 걸까. 〈한국일보〉 마이너리티팀이 간접고용 노동자 100명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의 월급명세서를 분석했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월급에서 알게 모르게 떼여진 돈이 한푼 두푼 모이고 쌓여서 누구의 주머니 국물 라면은 힘 못 쓰는 인도의 ‘라면 대전’, 누가 이길까?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요즘 인도는 매년 방문해도 매번 새로운 게 보일 정도로 변화가 가파르다. 특히 최근에는 인스턴트라면 삼국지라 불려도 무방할 정도로 라면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이제 버스 정류장에서 라면 끓여 파는 가판대 한두 개를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인도에 인스턴트라면이 처음 선보인 건 1983년이다. 당시만 해도 조리를 시작하고 2분 만에 먹을 수 있다는 신속성은 슬로푸드의 나라 인도에서는 전혀 어필 대상이 되지 못했다. 여성해방의 관점으로 라면의 보급을 바라보는 시선은 있었다. 그들에게 라면은 가사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했다.인도 주치의 제도, 2022 대선 공약에서 볼 수 있기를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긴장하는 나이가 되었다. 몇 해 전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만성질환자로 등록했고 올해 또 항목을 추가했다. 병을 알려주는 건강검진이 반가울 리 없지만 사실 고맙기도 하다. 1년에 한 번씩은 잊지 않고 나의 건강에 관심을 가져주고 더 커지기 전에 질환을 알려주니 말이다.그런데 딱 검진뿐이다. 결과를 받은 이후는 모두 내 몫이다.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 혹시 중증질환이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수소문해야 한다. 우선 인터넷을 뒤지지만 수많은 정보 앞에서 머리는 더 혼란스러워진다. 이럴 때 오랫동안 내 건강을 살 시사IN 제 729호 - 새 정치세력이 온다 이종태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김연희 기자들의 시선/김동인 포토 IN/ 방역복 입고 운전하지만…COVER STORY IN‘강한 페미니즘 집단’ 새 정치세력의 출현20대 여성은 정치에 관심이 많고 정치참여에 높은 열의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들의 요구가 정치권에서 관철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체감을 느끼는 정당은 찾지 못했다. 20대 젠더 갈등에서 ‘정체성 정치’ 보인다 “성범죄 피해가 두렵다” “성범죄 무고가 두렵다”ISSUE IN 정정보도 강화에서 규제기관 신설까지 미디어 리터러시/3개월간 9 매뉴얼은 두꺼운데 소통은 얇아 보이네 천경호 (성남서초등학교 교사·실천교육교사모임 부회장) 학생 중심 교육을 가로막는 학교 현장의 모순점 세 가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첫 번째는 학교라는 ‘공간’의 질이다. 2018년 7월2일 조달청은 ‘2017년도 공공건축물 유형별 공사비 분석’이라는 자료집을 발간했다. 공공건축물의 평균 공사비는 1㎡당 213만원이었다. 전시 시설(234만~305만원/㎡), 의료시설(265만~267만원/㎡), 연구소(244만~264만원/㎡)는 마감재와 설비 시스템 사양을 고급화하며 공사비가 높게 나타난 반면, 창고(112만원/㎡), 공장(153만~163만원/㎡) 등 건축구조가 단순하고 표준화된 건축물은 종이책 인쇄하는 제작부가 기획 회의에 참석하는 이유 안해룡 (제이오 대표) 책과 관련된 일을 시작한 계기가 있다. 아버지는 인쇄 사업으로 사회에 첫발을 들이고 내가 대학에 갈 때까지 30여 년 인쇄 회사를 경영하셨다. 그 덕분에 활자, 마스터, 오프셋 등 인쇄의 모든 역사를 보고 자랐다. 대학에서 인쇄 관련 전공을 택했고, 졸업 후 출판사에 입사한 나도 어느새 출판 제작을 한 지 20여 년이 됐다.출판사의 제작 업무는 참으로 매력이 있다. 내가 하는 일을 대략 설명하자면 이렇다. 기획, 편집, 디자인이 완료되면 원고는 데이터로 만들어진다. 데이터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 후 원재료(용지)를 발주하고 작업지시 6년 만에 다시 나타난 간첩, 반잠수정에서 발견되기까지 김형민(SBS Biz PD) 휴전 이후 남북의 첩보전은 치열했다. 남쪽도 북파 요원 수천 명을 침투시켰고, 북한도 집요하게 공작원들을 내려보냈지. 이들의 주요한 임무는 상대방 내부에 파고들어 그 일원으로 일상을 살면서 자신들에게 협조하는 조직을 구축하는 일이었어. 그렇다 보니 남북의 ‘방첩(남한 측 표현)’ ‘반탐(북한 측 표현)’ 활동도 불꽃을 튀겼다.그 과정에서 무수한 사람들이 희생됐다. 없는 간첩이 만들어지고, 뚜렷이 한 일도 없는데 갑자기 잡혀가서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진 사람들이 엄청나게 생겨났지. 한국 정보기관이 저지른 씻을 수 없는 범죄야. 북한도 ‘노력하면 오히려 실패한다’는 달콤한 주문,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올리비에 푸리올의 〈노력의 기쁨과 슬픔〉(다른, 2021)은 첫 페이지를 오르페우스 신화로 시작한다.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구하러 지하 세계로 내려간 오르페우스는 자신의 플루트 연주를 듣고 감동한 저승의 왕 하데스로부터 아내를 데리고 이승으로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다. 이때 하데스는 오르페우스에게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지상에 닿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아내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다. 알겠느냐?” 오르페우스는 이처럼 쉬운 조건을 듣고 속으로 하데스를 비웃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오르페 아파도 태풍이 와도 “연차휴가 남았어요? 없으면 출근하세요” 김민아 (노무사) 백신을 맞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감염병 시대로부터 빠른 탈출을 기대하기도 했다. 이번 여름만 지나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인원수 제한 없이 실내에 모여서 맛있는 것을 나눠 먹을 수 있을까. 그러나 최근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변이 바이러스 소식이 들려오면서 덜컥 겁이 났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만 하면 과거에 살던 방식대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던 기대는 그저 바람일 뿐이다. 지금 이 상황은 갑자기 일회성으로 닥친 사고가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펼쳐질 환경 변화의 맥락에서, 더 악화되는 속도를 잡아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환자가 원정 수술 받지 않도록, 양지로 나온 젠더 의료 주하은 수습기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성형외과 황나현 교수(40)의 가운에는 독특한 배지가 달려 있다. ‘헤르메스의 지팡이’다. 날개 달린 지팡이를 뱀 두 마리가 나선형으로 타고 오르는 ‘헤르메스의 지팡이’는 의술의 상징으로 자주 사용된다. 황 교수의 배지는 이 날개가 무지개색이다. 뱀과 지팡이는 흰색, 분홍색, 하늘색을 띠고 있다. 각각 성소수자와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색깔이다.황 교수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젠더클리닉 성형외과 담당의다. 올해 1월 안암병원에 젠더클리닉이 문을 열었다. 진료하는 환자들은 트랜스젠더와 간성(생식기나 성호르몬이 남녀 이 바이든이 부릅니다 ‘굿바이, 가솔린 차’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문제는 미국이 미래의 전기차 경쟁에서 앞서가느냐, 뒤처지느냐 하는 것이다.”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할 신차의 50%를 무공해 자동차(ZEV)로 대체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그의 발언은 표면적으로 ‘전기자동차 목표’를 내걸었지만 실은 지구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그중 하나가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기도 하다.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업체가 자발적 동참을 약속했다.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바이든의 구상은 일단 순조롭게 [그래픽 뉴스] 아프간의 운명, 다시 탈레반에게로 이정현 기자 20 : 8월15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장악했다. 1996~2001년 집권한 이후 20년 만이다. 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던 탈레반은 특히 여성의 사회 활동을 강력하게 금지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강조했으나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은 여성이 총에 맞아 숨진 사진이 공개되었다. “우리 경쟁사는 풀무원, CJ가 아니라 ‘비욘드미트’다” 김다은 기자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의 민금채 대표가 대체육을 만들게 된 계기는 조금 특이하다.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못난이 농산물’의 재고를 줄이고자 한 게 그 시작이다. 외국 출장 중에 콩과 곡물을 넣어 만든 식물성 패티를 맛본 뒤 민 대표는 본격적으로 대체육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 지구인컴퍼니는 현미·귀리·견과류로 만드는 국내 최초 식물성 고기 브랜드 ‘언리미트(Unlimeat)’를 론칭해 슬라이스, 버거 패티, 민스, 풀드 바비큐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