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좋은 죽음을 보장하는 장소인가 송병기 (인류학 연구자)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현장 연구를 할 때 자주 듣는 질문이 있었다. “노인이 그간 살아온 익숙한 장소에서 적절한 돌봄을 받으며 임종할 수는 없을까요?” 단박에 대답하기 어려웠다. 이 질문에 덧씌워진 주름이 많았다. 사람들이 ‘왜’ 이 질문을 했는지, 또 ‘어떻게’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지가 보다 중요하게 느껴졌다. 가령 시설에 거주하는 노인 환자에게 이 물음은 퍽퍽한 일상에 대한 울적한 회포에 가까웠다. 보호자는 이 질문으로 시설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을 에둘러 표현했다. 한편 의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간병인은 이 물음으로 환자 제3.0+1.0 후보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콜센터 상담원의 소망, ‘고객이 욕하면 바로 전화 끊기’ 이은기 수습기자 콜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나’를 주어로 하는 문장을 만들기 어렵다.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대본에 적힌 대로 언제나 ‘고객의 입장’에서 대화하는 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다른 이에게 털어놓기도 힘들다.10년 차 콜센터 상담원 ㄱ씨는 그래서 책 〈믿을 수 없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게 억지스러운〉(코난북스)을 썼다. 고객이 아닌 ‘나’를 주어로 ‘내가 뭘 생각하고 원하는지’ 글에 담아 알리고 싶었다. 콜센터 상담원을 “친절하고 젊으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엄마이거나 딸인 무형의 존재로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콜센터 너무 빨리 ‘실패한’ 20대 노동운동가의 새로운 시작 조성주 (정치발전소 상임이사) 김병철(28)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이었다. 열여덟 살에 당시 막 노동조합 결성을 준비하던 청년유니온에 가입하고 10년 넘게 집행부 등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되었다. 그의 목표는 언젠가 청년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이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국가정책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었다.이가현(28)은 알바노조 위원장이었다. 열아홉 살에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다가 자신이 발 딛고 있는 노동현장에서 동료 친구들의 삶을 개선해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알바노조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목표는 당시 시급 4500원 백신접종 전방위 압박, 독일의 새로운 방역정책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8월23일부터 독일에서는 새로운 코로나19 방역 대책이 시행된다. 핵심은 예방접종 압박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올가을까지 인구의 최소 70%가 백신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민주당 소속인 미하엘 뮐러 베를린 시장은 새로운 방역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 직후 인터뷰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15~25세 인구의 코로나19 확진율이 가장 높고, 특히 베를린시의 경우는 상황이 심각하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백신! 백신! 백신!”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8월17일 기준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한 독일 인구는 63.3%, 예 투자의 정석은 ‘분산투자’, 정말 그럴까?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많은 부모들이 자기 아이가 재능을 드러내는 분야가 어디인지를 부지런히 찾는다.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훈련시켜 키우려는 의도다. 타이거 우즈도 생후 7개월째부터 골프채를 끌고 다닌 이후 오로지 골프에만 집중한 결과 역사에 남을 스포츠맨으로 크게 성공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삶의 이곳저곳에 다양하게 적용되는 이런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주식투자에 적용하면 어떨까?답은 단순하지 않다. 한쪽에서 경제학자들이 최적의 투자 원칙과 가격 메커니즘의 작동 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다른 쪽에선 수많은 투자자들 젠더 갈등에서 발견한 ‘새로운 정치성’ [편집국장의 편지] 이종태 편집국장 〈시사IN〉 제728호와 제729호의 ‘20대 여성’ 커버스토리에 대해 몇 마디 덧붙이고 싶습니다. 2회에 걸쳐 커버스토리로 내보내는 만큼 편집국장인 제가 한 말씀 드리는 것이 적절할 듯합니다. 시쳇말로 ‘굉장히 핫한’ 이슈를 거듭 노출했는데, 제가 그렇게 한 이유를 나름대로 성찰해봤습니다.주로 20대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가장 선명하게 불거져, 미디어들에겐 쓰기 쉬운 데다 ‘비용 대비 수익’까지 높은 소재로 여겨진 ‘젠더 갈등’에서 새로운 정치성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좁거나 넓은 의미의 사회제도와 그 변화에 밀접하게 연관된 주제 50년 전 아프간의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이상엽 (사진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의 수도 카불로 재입성했다. 2000년대 초 당시 아프간을 지배했던 탈레반은 9·11 사태의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넘겨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로 인한 미국의 침공으로 쫓겨났다가 20년 만에 권력을 되찾은 것이다. 탈레반은 여성 인권 탄압 등 상상을 초월하는 중세로의 반동 정치를 통해 아프간 시민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시킨 바 있다. 이번엔 민간인 학살은 물론 교전도 없이 무혈입성했지만 카불은 공황에 빠졌다.사진을 보면 직관적으로 과거의 것인지 현재 또는 미래(예컨대 SF 영화의 스틸컷)의 것인 [포토IN] 해외 입국자 나르는 공항버스, 기사님은 괜찮을까 이명익 기자 지난해 3월28일부터 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의 KTX 공항 리무진 6770번 버스는 인천공항에서 광명역까지 해외 입국자 운송을 전담하고 있다. 이 버스의 운전원 김수근씨(53)는 승객 중 확진자가 있었다는 통보만 세 번을 받았다. “많이 걱정스럽죠. 새벽 첫차 땐 27석인 버스가 만석인 채로 가요. 해외 입국자랑 1시간 넘게 3밀(밀폐·밀집·밀접)로 가면서 거리두기는 사치죠.”이미 시내버스 운전원에게까지 백신 우선접종을 마쳤다는 경기도 소식은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8월 중순 50대 접종 시기가 와서야 동료들에게 미안해 안산·김연경 말고 “저희들도 있었어요” 양양·군산·부산 나경희 기자 2020 도쿄 올림픽은 재발견의 무대였다. 사람들은 양궁선수 안산의 화살 한 발에 환호하고 배구선수 김연경의 서브 한 번에 열광했다. 당당하고 실력 있는 여성 국가대표 선수를 응원했다. 최고뿐만 아니라 최선에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그 관심마저 ‘인기 종목’에 그쳤다. 여성 선수만 홀로 출전한 경기도 있고, 순위권에 들어와서야 겨우 공중파 화면에 잡힌 경기도 있다. 생소한 종목의 출전 소식을 뒤늦게 접한 사람들은 무심히 묻는다. “이런 종목도 있었어?” 〈시사IN〉은 ‘이런 종목’에서 묵묵히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뉴스에 안 나오는 뉴스, ‘KBS·MBC·SBS는 근로감독 받는 중’ 전혜원 기자 방송에는 안 나오는 뉴스가 있다. 방송사가 근로감독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4월27일부터 고용노동부가 KBS·MBC·SBS에 대해 근로감독을 시행 중이다.흔히 프로그램은 PD가, 뉴스는 기자가 만든다고 여긴다. 그러나 아이템을 발굴하고 사람을 섭외하며 원고를 쓰는 방송작가가 없이는 방송이 나오지 못한다. 방송사들은 이들을 ‘프리랜서’로 간주해왔다. 프리랜서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소속이 없이 자유계약으로 일하는 사람’이다.문제는 방송작가들이 실제로는 그다지 자유롭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지난 3월19일 또 ‘군내 성폭력’, 피해자가 알려지길 원치 않았다는 군의 변명 대전·이은기 수습기자 해군 중사 ㄱ씨(여·32)는 5월24일 인천광역시에 있는 한 섬 지역의 부대로 전입했다. 복무 11년 차인 ㄱ 중사는 ‘험지’로 여겨지는 섬 부대에 두 번이나 자원할 만큼 경험 많고 의욕적인 군인이었다. 전입 사흘 뒤인 5월27일, 부대 밖 식당에서 같은 부대 소속 ㄴ 상사가 ㄱ 중사를 성추행했다. 해군 측은, ㄱ 중사가 사건 당일 주임상사에게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리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사건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공군 성추행 사망 사건’이 한창 보도되던 시점 [기자들의 시선] ‘백도 vs 황도’, 이제 그만 싸우세요 김연희 기자 이 주의 인물아프가니스탄 ‘소녀 로봇팀’을 이끌었던 소마야 파루키(18·사진)는 안전하게 지내고 있을까. 미국 NBC 뉴스는 미국 여성의 조력을 받아 ‘아프간 드리머스’ 소속 팀원 10명이 카불을 탈출해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다고 8월19일 보도했다. 8월25일에는 팀원 5명이 추가로 멕시코에 피신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프간 여학생 20여 명으로 구성된 ‘아프간 드리머스’는 2017년 미국의 로봇 경진대회에서 수상할 정도로 실력 있는 팀이다. 카불을 탈출한 소녀들 가운데 파루키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이 주의 숫자올해 법관 임 극우 유튜버의 구속, 왜 유튜브는 가만히 있을까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 일주일 사이에 극우 유튜버 두 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생각모듬찌개’라는 유튜버는 징역 2년, 팩맨TV라는 채널은 징역 6개월이다. 생각모듬찌개는 심지어 법정구속됐다. 죄목은 명예훼손과 모욕이었다. 생각모듬찌개는 세월호 및 고 김민식 군 유족들을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을 쏟아냈다. 팩맨TV는 손석희 JTBC 사장의 불륜설을 근거 없이 제기했다.모욕죄와 명예훼손죄로 실형까지 선고받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보통은 벌금형 정도에 그친다. 그만큼 죄질이 불량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들은 평소 자신들의 막말에 대해 ‘표현의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앞날은 어떨까 정재원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탈레반이 미국에 의해 패주한 지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의 권력을 다시 장악했다. 전 세계는 최소한의 저항도 받지 않고 탈레반이 카불에 무혈입성한 것에 놀랐다. 더 놀라운 일이 있다. 유창한 영어와 SNS를 활용하며 여성의 교육권과 노동권을 허용하겠다는 탈레반의 변화된 모습이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만행들을 보면 ‘탈레반은 절대 변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증명되는 듯하다. 지금까지 정보를 토대로 향후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의 미래에 대해 예측해보고자 한다.사실 미국은 물론 러시아·중국·중앙아 선진국발 ‘부스터샷’, 그 많은 백신은 어디서 왔을까? 김연희 기자 코로나19 백신을 세 번 접종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백신을 맞고 일정 기간이 지나 보호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 접종하는 ‘부스터샷’이다.미국은 8월13일부터 면역 취약층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에 들어갔다. 장기 이식을 받아 면역억제제를 투약하고 있거나 항암 치료 중인 환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부스터샷 대상자를 성인 인구의 3% 정도로 추산했다. 프랑스와 독일도 9월부터 면역 취약층과 고령층, 요양병원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세 번째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이스 [20대 여자 현상] “약자는 아니지만 우리는 차별받고 있다” 김은지 기자 지난 4·7 재보궐 선거 이후 정치권과 언론은 ‘20대 남자 현상’에 주목했다. 방송 3사가 참여한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무려 72.5%에 달했다. 60세 이상 유권자(남성 70.2%, 여성 73.3%)와 비슷한 수치다. 패배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서는 20대 남성 유권자를 의식하며 ‘남녀평등 복무’ 같은 이야기들이 터져 나왔다.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숫자가 있다. 15.1%.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투표를 한 20대 여성의 100명 중 15 “저를 민주당 들러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저를 민주당 안을 무조건 찬성하는 들러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사진)이 언론중재법을 논의하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건조정위에서 내놓은 발언. 본인은 억울한 심정일 수도 있겠으나, 외부에서는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생각하기도.“우리에겐 날개가 있다.”8월24일 개막한 2020 도쿄 패럴림픽의 주제. ‘우리 모두’가 역풍과 고난을 헤쳐 나갈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 전 세계 161개국과 난민팀의 선수 4403명이 22개 종목에 출전해 9월5일까지 실력을 겨루는 거대한 행사. [기자들의 시선] 기준금리 인상, ‘빚 내기 쉬운 세상’ 끝났나 김동인 기자 이 주의 인물전무후무한 ‘압도적 이도류’.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 소속 선수 오타니 쇼헤이(사진)가 하루하루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의 기록은 8월26일 현재 8승1패, 평균자책점 3.0, 40홈런, 115안타다. 투타 겸업 중인 오타니는 8월19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8이닝 1실점 호투하며 1890년 이후 131년 만에 최초로 ‘트리플 100(100이닝, 100안타, 100탈삼진)’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제 남은 기록은 누구도 달성해본 적이 없는 쿼드러플 100(트리플 100에 100타점까지 추 미국이 쥐어준 무기로 아프간 덮친 탈레반 양수연 (재미 언론인, 4·3파우 대표)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아프간)으로 들어간 미군의 임무는 제한적이고 달성 가능한 것이었다. 9·11 테러를 계획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찾아 제거하는 임무였다. 미국은 아프간 침공 2개월 뒤 동부 화이트 산맥의 토라보라 동굴 지대에서 빈라덴의 은신처를 찾아냈다. 그를 사살하는 데 성공하면 아프간에서 미군의 임무는 신속하게 완성될 터였다.그러나 이 토라보라 작전은 재앙으로 끝나고 말았다. ‘침략자’로서 미국의 ‘나쁜 버릇’이 도졌기 때문이다. 외국 침략자에 대한 적대감을 촉발시키지 않을 현지인을 활용해서 ‘미국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