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먹고 싶지만 지구도 살리고 싶다면? [기자의 추천 책] 이오성 기자 고기를 좋아한다. 어제 고기를 못 먹었다면 오늘 저녁쯤엔 삼겹살이나 구울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축산업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알면서도 고기를 끊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생각을 못한 게 아니라 안 했다. 나 하나쯤 끊는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화석연료 발전소와 자동차 산업 같은 ‘거대 악’을 질타하며 적극적으로 고기를 뜯었다. 이런 사람 나 말고도 꽤 있을 것이다.〈탄소로운 식탁〉은 선악과 같은 책이다. 나 말고 세상이 먼저 뚝딱 바뀌어야 한다며 타노스처럼 분개하던 ‘관성’에 깨달음을 준다. 비단 고기만이 아니다. 실은 난방비 대란 시대, 언제까지 가스 난방 하고 살 거야? 이오성 기자 지난겨울은 혹독했다. 언제까지고 다른 나라로부터 값싸게 수입해 쓸 수 있을 줄 알았던 에너지가 우리 일상을 옥죄는 경험을 톡톡히 했다. 1987년 국내에 도입된 이래, 30년 이상 대다수 한국인의 난방과 취사를 책임져온 가스라는 연료를 되돌아보게끔 하는 계기가 됐다.그 어느 때보다 더 가스의 위력을 실감한 지금, 가스의 시대가 저무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말이냐고? 석유·석탄 난방이 그랬듯 가스 난방 역시 세계적으로 퇴출 수순에 들어갔다는 말이다. 한국만 이런 현실을 잘 모르거나 둔감하다.먼저 유럽. 영국은 2025년부터 모든 신축 진짜 ‘기후악당’은 누구인가 이오성 기자 ‘버드-헤이글(Byrd-Hagel) 결의안’이라는 게 있다. 1997년 교토의정서 협상을 앞두고 미국 상원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중국, 인도 등 주요 개도국이 미국과 동등한 법적 의무를 수락하지 않는 한 미국 정부는 기후협약의 어떤 의무도 지지 않겠다는 내용이다.정내권 전 기후변화대사는 저서 〈기후담판〉에서 “1991년 이래 기후변화 협상이란 한마디로 전 세계가 미국 상원의 ‘버드-헤이글 결의안’ 하나와 싸운 것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강력한 기후체제를 염원했던 국제사회가 결국 각국의 ‘자발적 감축’으 독자와의 수다 이오성 기자 독자 번호:119120094이름:이보경(52)주소:경기도 용인시전화 건 사람:이오성 기자이보경씨는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친다. 마침 수업 준비를 위해 지난 〈시사IN〉 기사를 찾던 중에 독자와의 수다 전화가 걸려와 깜짝 놀랐단다. 코로나19 이후 학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이 깊다. 그는 몇 년 전까지 일간지를 보다가 〈시사IN〉으로 바꿨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는 이미 포털사이트에서 접하게 되는 데다 신문을 읽는 기쁨이 점점 사라져간다고 느꼈다. 의견이 달라서 문제가 아니었다. 공감이 가지 않는 내용이 점점 늘어났다. 탐사보도 대통령님 덕분에 기후위기 기사 쓸 힘이 납니다 [프리스타일] 이오성 기자 사실관계부터 바로잡자. 2022년 구글코리아 ‘올해의 검색어’에 ‘기후변화’가 1위에 올랐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제칠 정도로 최다 검색어였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가 아니라, 지난해에 견줘 급상승한 단어다. 정말로 최다 검색어였다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물론 10여 년 전에 비하면 한국 대중의 관심과 이해는 크게 늘었다. 적어도 기후위기가 음모론이라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있기는 있다). 그러나 언론 입장에서 보면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 서구에서는 기후 “유일한 선택은 ‘협력’”,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미국과 중국의 자세 이오성 기자 미국과 중국이 싸우는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섬뜩하다. 정치·경제·군사·외교 등 모든 영역에서 세계 패권을 놓고 으르렁대는 두 나라의 행보가 우리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국이 사실상 유일하게 협력 또는 경쟁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기후위기 대응이다.전 세계의 기후위기 대응은, 일찌감치 그 심각성을 깨달은 유럽이 앞서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형국이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세 난방비 대란, 핵심은 ‘집’이었다 [기자들의 시선] 이오성 기자 이 주의 여론조사한국리서치가 2월10~13일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착용 문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 및 해제됐으나, 10명 중 7~8명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응답이 58%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대중교통이나 병원 등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49%)’, ‘나로 인해 가족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48%)’ 마스크를 쓴다고 답했다. 이 주의 토론회난방 난방비가 쏘아올린 공 원전이냐 재생에너지냐 이오성 기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가스비와 전기료를 더 올려야 하느냐 마느냐, 정부가 난방비를 얼마나 지원해야 하느냐, 나아가 공기업인 가스공사와 한국전력의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결국 언젠가 어떻게든 매듭을 지을 수 있는 문제다.‘난방비 폭탄’ 국면이 지나가도 남을 거대한 이슈는 이것이다. 에너지의 90% 이상을 타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에너지 절대 빈국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높아진 보호주의 무역장벽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뚜렷하다. 남의 나라 에너지를 값싸게 수입해 쓰는 시대는 끝났다. 에너지가 우리와 닮은 타이완의 선택 이오성 기자 타이완은 우리와 많이 닮았다.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는 높다. 전체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할 만큼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점도 닮았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만큼 한국처럼 값싸게 전력을 생산하는 원전을 가동해 전력 수요를 충당해왔다. 특히 타이완에는 삼성전자와 반도체 매출 세계 1위를 놓고 다투는 TSMC가 있다. 반도체는 ‘전기 먹는 공룡’이다. 2020년 TSMC 한 기업이 사용한 전력량이 타이완 전체의 6%였다. 반도체 산업 성장에 따라 2025년에는 TSMC의 소비전력량이 12.5%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그런 원전 타령한 UAE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이오성 기자 아랍에미리트(UAE)가 요즘처럼 한국 사회에서 뜨겁게 회자된 때가 있었던가. 그러므로 ‘2023 기후경제 전쟁’의 두 번째 이야기는 UAE에서 시작해보자. 윤석열 대통령은 UAE 방문에서 두 가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으로 외교 문제가 불거진 점은 잘 알려져 있다. 또 하나는 “원전(핵발전) 생태계를 빠르게 복원하겠다”라는 발언이었다.두 발언은 공통점이 있다. ‘남의 나라 사정’을 잘 모른다는 점이다. “UAE의 적은 이란” 발언에 대해서는 이미 이란 외교부가 “이란과 UAE 관계에 대한 한국 느슨한 규제 국가에 관세를, 한국 정부 ‘탄소국경세’ 준비 되어있나 이오성 기자 기후위기는 두 개의 얼굴로 온다. 하나는 지구와 이웃을 살리려는 선한 이웃의 얼굴로, 또 하나는 위기를 이용해 자신의 곳간을 채우려는 상인의 얼굴로. 두 얼굴은 뒤섞여 오는 것처럼 보여서 누가 내 선한 이웃인지, 악랄한 장사치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기후위기라는 황혼 속에 저 언덕 너머 나타난 것이 내 어여쁜 개인가, 나를 해치러 온 늑대인가.2023년은 기후위기가 무서운 늑대의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해다. 지난해 12월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는 “기후 정책이 지구촌 힘겨루기의 중심이 되었다(Climate policy has 시대에 맞선 30년의 노래, ‘만인보’가 되다 이오성 기자 12월에, ‘12월 이야기’를 들었다. 소설가 한강이랑 듀엣으로 부른 이 노래. 겨울이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은 노래. 노랫말처럼 ‘모든 것이 흩어져도 가슴속에 남은 노래’. 그런데 이 노래 부른 사람이 누구더라.가수 이지상(58). 이름은 몰라도 그가 만들고 부른 노래는 안다. 양희은의 노래로도 잘 알려진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작업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 추모곡 ‘그 쇳물 쓰지 마라’, 1990년대 학생운동 진영의 인기곡 ‘내가 그대를 처음 만난 날’···.이지상은 2022년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1991년 전대협 통일노 시진핑이 키운 ‘애국청년’들은 왜 백지를 들었나 이오성 기자 중국인에게 2022년은 어떤 해로 기억될까. 밖으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국력을 과시했고, 안으로는 시진핑 주석의 장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덩샤오핑 이래 견지해왔던 집단지도체제가 무너지고 ‘시진핑 1인 천하’가 열렸다.‘균열’이 생긴 건 시진핑의 집권 3기가 출범한 지 겨우 한 달 만이었다. 중국 전역에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방역 당국의 봉쇄조치로 우루무치에서 아파트 화재 참사가 난 것 아니냐는 분노가 삽시간에 번졌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시진핑 하야하라’ ‘공산당 물러 [기자들의 시선] 무차별적인 동물 학대로 성공한들··· 이오성 기자 이 주의 떠난 이노동운동가 박승호씨가 지병으로 세상을 떴다. 간단하게 그의 약력을 옮긴다. 1985년 안산 지역에서 노동운동가의 삶 시작. 1988년 반월공단노동상담소장. 1990년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노동조합특별위원장. 1997년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장. 2004년 이후 경상대, 성공회대, 서울대, 경찰대 등에서 정치경제학 강사로 교육활동. 금속노조 교육 교재 〈한국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등 집필. 2020년 권리찾기유니온 후원회장. 투병 중에도 노동계 인사와 교류, 청년활동가 좌담 등 활동 지속.이 주의 못된 짓 윤석열, 통치 프로젝트도 통합 리더십도 없다 이오성 기자 11월22일 이태원 참사 유족의 기자회견장에서는 우리 사회가 두고두고 새겨야 할 엄중한 질문이 나왔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국가가 어디 있었는지, 국가가 뭘 했는지, 이제 국가가 답을 해달라.” 세월호 참사 이후 겨우 8년 만에 이런 물음을 다시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국가는 어디 있었나.’ 이것은 그 자체로 비극적 질문이다.국가는 선택적으로 존재한다. 11월29일 윤석열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면서 ‘국가’를 호명했다.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삶과 국가경제를 볼모로 모든 반란에는 이유가 있다 이오성 기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빈 종이는 분노의 표시다.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19 규제에 대한 시민의 분노가 백지로 표출되고 있다. 베이징, 광저우, 상하이 등 중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열리고 있다. 11월24일 중국 우루무치 지역 아파트에서 화재로 10명이 숨졌다. 당국의 봉쇄정책으로 진화가 늦어졌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시위가 촉발됐다.중국 공안이 시위 참가자에게 폭력을 휘두르자 시민은 백지로 맞섰다. 공안은 아무것도 없는 빈 종이를 든 시민을 체포할 명분이 없다. 이번 시위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자 중국 당국은 차츰 [기자의 추천 책] 독일과 일본은 무엇이 달랐나 이오성 기자 2022 카타르월드컵 ‘독일 대 일본’ 경기를 누군가 ‘전범국끼리의 대결’이라고 말한 걸 듣고 이 책이 떠올랐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인 독일의 과거사 청산은 곧잘 일본과 비교된다. 1970년 빌리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의 유대인박물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이래 독일은 거듭해 과거사를 참회했다. 반면 일본은 유력 정치인이 나서서 과거사를 부정하는 발언을 일삼았다.독일에서도 나치 청산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소련에 맞서 독일을 재건해야 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국가 운영에 필요한 행정 전문가와 기업가들 대다수가 나치 세력이었다. 결 ‘배부른 소리’와 ‘최우선 의제’ 사이에 기후위기가 있다 [프리스타일] 이오성 기자 지난 9월 베를린에 있는 독일 경제기후보호부를 방문한 직후였다. 경제부처 이름을 ‘경제기후보호부’로 바꾸고, 녹색당 대표가 부총리를 맡은 이 나라의 기후위기 정책에 깊은 인상을 받고 나왔다. 한 무리의 시민들이 ‘멸종반란(Extinction Rebellion)’이라고 쓰인 텐트 옆에서 집회를 열고 있었다.한국에도 지부가 있는 멸종반란은 기후위기로 인간을 포함한 생물종이 멸종하는 것에 저항하는 단체다. 최근 유럽에서 예술작품을 훼손하는 ‘명화 테러’를 벌인 이들 중에도 멸종반란 활동가가 있다. 자가용을 불태우는 그림 옆에 서 있던 한 [기자들의 시선] 연임 확정된 시진핑, 독일 가장 먼저 만난다 이오성 기자 이 주의 의구심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10월31일 폴란드와 원전 개발을 위한 협력의향서(LOI)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 언론은 ‘한수원, 폴란드에 원전 수출’ 따위 제목을 달고 이 소식을 보도했다.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은 “지난 1년여간 폴란드에서 원전 관련 LOI 체결이 5건이나 될 정도로 LOI가 남발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시제품조차 없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관련된 것이어서 과연 LOI가 실체적 의미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 주의 방문시진핑 ‘원전 확대 vs 재생에너지 100%’, 윤 정부와 삼성의 엇박자? 이오성 기자 최근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두고 두 가지 중요하면서도 상반된 뉴스가 있었다. 하나는 삼성전자의 RE100(Renewable Energy 100%) 선언, 또 하나는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태양광 사업 비리를 대대적으로 적발했다는 소식이었다.기업에서 쓰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삼성의 선언은, 실은 한발 늦은 것이었다. 이미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20여 개 기업이 RE100을 선언했다. 전 세계 IT 제조기업 중에서 가장 많은 전기를 쓰는 삼성전자가 언제쯤 RE100을 선언할지 몇 해 전부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