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철회한 ‘만5세 입학’, 설익은 정책 왜 그리 서둘렀나 주하은 기자 그야말로 ‘폭탄 발언’이었다. 7월29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든 아이가 1년 일찍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학제개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라고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계획 보고를 앞두고 진행된 브리핑에서였다. 만 6세인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안이다. 대선 공약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적 없는 깜짝 정책이었다.박순애 장관은 학제개편 이유로 교육격차 해소를 들었다. 아동이 공교육 제도로 들어오는 시기를 앞당겨, 지역이나 가정 여건에 따라 발생하는 유아기 교육격차 [기자의 추천 책] 왜 집을 샀는데도 ‘패닉’이 계속될까 이은기 기자 출근길에 “‘패닉 바잉’하던 2030 고금리에 패닉”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띄었다. 8월2일 한국부동산원 발표를 인용하며, 지난해 ‘패닉 바잉’ 열풍을 주도했던 20·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젊은 층일수록 타격이 크다고도 덧붙였다. 비슷한 내용의 기사들이 쏟아졌다.자가 소유가 안정적인 삶을 의미하는 사회에서 집은 많은 시민에게 ‘영혼까지 끌어모아야 하는’ 욕망의 대상이 되었다. 패닉 ‘바잉’할 수 있는 20·30대도 전체 청년의 일부일 테지만, [기자들의 시선] “제가 사는 서초동 아파트도 침수됐다” 전혜원 기자 이 주의 장면 1일가족 3명이 폭우로 숨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반지하 주택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 대통령실은 참사 이튿날인 8월9일 윤 대통령이 우산을 쓰고 쪼그려 앉아 현장을 보고 있는 이 사진에 “국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등 문구를 넣어 홍보용 카드뉴스를 올렸다.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8월10일 “참사 현장이라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 죄송하다”라며 삭제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당시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 “제가 사는 서초동 아파트는 언덕에 있는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였다”라는 말을 남겼다 대통령 취임 100일, 이제 18분의 1 지났다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8월17일이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이다. 윤 대통령의 임기는 5월10일부터 2027년 5월9일까지다. 100일이면 대략 18분의 1이 지나는 시점이다.그간 사건·사고가 많았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 전에 사퇴했고, 정호영·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다. 6월1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2명 당선(민주당은 5명)으로 승리했는데, 어느새 이준석 당대표가 ‘아웃’되고, 권성동 직무대행도 ‘내부총질’ 문자로 사퇴한 상황이 되었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도 이어 “대통령이 스텔스기인가?”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대통령이 스텔스기인가?”수도권 폭우 때 윤석열 대통령의 처신을 두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말. 8월10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아비규환에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라며 이렇게 말해. 윤 대통령이 8월8~9일 자택에서 전화로 폭우 피해 보고를 받은 데 대해 비판이 일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대통령 계신 곳이 곧 상황실”이라고 주장하기도. ‘아크로비스타 상황실’에서 만기친람하는, 보이지 않는 그분의 치세.“펠로시 방문의 슬픈 현실: 한국은 타이완 방어를 돕지 않을 것이다.”8월9일 미국 정치 전문 도덕적 허세는 진보적 좌파의 것?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저스틴 토시와 브랜던 웜키가 쓴 〈그랜드스탠딩〉(오월의봄, 2022)은 미국 이야기이지만 한국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랜드스탠딩(grandstanding)은 ‘사람의 눈길을 끌어 인기를 노리는 행위’라는 뜻으로, 미국에서는 오래전인 1888년부터 야구 경기를 해설하면서 사용해왔다. 불가능한 공을 잡아챈 수비수가 공을 잡고 나서 과시하듯이 바닥에 몸을 구르는 행위가 바로 그랜드스탠딩이다. 하필이면 특별관람석(grandstand)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요량으로 그랬기 때문에 그와 같은 말이 만들어졌다. 야구팬들에 무너진 모래성, 스테이블 코인은 존재해야 하는가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주식시장에 유혈이 낭자하다. 코인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암호화폐 정보 웹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초 2조2500억 달러였던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7월8일 현재 9700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그림 1〉 참조). 40여 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고 있고, 한동안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은 암호화폐(코인)들의 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치솟았고, 특히 5월 중순 테라·루나 사태 이후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 ‘뚫을 수 없는 벽’ 김민재, 이제 나폴리로 간다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전 ⟨포포투⟩ 편집장) 우리에게 나폴리는 꽤 친숙한 지명이다. 국민 대다수가 가본 적은 없어도 그 정체성을 인식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 아닐까. 지도에서 ‘한국의 나폴리’를 검색하면 항구 지역이 줄줄이 뜨는데, 이곳들을 선으로 연결하면 얼추 해안선을 그릴 수 있을 정도다. 축구 좀 안다는 이라면 단번에 ‘올타임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를 연결할 수도 있다. 나폴리에서 마라도나는 그 자체로 종교와도 같은 존재다. 다양한 이미지로 중첩되는 이탈리아의 미항은 이제 또 하나의 이미지를 갖게 됐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 수비수 김민재의 새로운 팀 SSC 나폴리가 바 영국의 아침 식사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맛없는 나라, 맛있는 나라] 김세정(변호사) · 최은주(이학박사) “영국에서 잘 먹고 싶다면 아침을 세 번 먹으라”는 말이 있다.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 등으로 유명한 극작가 윌리엄 서머싯 몸의 말이다. 영국의 음식은 부실하기로 유명하다. 그 평판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침 식사는 꽤 먹을 만하다는 의미다.영국이 과감하게 브렉시트를 감행하여 이제는 유럽연합(EU)에서 벗어난 지 좀 되었는데, 아침 식사를 봐도 사실 영국과 유럽 대륙은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차이점들이 있다. 대륙식, 즉 콘티넨털 브렉퍼스트(Continental Breakfast)는 점심 먹기까지의 허기를 달 ‘파업 손해’ 청구하지 않으면 업무상 배임죄라고? [세상에 이런 법이] 하주희 (변호사)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동조합의 파업이 합의를 통해 마무리되었다. 사용자 측은 파업으로 인한 손해를 노조에 청구하지 않으면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노조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윤석열 대통령실도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다. 형사책임도 그렇지만 부담 능력이 없는 노동자들에게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과 이에 따른 집행은 끔찍한 고통일 수밖에 없다.기본적으로 노사 간 합의와 단체교섭은 ‘자율성’을 원칙으로 한다. 사측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달리기를 위한 마지막 준비, 어떤 신발을 고르시겠습니까? 이범준 (아마추어 마라토너·논픽션 작가) 국제수영연맹(FINA)은 수영복 메이커 스피도가 개발한 레이저 레이서(LZR Racer)와 같은 특수 소재 수영복을 금지한다고 2009년 발표했다. 폴리우레탄 필름을 붙인 이 수영복은 표면에 미세한 V자 홈을 만들어 마찰을 줄이고 부력을 높인 것이다. 이 슈트를 입은 선수들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최고기록을 무더기로 깨면서 기술 도핑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국제수영연맹이 착용을 금지한 이유를 단순화하면 벌거벗은 것보다도 유리하다는 것인데, 이는 보통 수영복은 맨몸보다는 불리하다는 뜻이 된다.나이키는 2017년 ‘베이퍼플라 ‘여교사, 여기자’는 성차별인데 ‘그녀’는 괜찮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그런 말은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장슬기 지음, 아를 펴냄“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차별 표현을 대체할 좋은 ‘말 그릇’은 얼마든지 있다.”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를 써야 할 때, 여성인 경우 남들 따라 ‘그녀’라 칭하지만 고개를 갸웃하곤 했다. ‘남교사, 남검사, 남기자’라는 호칭이 낯선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여교사, 여검사, 여기자’는 성차별적 용어인데 ‘그녀’는 왜 별 문제의식 없이 통용될까. 〈미디어오늘〉 기자인 저자는 예민한 감수성으로 우리말 속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배제와 혐오의 언어를 포착해낸다. 이때 배제와 혐오가 세계사 최대 ‘빌런’에 저항한 평범한 노동자 김형민(SBS Biz PD) 세계사 최대의 ‘빌런’은 누구일까. 누구도 그를 옹호할 수 없고, 그 일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조차 조심스러운. 누구나 그 악행에 치를 떨고, 상대방을 그에 빗대는 것조차 최대의 모욕으로 여겨지는 존재 말이다. 사람에 따라 많은 답이 나오겠지만 대체로 한 사람의 이름 앞에서는 군소리가 적을 것 같다.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히틀러와 그 부하들, 나치 추종자들이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는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을 거야. 더하여 우리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돌아봐야 하는 역사는 당시 독일 국민들이 히틀러에게 보냈던 열광적이고 압도적인 지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고유진 (2022년 1월부터 전자책 구독, 서울)최근 SNS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주제에 관하여 자세하게 분석하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짚은 기사(페이스북을 키운 건 8할이 내 개인정보)가 〈시사IN〉 제777호(사진)에 실렸다.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개인정보란 이름, ID 등 타인과 구분되는 고유의 정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 방문한 가게, 검색어, 쇼핑 목록 또한 개인정보다. 이러한 사소한 정보들의 수집이 큰 영향을 미칠까 싶지만 생각 외로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SNS에서 광고가 보이고 콘텐츠 [영상] “이재명 지지자들 문자 폭탄, 아무렇지 않아” 박용진 당대표 후보가 꿈꾸는 민주당은? [정치왜그래?] 김진주 PD·최한솔 PD ‘정치왜그래?’에 첫 번째 손님이 왔습니다. 바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입니다!8월28일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당대표가 정해집니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대구경북·강원·인천 등에서 치러진 1·2차 권리당원 경선에서 74.15%의 지지를 받아 압승을 거뒀습니다.박용진 후보는 20.88%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는데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에서 박용진 후보의 승리 전략은 무엇일까요? 윤석열vs이준석의 3차전 엔드게임, 퇴로가 없다 김은지 기자 ‘비대위’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준말이다. 보통 선거에서 진 당이 내거는 임시 간판이다. 대선·지방선거 같은 전국 단위 전장에서 연거푸 이긴 정당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 국민의힘이 비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애초 국민의힘은 이준석 당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아 직무가 정지된 상황을 ‘사고’로 규정했다. ‘궐위’가 아니기에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대표 유고 시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았을 때 새 대표는 잔여 임기만큼만 맡는다. 이 경우 새 대표는 2024년 판사 언니를 둔 탈출 전문견 고메리의 하루 [반려인의 오후] 정우열(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 동네 친구네 가게에서 수다를 떨 때였다. 어어어? 밖으로 시선을 돌린 G가 홀린 듯 뛰쳐나갔다. 커다란 흰 개가 내리막길을 신나게 달려 내려오고 있었다. G가 막아서자 개는 순순히 멈췄다. G가 리드줄을 잡았다. 뒤따라 내려오던 아저씨에게 G가 말을 건넸다. 아저씨는 손사래를 친 다음 가던 길을 갔다. G가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왜, 아저씨가 자기 개 아니래? 응, 모르는 개라네.이런 경우 제주도 사람들에게 물으면 십중팔구, 까지는 자신이 없고 십중오륙은 개를 그냥 내버려두라고 말한다. 알아서 제집에 찾 최악의 경제난 덮친 스리랑카, 잘못은 ‘정치’에 있다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기자) 7월 하순, 스리랑카 소수민족인 타밀인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39년 전 벌어졌던 ‘타밀 인종학살’을 기억하고 추모했다. 스리랑카 북부와 동부 등 타밀인 주류 지역은 물론이고 영국, 캐나다 등 타밀 교포가 많이 거주하는 나라에서도 추모행사가 열렸다.39년 전 그 학살은 ‘검은 7월(Black July)’로 불린다. 1983년 7월24일 밤부터 약 일주일간 타밀인을 향한 폭동과 학살은 스리랑카 최대 도시 콜롬보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그 전날 타밀 무장단체 ‘타밀 엘람 해방 타이거(Liberation Tigers of Tamil Eelam no way 당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이상한 호소도 품어주는 어느 인권위 조사관 이야기 임지영 기자 어떤 일은 참치 통조림과 커피믹스에서 시작된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의 일이 그렇다. 치료감호소에서 커피믹스를 제공하지 않는 게 차별이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참치 통조림 두 개를 훔쳤다는 혐의로 1년 넘게 옥살이를 하는 사람도 있다. 20년 차 조사관 최은숙씨는 보통 1년에 100~200건의 사건을 종결 처리한다. 어떤 사건은 대대적으로 보도되지만 통조림류의 이야기는 대체로 캐비닛 아래 묻힌다. 조사관으로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에 작은 스피커를 연결하고 싶었다는 그가 다양한 무늬의 사연을 책에 담았다. 〈어떤 호소의 말들〉이다.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