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의 독일은 ‘자유 에너지’를 택했다 베를린·이오성 기자 주한 독일 대사를 지낸 한스 울리히 자이트는 한국과 독일의 공통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쟁(한국전쟁, 제2차 세계대전)과 분단, 그리고 두 나라 모두 에너지 빈국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절대 빈국이고, 독일 역시 퇴출 수순인 석탄 말고는 뚜렷한 에너지 자원이 없는 나라다. 에너지 빈곤을 딛고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는 것 역시 두 나라의 공통점이다.그러나 두 나라는 에너지 정책 면에서 다른 길을 걸었다. 일찌감치 선진국으로 떠오른 독일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탈원전을 기치로 재생에 2050년 탄소중립 달성,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베를린·이오성 기자 독일의 아고라 에네르기벤데(아고라)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에너지 기후보호 싱크탱크다. 120여 명 인력이 독일,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 관련 연구를 내놓는다. 독일의 현직 경제기후보호부 차관이 아고라의 전임 책임자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염광희 박사도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디미트리 페시아 아고라 동남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사진)은 〈시사IN〉과 인터뷰하면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한국은 독일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한국에선 재생에너지가 원전보다 비싸다 [기자들의 시선] 한 번 더 ‘빅스텝’, 기준금리 3%로 문상현 기자 이 주의 부활과거 ‘일제고사’라 불렸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전수평가’가 5년여 만에 사실상 부활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월11일 국무회의에서 “지난 정부에서 폐지한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원하는 모든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올해부터 원하는 학교는 응시할 수 있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맞춤형 평가)를 도입했다. 윤 대통령이 맞춤형 평가와 전수평가를 혼동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맞춤형 평가가 이름만 달리해 사실상 ‘전수평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주의 인상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 [포토IN] “저희는 이제 시작입니다” 이명익 기자 “우리는 당신이 이란 국민과 함께 마흐사 아미니를 외쳐줄 것을 요청합니다. 이란 정권의 야만적인 행동을 규탄하고 모든 거리에서 ‘여성, 삶, 자유’를 외치는 이란 국민의 편에 서주십시오.” 10월8일 오후, 서울 강남 테헤란로는 마흐사 아미니(본명 지나 아미니)를 외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9월16일 스물두 살의 여성 마흐사 아미니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히잡으로 머리를 제대로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잡혀간 지 3일 만에 의문사했다. 이후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격화되었다. 한국에서도 이란인과 외국인들을 중 결국 올해에도 뒤집힌 논, 쌀값 폭락 대책은 어디에? 익산·나경희 기자 트랙터가 논으로 들어갔다. 농부는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봤다. 올봄에 가장 먼저 모내기를 한 논이었다. 전날까지 농부는 이곳을 찾아 허리 숙여 잡초를 뽑았다. 갈아엎기로 결심한 논인데 왜 잡초를 솎았느냐고 묻자 농부 오섭씨(36)는 “그래도 깨끗하게 보내주고 싶어서”라고 답했다.트랙터에는 벼를 수확하는 콤바인 대신 로터리가 달려 있었다. 논밭의 흙을 다질 때 쓰는 로터리는 앞으로 나아가며 벼를 뿌리째 뽑아 잘게 다졌다. 벼가 부러지고 쓰러지는 소리는 트랙터 엔진 소리에 파묻혀 들리지 않았다. 논바닥에 널브러진 벼는 더 이상 낟알이 “진보·보수 이분법 더 이상 쓰지 말라” 김은지 기자 ‘이기는 민주당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제목의 190쪽짜리 소책자가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각 국회의원실에 한 권씩 배달되었다. 8월28일 이재명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80일간 활동을 마무리한 우상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내놓은 보고서였다.2022년 거푸 패배했던 대선과 지방선거를 평가하고 중장기 비전을 마련하기 위해 우상호 비대위가 꾸린 ‘새로고침위원회’가 주도했다. 이관후 전 국무총리 비서관(간사),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이원재 랩2050 대표,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 황세원 일in연구소 대표 등 외부 인사가 중심 ‘OECD 꼴찌’ 한국 남녀 임금 격차 지형도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국정감사 시즌이 열리면 의원실·피감기관 직원들만 바쁜 게 아니다. 기자들에게도 ‘장이 서는’ 시즌이다. 의원실마다 피감기관에 자료를 요청하고, 여러 이유로 제출을 꺼려하는 자료를 받기 위해 노력한다. 그 국감 자료(주로 수치)를 보기 좋게 가공해 보도자료로 내보낸다. 그래서 국감 시즌에는 전자우편함이 넘쳐난다. 십몇 년 전에 정치팀 기자를 했던 내 메일함에도 ‘의원실’에서 보낸 보도자료가 수북하다. 관심 있는 주제의 자료는 당장 기사로 쓰지 않더라도 보관해둔다. 국감 시즌이 아니면 찾기 어려운 가장 최근의 수치에서 한국 사회를 읽는 [기자들의 시선] 재개된 무비자 일본 여행, 일상회복에 한 발 더 김동인 기자 이 주의 보도자료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11일 발표한 국정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17개 은행 전세자금대출 총액은 약 162조원이다. 이 중 93.5%에 달하는 약 151조5000억원이 변동금리 대출이라고. 게다가 올해 6월 기준 전체 전세자금대출 잔액 가운데 55.6%를 2030 세대가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가파른 금리인상 국면에서 전세자금대출은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되어가는 중이다. 변동금리라는 위험성뿐 아니라 주택시장 하락기에 ‘역전세’ ‘깡통전세’ 문제가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주의 공간이제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는 사람은 김일성주의자.”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는 사람은 김일성주의자.”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김문수 위원장(장관급)이 10월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 발언.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본인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라고 했다. 굉장히 문제가 많은 발언이다”라고 주장. 또한 “신영복 선생은 저의 대학교 선배로서, 주변에 있는 분하고 같이 운동을 했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안다는 취지로 계속 대답. 낡디 낡은 색깔론의 재등장. 이러다 신영복체가 쓰인 소주 ‘처음처럼’까지 문 그 시집을 읽으며 황무지를 떠올리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최근에 나온 시집 네 권을 읽었다. 그중 반가운 것은 정화진의 세 번째 시집 〈끝없는 폭설 위에 몇 개의 이가 또 빠지다〉 (문학동네, 2022)였다. 이 시집에는 ‘간다’라는 동사가 활동하지 않는 시가 거의 없다. “부엌을 벗어나 맨발로”(‘너는 길이 어두워 꽃을 보지 못했구나’), “들판과 풀밭과 산맥을/ 건너”(‘그대, 울지 말아요’), “온몸에 바늘을 꽂고 사막으로/ 묵묵히 걸어간”(‘온몸에 바늘을 꽂고 사막 그늘로 묵묵히 걸어간 사람들’) 이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들은 왜 “여행 계획을 다시, 계속, 짜야만”(‘고양이와 폴 ‘진정한’ 영국 음식 선데이 로스트 [맛없는 나라, 맛있는 이야기] 김세정(변호사) · 최은주(이학박사) 근 20년 전에 영국인임을 꽤나 자랑스러워하는 영국인 할머니에게 ‘진정한’ 영국 음식으로 뭘 꼽을 수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대답은, 일요일에 먹는 로스트, 즉 선데이 로스트였다. 일요일 아침 교회 가기 전에 미리 준비한 고기를 오븐에 넣어두고, 예배를 보고 돌아와서 고기 익어가는 냄새를 맡으며 식전주로 셰리를 마시는 그 풍경 전체가 선데이 로스트라는 설명이었다. 어쩐지 매우 영국적으로 들리는 근사한 묘사이기는 하다. 물론 당시 속으로는 ‘결국 오븐에 고깃덩어리를 넣어 구워 먹는다는 얘기 아닌가’라고도 생각했지만. 로스트란 큰 한국전쟁에 참전한 영국군 부대의 용기 김형민(SBS Biz PD) 지난 9월8일 세상을 떠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1926년생이다. 20세기의 역사적 증인이라 할 그녀는 자동차 정비병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최후의 국가원수였고, 한국전쟁의 일부 기간에는 영국 여왕이었다. 그리고 영국은 유엔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파견한 나라였지. 그중에는 오늘 얘기할 영국군 29여단 글로스터 대대도 포함돼 있었어.1951년 초 압록강까지 진군했던 국군과 유엔군의 뒤통수를 호되게 후려치고 중공군은 거침없이 북위 38°선을 넘었다. 유엔군은 북위 37°선까지 후퇴하게 되지. 평택과 삼척을 동의 없는 성관계 엄벌하는 스페인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는 제주도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 영옥과 해녀들을 물질 장소로 데려다주는 작은 배의 선장 정준이 등장한다. 서로 호감을 갖고 있던 영옥과 정준은 사귀기로 결정한 뒤 함께 여행을 떠난다. 긴장한 두 사람은 숙소에서 상대방이 샤워를 하는 동안 연거푸 술을 마신다. 잠시 후 장면이 바뀌고, 식탁 앞에 앉은 두 사람은 이런 대화를 나눈다.영옥:그럼 우리 합의 본 거야. 아무 일 없이 그냥 술만 마시는 걸로.정준:네.영옥:술 먹고 그러면?정준:우리 사랑이 모두, 전부, 싹 다 술기운이 되니까.영옥:아침에 일어나서 내 세조, 폭군과 명군 사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세조, 폭군과 명군 사이김순남 지음, 푸른역사 펴냄“바로 그 순간 수양이 어을운에게 눈짓했다. 어을운은 철퇴로 김종서를 내리쳤다.” 조선 7대 왕 세조라고 하면, ‘어린 조카의 왕위를 찬탈하고 살해한 폭군’이란 인상을 가장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사병을 동원해 공적 시스템을 무너뜨린 계유정난을 일으킨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선 전기 정치사를 전공한 저자는 실록에 기반한 서술로 세조를 ‘초월적 절대군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친 정치가’로 해석해낸다. 그동안 드라마·영화 등에서 사욕 없는 ‘단종의 충신’으로만 묘사되던 고양이의 색깔이 말해주지 않는 것 김영글(미술작가)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다. 사람이 함께 살 고양이를 고르는 게 아니라 고양이가 사람을 간택하는 것이란다. 살다 보니 확실히 ‘묘연(猫緣)’이라는 게 있기는 한 것 같다. 내가 오랫동안 꿈꾸던 반려 고양이는 흔히 ‘치즈’라 불리는 노란색 고양이였다. 어렸을 때 잠시 돌보던 고양이가 치즈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쩐지 치즈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지금 나는 짙은 회갈색 무늬의 ‘고등어’ 둘, 흰 바탕에 밤색과 황색의 반점이 있는 ‘삼색이’ 하나와 함께 살고 있다.이들과 가족이 된 후, 자세히 봐야 보이는 것들이 비로소 보였다. 고등어 무늬 쉽지 않은 엑스포 유치, 남은 버팀목은 BTS뿐? 이상원 기자 부산은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을까. 엑스포 유치는 부산시의 최대 당면 의제다. 2019년 문재인 정부는 이를 국가사업으로 선정했고, 윤석열 대통령 역시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와 국회, 재계까지 발 벗고 나섰다. 민관 합동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유치위)를 꾸렸다. 개최지는 내년 초 각국 대표의 실사를 거쳐, 그해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투표로 선정한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회원국 상대 유치전은 험난하고,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BTS) 병역특례론으로 논란이 순위에 집착한 미국 대학의 위기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요즘 미국에선 한국으로 치면 고3에 해당하는 12학년 학생들이 대학 원서라 할 수 있는 ‘커먼앱(common application)’을 작성하느라 바쁘다. 그 와중에 ‘대학 순위 사건’이 터졌다. 학생들이 주된 선택 기준으로 삼아온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유에스뉴스)의 대학 순위 지표에서 컬럼비아 대학이 지난해 2위에서 올해는 18위로 급락한 것이다. 그러면서 유에스뉴스의 대학 순위 지표도 공정성 시비에 휩싸였다. 1983년 처음 시작한 이래 이 순위 집계는 미국 내 대학 서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선별 기준에 따른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고유진 (2022년부터 전자책 구독, 서울)폭등하는 물가, 환율에 대한 뉴스가 연일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다. 〈시사IN〉이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 그리고 향후 상황을 예측하는 두 기사(‘성장을 죽여야 인플레 잡는다’ ‘이렇게 된 이상 경기침체로 간다?’)를 게재해 주의 깊게 읽었다.인플레이션의 원인을 한 번 더 짚어주고 각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고자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해주어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많이 올리는데, 이는 높은 실업률과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영상] 한·미·일 동해 합동 훈련, 친일 국방? 자연스런 안보협력? [정치왜그래?] 최한솔 PD·김진주 PD 지난 9월30일 한국·미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동해 공해상에서 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훈련의 목적이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SLBM 능력 고도화 등 점증하는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번 한·미·일 합동 훈련을 두고 여야가 또 한 번 맞붙었습니다.10월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번 한·미·일 동해 합동 훈련에 대해 ‘극단적인 친일행위'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습니다. 10월10일 자신의 유튜브 채 중요한 뉴스가 알아서 나를 찾아낼 것이라는 착각 [미디어 리터러시]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저널리즘 관련 수업을 시작하는 달에는 추천 기사를 몇 건 골라 수강생에게 소개한다. 살펴본 후 짧은 소감을 써내라는 과제도 내준다. 기사 선정의 특별한 기준은 없지만 시의성과 무관하게 언제라도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좋은 기획기사 중 고르려 한다. 지난 학기의 경우, 이주민과 조화롭게 살아갈 방안을 모색한 ‘공존:그들과 우리가 되려면(〈동아일보〉)’, 파견노동자의 임금 착취 실태를 파헤친 ‘중간착취의 지옥도(〈한국일보〉)’, 폐지 수집 노인의 저임금 노동에 대해 보도한 ‘GPS와 리어카(KBS 대구총국)’ 등 10여 건을 소개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