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은 기다릴 줄 알며 견딜 줄 안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에라스무스 평전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민영 옮김, 원더박스 펴냄“이성은 기다릴 줄 알며 견딜 줄 안다.”20세기 최고의 전기작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에라스무스의 평전. 중세 유럽의 대표적 인문주의 지식인인 에라스무스는 세계사 교과서에 그의 대표작인 ‘우신 예찬’과 함께 반드시 언급되는 인물이다. 생생하고 흥미진진하게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데 능숙한 츠바이크에 기대어 에라스무스의 삶과 사상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 특히 ‘종교개혁 동지’였던 에라스무스와 마르틴 루터 사이의 친분과 불화에 주목하기 바란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대선까지 영향 미칠까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51)의 변덕에 출렁이던 소셜네트워크 트위터가 마침내 안착할 조짐이다. 머스크가 지난 4월 440억 달러(약 62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발표했다가 7월 전격적으로 인수 철회를 밝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10월4일 이를 번복하고 원래대로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향후 트위터는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되리라 보인다. 트위터는 머스크 인수설이 난항을 겪으면서 2분기에 2억7000만 달러(약 3800억원) 손실을 입었다.당장의 관심사는 머스크가 법정 시한인 10월28일까 가라앉는 세계 경제, 금리 이렇게 빨리 올려도 될까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노인은 “이러다가는 다 죽어”라고 외친다.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가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현재 세계경제를 보면서 이 장면이 떠올랐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미국에서 연준은 계속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6월 이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세 번 연속 시행하여 기준금리를 3월 이후 3%포인트나 높였다. 이는 40여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인데 앞으로도 금리가 더 인상될 전망이다. 다른 국가들도 치솟는 인플레이션 앞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을 따르고 역학 관계 뒤집힌 올 시즌 K리그 결산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전 ⟨포포투⟩ 편집장) 2022시즌 프로축구 K리그1이 종착역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월23일이면 8개월간 달려온 레이스를 마무리한다. 예년보다 마무리 일정이 앞당겨졌다. 11월에 개막하는 2022 카타르월드컵 때문이다. K리그1(1부 리그)과 K리그2(2부 리그) 사이 승격 팀과 강등 팀을 가리는 승강 플레이오프도 10월 내에 모든 일정이 끝난다.이번 시즌 K리그1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역학 관계의 역전이다. 정상에 도전하는 울산현대가 결정적 고비를 넘어선 것이 대표적이다. 라이벌 전북현대와 마지막 대결(35라운드)에서 승리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어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심동훈 (2013년부터 종이책 구독, 전북 전주시)2553개 기업의 남녀 고용·임금 격차 데이터를 분석한 〈시사IN〉 제788호(사진)의 커버스토리는 반가운 주제를 다뤘다. 그러나 기사를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기사와 기자에게 쏟아질 반응에 대한 우려였다. 가뜩이나 젠더 이슈가 갈수록 뜨거운 시점에 〈시사IN〉은 맥락에 닿지 않는 비판을 피할 수 있을까?아니나 다를까, 인터넷으로 살펴보니 편집국장의 편지에서부터 비판적인 댓글이 가득했다. 대부분 일방적인 비난이었다. ‘남녀 임금 격차’라는 단어에만 초점을 맞춘 원색적 불평이 [영상] “윤석열 대통령 퇴진 가능성도 있나요?” 윤석열 대통령의 마이웨이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최한솔·김진주 PD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한 달에 한 번,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정치왜그래?’에 옵니다. 박 전 원장은 4선 국회의원, 문화관광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을 정치의 자리를 두루 경험한 한국 현대 정치사의 산증인입니다. 박 전 원장과 함께 정치 현안을 두루, 또 깊이 톺아보겠습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정권을 향한 사정 정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 정권 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는데요. 10월22일 광화문 앞에서는 몇몇 진보단체 주최로 ‘윤석열 [비장의 무비] 러닝타임 내내 이 언니를 응원할래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아나이스(아나이스 드무스티에)가 뛰고 있다. 빨간 원피스에 카키색 백팩을 메고 한 손엔 꽃다발을 들고 뛰어간다. 바쁘게 계단을 올라 바쁘게 문을 열고 역시 바쁘게 집주인을 맞는다. 맛있는 주스를 준다더니 냉장고를 열어보고는 “이런, 지금은 없네요” 한다. 밀린 월세 달라는 집주인 앞에서도 ‘이런, 지금은 없네요’ 하는 표정으로 서 있다.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분주히 집안을 뛰어다니다 갑자기 옷을 갈아입는다. 이성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친구 사이도 아닌 집주인 옆에서 속옷 차림으로 수다를 떤다. 물어보지도 않은 연애 얘기며 섹스 얘기 [코로나 대응, 현장을 가다] 팬데믹이 할퀸 자리, 영국 사회에 남은 질문은? 런던·김영화 기자 2000년 기사 작위를 받은 마이클 마멋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는 세계적인 건강 불평등 학자다. 세계의사협회장을 지냈다. 1945년생인 그는 평생을 사회적 여건이 건강과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매진했다. ‘왜 기껏 환자를 치료하고서는 그가 병을 얻었던 환경으로 돌려보내는가?’ 2015년 저서 〈건강 격차〉는 이 문장으로 시작한다. 사람들이 건강해지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 의사가 되었지만, 의사의 처방과 치료는 일시적 해법일 뿐이었다. 병이 아니라 병을 일으킨 여건을 고치고 싶어서 공중보건 연구로 방향을 돌렸다. [영상]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박지원 구속의 역사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김진주 PD·최한솔 PD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한 달에 한 번,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정치왜그래?’에 옵니다. 박 전 원장은 4선 국회의원, 문화관광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을 정치의 자리를 두루 경험한 한국 현대 정치사의 산증인입니다. 박 전 원장과 함께 정치 현안을 두루, 또 깊이 톺아보겠습니다. 지난 10월19일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했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입니다. 발단은 “김용에게 7억 4000여만 원을 건넸다”라는 18·24·40, 잊지 말아야 할 숫자 [취재 뒷담화] 고제규 기자 18세 어른은 없다 취재 계기?보육원 출신 청년들의 잇단 죽음이 계기. 한 청년의 기숙사 방에서 발견된 ‘아직 읽을 책이 많은데’라는 쪽지가 마음에 남아. 자립준비청년들의 현실을 다양하게 살펴보고 싶어서 취재.24세까지 본인이 원하면 아동복지시설에 머물게끔 시행령이 개정됐는데?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지만, 24세로 자립 시기를 늦춘 것은 여러 대책 중 하나일 뿐. 시설의 구조적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보호아동의 자립을 말하는 건 한계가 있어.40명만이 여성가족부가 신설한 자립수당지원금을 받은 이유? 지원 대상자 2418명 중 1~ 무궁화꽃이 필랑 말랑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코로나 대응, 현장을 가다] 영국이 재난 불평등에 대처하는 방식 런던·김영화 기자 엘살바도르에서 온 가족은 지난 몇 주간 중고 노트북을 수소문했다. 열한 살인 딸 달하가 학교에서 과제를 내지 못해 매번 방과후에 남는 벌을 섰기 때문이다. 아버지 라파엘 씨(34)와 어머니 다니아 씨(35)는 엘살바도르 폭력 조직의 범죄를 피해 영국 런던으로 떠나온 난민 신청자(asylum seeker)이다. “아이들이 영국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라파엘 씨는 두 아이가 더 있다며 사진을 보여주었다. 난민 신청자에게 제공하는 임시 숙소에 다섯 달째 머무르고 있지만, 다섯 식구가 미래를 꿈꾸기에 영국은 ‘제거 완료’ 팻말 옆, 지금도 미확인 지뢰가 묻혀있다 정희상 기자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광동리 460번지 일대에는 ‘지뢰 제거 작전 완료 알림문’이라고 쓰인 군부대 입간판이 있다. 2013년 군이 이 일대에서 8개월여 동안 지뢰를 탐지해 25발을 제거한 후 ‘지뢰 제거가 끝났으니 안심하고 출입해도 된다’고 공지한 곳이다. 지난 9월28일 오후, 이곳에 민간 지뢰 제거 전문가들이 나타났다.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 일행은 이곳 입간판 주변 30m 반경에서 수풀을 헤치며 지뢰탐지기로 땅을 탐사했다. 얼마 뒤 곳곳에서 삐~ 하는 금속 탐지음이 울렸다. 일행이 땅을 조심스럽게 파헤치자 곳곳에서 원통 서울과 비서울, 그리고 대구와 경북 [미디어 리터러시] 김보현 (<뉴스민> 기자) 솔직히 말하면, 대구·경북 매체 〈뉴스민〉으로 이직할 때 나의 고려 사항에 경북은 없었다. 경북으로 취재를 간다거나 경북 주재 기자가 될 가능성은 상상하지 않았다.이직한 지 며칠 만에 완전히 틀린 생각이라는 걸 알게 됐다. 〈뉴스민〉이 올해 초 기획한 창간 10주년 아이템은 대부분 경북 취재를 동반했다. 인구소멸, 공공의료, 핵폐기물, 사드 갈등, 중대재해 등. 그중에서도 내가 맡은 ‘농민수당’은 농촌 취재가 필수였다. 한 달간 준비해 기사 다섯 건을 썼다. 전국 농민수당 지급 실태와 대구·경북의 상황, 농민 기본소득이 갖는 의미와 박지원, ““이XX’ 비속어 사과했어야…대통령 잘할 생각 없는 것 아닌가”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한 달에 한 번,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정치왜그래?〉에 옵니다(코너명 ‘박지원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박 전 원장은 4선 국회의원, 문화관광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을 정치의 자리를 두루 경험한 한국 현대 정치사의 산증인입니다. 박 전 원장과 함께 정치 현안을 두루, 또 깊이 톺아보겠습니다. ■ 방송 : 시사IN 유튜브 〈정치왜그래?〉(매주 화요일 저녁 7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장일호 기자■ 대담 : 박지원 전 국정원장“현재를 한마디로 [기자가 추천하는 책] 보통 사람들에게 전쟁이란 무엇인가 김영화 기자 10월8일 서울 여의도 인근을 지나다 불꽃축제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펑’ 하고 터지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어느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전쟁 난 줄 알았다고 한 일화가 문득 떠올랐다. 전쟁을 경험해본 적도 없으면서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10월10일 월요일 아침 속보가 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미사일 공습으로 추정되는 큰 폭발음이 들렸다는 소식이다. 우크라이나 곳곳에 미사일 수십 발이 떨어졌다.국제 뉴스는 종종 ‘이미지’로 기억된다. 사람들이 울부짖고, 피 흘리고, 불타고, 황폐해진 거리의 모습. 처음 헐값 매각 외환은행, 금융위-하나은행-론스타 사이에 무슨 일이? 이종태 선임기자 ‘누가 외환은행 가격을 후려쳤나? 한국(정부)인가, 하나금융지주인가.’ 하나금융은 2010년 11월 론스타의 외환은행 경영권(지분 51.02%)을 4조6888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1년1개월여 뒤인 2012년 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실제로 매입한 금액은 3조9157억원이었다. 당초보다 훨씬 싸게 샀다. 이후 10여 년 동안 ‘싸게 산 이유(와 그 원인 제공자)’를 둘러싸고 두 개의 국제중재가 진행된다. 하나는 최근 마무리된 ‘론스타-한국 ISDS(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 다른 하나는 ICC(국제상업회의소) 손글씨 쓰기를 좋아한다면, 동백문구점으로 김동인 기자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동교초등학교 정문 앞에 낯선 문구점이 문을 열었다. 고풍스러운 가구와 조명 너머로 자주색 암막 커튼을 친 이 작은 점포의 이름은 ‘동백문구점’. 가게에는 각종 필기구와 노트가 진열되어 있고, 창을 바라보는 자리에는 누구나 앉아 글씨를 써볼 수 있는 작은 책상이 놓여 있다.동백문구점을 운영하는 유한빈씨(29)는 온라인에서 이름 난 손글씨 전문가다. ‘펜크래프트’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유씨는 2020년 처음으로 이곳 망원동에 글씨 쓰는 사람을 위한 공간을 열었다. 동백문구점은 여느 ‘문구점 검찰 탄압, 내가 당해 봐서 아는데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최한솔·김진주 PD 박지원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한 달에 한 번,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정치왜그래?〉에 옵니다. 새 코너 ‘박지원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박 전 원장은 4선 국회의원, 문화관광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을 정치의 자리를 두루 경험한 한국 현대 정치사의 산증인입니다. 박 전 원장과 함께 정치 현안을 두루, 또 깊이 톺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이재명 사법 리스크? VS 검찰 공화국 폭주? 이재명 대표의 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정치자금법 위한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김 청와대를 나와 비로소 ‘제왕’이 된 윤 대통령 [프리스타일] 문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대통령실 이전 계획을 처음 공개했을 때, 내심 반가웠다. 대통령이 스스로 구중궁궐을 떠나 ‘함께 일하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한 것이 아닌가. 생략과 과장이 섞인 계획, 얼짱 각도로 그려진 새 대통령실 조감도를 보고 의구심이 솟구쳤지만 취지에는 공감했다.“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라는 윤 대통령의 말은 흥미로웠다. 대통령이 제왕적이 되는 이유는 문화·시스템 못지않게 공간의 역할도 크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었다. 청와대에는 ‘임금이 거처하는 곳’이란 개념이 적용된 본관 등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권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