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곳에서 살 수 있다는 특권 [2022 올해의 사진] 사진 조남진·김흥구·신선영, 글 박서련(소설가) 생일을 기념해 모처럼 호텔에서 묵은 날,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습니다. 큰맘 먹고 빌린, 하루 방값이 저의 보증금 대출이자보다 비싼 공간에서, 열한 평 반지하 저희 집이 무사할지만을 밤새 걱정했습니다. 그날 누군가가 실제로 반지하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제가 외박하며 제 집을 염려하던 그 시각에.저는 바로 그달 말에 이사할 예정이었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새 집의 첫째 조건은 ‘지상에 있을 것’이었어요. 그런데 이 집이 빠지기는 할까, 과연 나 말고 누가 이런 곳에 살고 싶어 할까 전전긍긍했습니다. 누군가 이사를 와야 제가 그 집을 다정한 광기로 만드는 책다운 책 [2022 행복한 책꽂이] 김다은 기자 봄날의책 박지홍 대표는 “왜 지금인가?”라고 되물었다. 2022년 출판인들이 뽑은 ‘올해의 출판사’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소감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30년 차 베테랑 출판인 박 대표의 수줍은 반문은 이어졌다. “올해 출간한 앤 카슨의 〈녹스〉는 분명 매력적인 책이다. 치하의 뜻이라면 출판사가 아니라 책을 주목하는 게 맞다. 10년간 책을 펴낸 봄날의책을 왜 지금 호명했을까? 반갑고 당혹스럽다.”출판인들은 이렇게 답했다. 봄날의책은 “여전히 책의 가능성이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작품성과 책의 물성을 충실히 구현하며” “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