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한 노동자, 왜 건강해졌을까? [삶이 묻고 경제학이 답하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 및 정책학과 교수) 2023년, 세계는 경제불황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불황의 특징 중 하나는 실업률의 증가죠. 불황이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을 것입니다. 실직으로 인한 고통은 상당합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삶의 중요한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했습니다. 배우자의 죽음이 100점으로 1위, 이혼 73점, 별거 65점이고 실직은 47점으로 8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만큼 실직은 공포스러운 경험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실직하면 인생이 정말 꼬일까요? 실직의 장기적 영향은 소득, 건강, 가족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케이팝,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축소판 [K콘텐츠의 순간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케이팝 이야기를 하며 지겹게 들은 질문은 수도 없이 많다. 그 가운데 독보적으로 귀찮은 질문이 있으니 바로 ‘케이팝에서 가장 한국적인 요소는 무엇이냐?’이다. 이 질문이 까다로운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우선 ‘한국적’이라는 걸 누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한국에서 나서 평생을 살고 있는 이라도, 누군가 ‘그래서 한국적인 게 뭐냐’고 물으면 보나 마나 뚱한 얼굴로 한복이나 하회탈 같은 걸 가리킬 것이 분명하다. 혹시나 맥락 없이 불고기나 떡볶이를 불쑥 들이밀어도 이상한 사람 취급만은 하지 말아달라. 한국인에게 ‘한국적’ 반도체에 대해 알고싶은 비전공자를 위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진짜 하루만에 이해하는 반도체 산업박진성 지음, T.W.I.G 펴냄“반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체와 부도체의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생산 역량을 억제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한국 정부는 15만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엄청난 재정을 투자한다. 하지만 정작 대다수 시민들은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기 힘들다. 자료는 구하기 쉽지만, 몇 페이지 넘기기 전에 파운드리·팹리스·후공정·EUV·EDA·TSV 같은 전문용어들이 떼를 지어 덤벼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반도체 산업을 처음 접하는 비전공자를 위해 어려운 ‘플라워 데모’, 일본 사회의 성범죄 인식 바꿨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2월11일 오후 7시 도쿄역 광장에 꽃을 든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매달 11일 일본 각지에서 열리는 ‘플라워 데모(Flower Demo)’다. 참석자들은 지난 2월3일 법무장관 자문기구인 법제심의회가 내놓은 성범죄 관련 형법 개정안을 반겼다.2019년 3월 일본에서 성폭력의 실상을 도외시한 성범죄 관련 ‘무죄’판결이 네 건 잇달았다. 첫째, 2019년 3월12일 후쿠오카 지방법원의 판결. 술에 취한 피해 여성이 가해 남성의 성폭력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희미하게나마 여성의 의식이 있었고 그래서 동의했다고 남 “뒷북에 남 탓”, 윤석열 정부의 공공요금 대응 [취재 뒷담화] 장일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몸을 낮췄다. 상반기 공공요금을 최대한 동결하고,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요금도 인상 폭과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했다. 떨어지는 지지율을 방어하려는 모양새. 제804호와 제805호 연속해 공공요금을 살펴본 변진경 기자에게 물었다.실제 집의 공공요금 상황은?12월 가스요금이 전년 동월 대비 10만원 증가. 전기요금도 1만~2만원 오른 듯. 난방비 취재 시작한 날에 관리비 고지서를 받았는데 ‘와, 남 일이 아니구나’ 싶어.“에너지 빈곤층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본 통계조차 없다”라고 했다. 에너지 빈곤층은 빈곤층과 다 프랑스 연금 개혁 둘러싼 정부·정당·노조의 줄다리기 파리·이유경 통신원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을 두고 프랑스 사회 내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재임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새 총리 엘리자베트 보른을 앞세워 대통령 선거 공약이던 연금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1월10일 열린 공식 회견에서 보른 총리가 발표한 연금 개혁안 상세 내용에 대해 반발이 크게 일었다. 해당 안의 골자는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나이(정년)를 62세에서 64세로 늦추고, 연금 납입 기간도 단계적으로 총 43년까지 늘리는 것이다. 이 밖에 15~19세부터 수습 기간을 포함해 일해온 ‘장기 경력 노동자’들의 ‘삼성’ 쫓던 기자가 소설가가 된 사연[사람IN] 김은지 기자 재미있다. 흥미진진하다. 다 아는 내용이라는 생각은 오판이다. 이른바 ‘이건희 동영상’ 특종을 했던 기자가 소설을 썼다. 사건은 2013년에 벌어졌고, 2016년 보도되었으며, 2022년 소설이 되었다. “기자가 소설 쓰기 시작하면 망조”라기에 KBS와 〈뉴스타파〉에서 쌓은 22년 기자 생활을 끝냈다. 전업 소설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출판사까지 직접 차렸다. ‘농담과진담’ 대표이자 소설가로 변신한 김경래 작가(49) 얘기다. 첫 작품으로 소설 〈삼성동 하우스〉를 펴냈다.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순양이, 이 소설에서는 JS 신탁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 ‘진짜’ 노인은 누구인가 김연희 기자 몇 살부터 노인일까?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수년 전부터 한국 사회를 떠도는 질문이다. 2023년 초 노인 연령과 관련된 논의가 다시금 뜨거워졌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기한 지하철 무임승차와 적자 누적이 논쟁에 불을 지폈다.제도적으로 통용되는 ‘노인 연령 기준’은 만 65세이다. 1981년 제정된 노인복지법은 경로우대 적용 나이를 65세부터로 규정했고, 대통령령에 따라 1984년부터 65세 이상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게 되었다. 국민연금·기초연금·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등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도 야구는 아메리카 대륙에 어떻게 전파됐을까 [경기장의 안과 밖]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 오는 3월8일 타이완 타이중의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는 네덜란드와 쿠바 국가대표 야구팀 경기가 열린다. 제5회를 맞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이다. WBC는 미국 메이저리그가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2006년 창설한 대회다.최초의 야구 규칙은 1845년 제정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축구 규칙을 제정한 해가 1863년이니 야구가 축구보다 18년 먼저 태어난 셈이다. 하지만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야구는 후발주자 축구에 한참 뒤진다. 한 추산에 따르면 전 세계 축구팬은 35억명 규모다. 야구는 그 7분의 1인 5억명이다.세계 “윤석열 정부 국정철학은 수사? 후임 국수본부장도 검찰 출신 가능성 높아”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김진주 PD·최한솔 PD ■ 방송 : 시사IN 유튜브 〈정치왜그래?〉(매주 화요일 저녁 7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장일호 기자■ 대담 :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무더기 이탈표는 ‘정치적 경고’ 이재명 표결 결과 상당히 무겁게 받아들여야”“원색적 비난으로 ‘이재명 코인’ 타려고 하는 국민의힘 자중해야”“무기명 안전장치가 있을 때 드러난 익명의 다른 생각들… 불확실성 커진 민주당”“‘아시타비’ ‘시정농단'… 검찰의 구속영장청구서 국민의힘 대변인이 쓴 논평처럼 보여”“한동훈 15분 국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구순을 맞는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10월17일 도쿄 신주쿠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한글로 ‘이용수 할머님 90살 생신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커다란 카드 위에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썼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200살까지 살겠다”라며 농담 같은 진담을 하는 이용수 할머니가 12월에 구순 생일을 맞는다. 이 축하 카드는 11월9일 대구에서 열리는 구순 잔치에서 이용수 할머니에게 전달될 것이다.이용수는 1928년 대구에서 태어나 1944년 타이완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가 1946년 고향으로 “왜 이 일을 하세요?”라고 물었다 [프리스타일] 변진경 기자 “왜 이 일을 하세요?” 취재원들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앞에는 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붙는다.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 공동체에 꼭 필요한 일을 맡았는데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 열악한 처우를 알리기 위해 목소리를 내어도 좀체 관심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기자 일을 하며 많이 만나게 된다.이분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난 뒤엔 항상 궁금해졌다. ‘그냥 그만두고 다른 일 하는 게 차라리 편하지 않을까?’ 그래서 물어본다. 왜 그 일터를 떠나지 않느냐고. 왜 계속 그 일을 하느냐고. 그들은 ‘노란봉투’ 우리가 직접 열어요 [퀴즈쇼 노란봉투] 배춘환(노란봉투 캠페인 제안자) 저와 같이 〈시사IN〉을 읽고 계실 독자님들께 편지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다니 봄날의 소풍처럼 설렙니다. 저는 경기도 용인에 사는 세 아이의 엄마 배춘환입니다. 10년 전 〈시사IN〉을 처음 만났고 '독립투사에게 독립자금을 보내는 비장한 심정'으로 구독을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뭔가 정보로부터 고립된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거든요.그때 저는 우리나라 3대 신문 중 하나를 구독하고 있었고, 지상파 3사 뉴스만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미디어에서 하는 말과 나의 삶 사이에 너무 괴리가 느껴져 제 인생을 해석해낼 팩트에 목말라 있었습니다. 한국의 첫 인정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은 명백한 불법” 정희상 기자 한국인이 즐겨 찾는 베트남 중부 휴양도시 다낭에서 12㎞ 떨어진 꽝남성 디엔반현에 퐁니·퐁넛이란 마을이 있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2월12일 오전, 이 마을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베트남에 파견된 한국군 청룡부대 소속 군인들이 수색 정찰 도중 마을에 들어와 주민들에게 “빵을 나눠줄 테니 모여라”고 했다. 마을 주민들이 모이자 일제히 사격을 가해 74명이 즉사했다. 희생자는 대부분 부녀자와 어린이 등이었다.현장에서 살아남은 이들 중에는 8세 소녀 응우옌티탄도 끼어 있었다. 올해 63세인 응우옌티탄 씨에게는 그날의 참상 지진 8일 만에, 시리아의 문이 열렸다 [외신 한 컷] 김영화 기자 시리아 알레포주 진데리스에 살던 한 소년은 지진으로 가족을 잃었다. 그가 앉은 잔해 더미에는 가족과 함께 살던 집이 있었다. 이제는 철근과 돌덩이가 나뒹굴고 있을 뿐이다.대지진이 동시에 두 국가를 강타했지만, 시리아엔 구호의 손길이 한동안 닿지 않았다. 반군이 장악한 북서부로 가는 구호물자 수송로는 사흘간 차단되었고, 내전 중인 시리아 정부는 재난 대응에 소극적이었다. 생존자를 구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아부 알라 씨는 2월13일 BBC에 “우리는 장비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아무도 응답하 “유일한 선택은 ‘협력’”,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미국과 중국의 자세 이오성 기자 미국과 중국이 싸우는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섬뜩하다. 정치·경제·군사·외교 등 모든 영역에서 세계 패권을 놓고 으르렁대는 두 나라의 행보가 우리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국이 사실상 유일하게 협력 또는 경쟁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기후위기 대응이다.전 세계의 기후위기 대응은, 일찌감치 그 심각성을 깨달은 유럽이 앞서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형국이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세 체포동의안 부결 후폭풍, 민주당 멘탈 붕괴? [정치왜그래? 미리보기] 장일호 기자·김진주 PD·최한솔 PD 상처 입은 이재명 리더십부결은 예측할 수 있었지만, 무더기 이탈표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2월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최종 부결됐습니다. 297명이 무기명으로 투표한 결과 찬성 139명, 반대 138명, 무효 11명, 기권 9명으로 ‘출석 의원 과반 찬성’ 조건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민주당 의석수는 169석, 이번 표결에서 최소 31명이 이탈한 것으로 보입니다.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던 민주당 내부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하락세인 정당 지지율, 높아지는 이슈 피로도로 인한 당내 불안과 불만이 반영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 전경련으로 [기자들의 시선] 김은지 기자 이 주의 인물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린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이후 보수정당으로 몸을 옮겼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20대 대선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1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 추대됐다. 최근 경제계로도 발을 뻗쳤다. 2월19일 전경련은 그를 회장 직무대행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2016년 국정 농단의 한 축으로 지목됐다. 해당 수사는 당시 윤석열 검사가 맡았다. 이 주의 논란처음엔 ‘가짜뉴 검찰의 미진한 김건희 여사 수사, 풀리지 않는 주가조작 의혹 문상현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주가조작 의심 거래 전체에 대해 일일이 한 건씩 유무죄 판단을 내렸다. 주가조작에 사용된 김건희 여사 명의 계좌의 거래 내역도 전부 유무죄가 가려졌다.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한 범행 기간에 김 여사 계좌가 수십 차례 사용됐다고 판단했다.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이번 판결로 모두 해소된 건 아니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의 핵심은 주가조작 범행 속 그의 ‘역할’이다. 김 여사가 적극적으로 주가조작에 가담한 공범인지, 아무것도 모른 채 돈만 맡긴 단순 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