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의 종말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번아웃의 종말조나단 말레식 지음, 송섬별 옮김, 메디치미디어 펴냄“번아웃에 관한 나쁜 조언들은 제도와 체계를 신이 내린 만고불변의 진리처럼 상정한다.”번아웃에 대한 무수한 자료를 봤지만 무엇 하나 도움 되지 않았다. ‘주인 의식을 가지고 삶의 개척자가 되라’는 식의 흔한 조언은 번아웃의 책임이 노동자에게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았다. 이 같은 각종 해법은 ‘번아웃 문화’를 유지하는 데 일조한다. 저자는 우리가 “뒤틀린 방식으로 번아웃 문화를 사랑한다”라고 말한다. ‘타서 없어지는’ 걸 원하는 것이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지적은 서늘하 감염병 재난의 비용 이들에게 더 무거웠다 김연희 기자 코로나19는 이제 익숙함을 넘어 지겹기까지 한 이름이다. 지난 3년간 감염의 위협은 공기처럼 사회를 메웠고 각종 방역 지침은 모두의 삶을 옥죄었다. 겨우 마스크를 벗고 식당이든 상점이든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 된 2023년. 이제 팬데믹의 시간은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과거이다. 3년간 지긋지긋하게 겪어왔으니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이슈다.그런데 여기 이런 삶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보육원 같은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며 코로나19 유행 시기를 보낸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삶 말이다. 감염 예방을 위해 방역 당국에서 내려온 대응 모범 교사 이만호, 끝까지 간다 대구·정희상 기자 대구에 사는 이만호씨(82)는 평생 교직에 몸담으며 교육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교육자다. 1970년대 초부터 대구 지역 ‘명문 사학’으로 꼽히던 영남고등학교에서 영어 과목을 맡아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그는 특히 진학 지도에 능해 늘 학교 당국이 인정하는 ‘모범 교사’로 통했다. 지방에서 이른바 일류 고등학교의 기준은 서울 명문 대학에 몇 명을 입학시키느냐였다.이만호 교사는 1970~1980년대 영남고에서 서울 소재 명문대를 가장 많이 보내는, 실력 있는 교사로 통했다. 각종 표창을 독차지했다. 그만큼 학교에서는 그의 영향력이 막강 ‘금요 시사회’에서 기자들을 만나세요 [취재 뒷담화] 고제규 기자 종이신문 열독률 9.7%. 종이신문을 포함해 모바일, 컴퓨터로 읽는 결합열독률은 84.1%(3만138가구 및 가구 내 만 19세 이상 가구원 5만8936명 조사, 〈2022 언론수용자 조사〉).같은 조사에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한 뉴스 이용 급증. 동영상 플랫폼 가운데 특히 유튜브가 96.7%로 압도적. 신문은 위기라지만 새로운 플랫폼에 올라탄 뉴스 생산자에겐 호기. 〈시사IN〉 유튜브 개척자 장일호 기자다.유튜브 콘텐츠 생산자로서 현재 심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면?초조! 유튜브 세계, 너무 어렵다, 매회 방송하며 실감.2월 뭐라도 함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오늘의 햇빛이 쏟아지는 영화 [비장의 무비]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아빠는 젊었다. 같이 다니면 종종 오빠로 오해받을 만큼. 따로 살면서 자주 딸을 보러 왔다. 열 살 때 튀르키예로 같이 여행도 갔다. 2주 동안 둘이 참 잘 놀았다. 그런 아빠가 죽었다. 딸이 열여섯 살 때. ‘같이 다니면 종종 오빠로 오해받는’ 일 같은 건 영영 일어날 수 없게 되었다.아빠는 딸을 찍는 걸 좋아했다. 아빠의 캠코더로 딸은 아빠가 없는 세상을 찍기 시작했다. 더 찍고 싶은 게 많아서 영화감독이 되었다. ‘낯선 곳에서 어떤 변화를 맞이한 사람들’ 정도의 아이디어로 장편 데뷔작을 구상할 때였다. ‘내가 가본 낯선 곳’부 국정원 수사권 넘어가자, 드러나는 간첩 사건 이은기 기자 1월18일 ‘국가정보원’이라고 적힌 점퍼를 입은 국정원 수사관들이 서울 민주노총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였다. 압수수색에는 경찰 700여 명이 동원됐다. 대규모 ‘간첩’ 수사도, 국정원 수사관들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대공수사는 특성상 수사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진행된다.비슷한 시기 제주·창원·전주 등 ‘간첩단’ 사건이 연달아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보도에 등장하는 ‘간첩’들이 주로 활동하던 시기는 2016~2019년이다. 국정원이 왜 지금 대규모 공개 ‘간첩’ 수사에 나 “'김건희 의혹' 수사해도 나온 게 없다고? 대통령실의 거짓말”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김진주 PD·최한솔 PD ■ 방송 : 시사IN 유튜브 〈정치왜그래?〉(매주 화요일 저녁 7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장일호 기자■ 대담 : 박성민 전 청와대 비서관, 장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특검으로 검찰의 불공정 시비 종식시켜야 사법 시스템에 대한 불신 해소할 수 있어”“정의당이 특검 반대한다는 건 프레임… 당론은 ‘패스트트랙 신중론’”“김건희 의혹은 대선 전부터 있었던 것, 수사 요구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것은 검찰”“김건희가 지금까지 조사받지 않았던 이유, 현재 대통령 배우자라 보통의 청춘 열여덟 어른 이야기[사람IN] 주하은 기자 김성식(43) 아름다운재단 1%나눔팀장이 다른 NGO에 근무할 때였다. 김 팀장은 기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동이 만 18세가 되어 후원이 종료됐다고 알리고 다른 아동을 이어서 후원해줄 수 있는지 권유하는 일을 했다. 어느 날 한 후원자가 김 팀장에게 물었다. “만 18세가 되면 아이들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나요?” 당황한 김 팀장은 “이제 성인이니 스스로 책임지고 살아야 한다”라고 얼버무렸다.이 일은 오래도록 김성식 팀장의 마음에 남았다. 자립준비청년(만 18세가 되어 아동복지시설을 떠난 청년)들의 존재를 잊고 살았다는 것이, 성 오봉역으로 향하는 열차를 보는 일 [프리스타일] 나경희 기자 회사 근처에 서소문 철도 건널목이 있다. 출근 시간에 땡땡땡 소리가 들리면 사람들이 우르르 함께 뛴다. 망설이다 반 박자 늦게 달리기 시작한 사람들은 허리 숙여 차단기 밑을 빠져나와야 한다. 호루라기를 불며 고함치는 안전요원들의 목소리가 뒤따라오는 건 덤이다. 그런 건널목 풍경이 좋기만 했다. 작년까지는.11월 중순 쌀쌀한 아침이었다. 땡땡땡 소리가 들리고 차단기가 내려가고, 속도를 늦춘 열차가 선로로 들어왔다. 멀찍이 떨어져 있던 나는 헉, 하고 숨을 들이쉬었다. 시멘트를 실은 열차였다. 줄줄이 연결된 열차 옆면에는 ‘코레일(KO 난방비가 쏘아올린 공 원전이냐 재생에너지냐 이오성 기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가스비와 전기료를 더 올려야 하느냐 마느냐, 정부가 난방비를 얼마나 지원해야 하느냐, 나아가 공기업인 가스공사와 한국전력의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결국 언젠가 어떻게든 매듭을 지을 수 있는 문제다.‘난방비 폭탄’ 국면이 지나가도 남을 거대한 이슈는 이것이다. 에너지의 90% 이상을 타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에너지 절대 빈국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높아진 보호주의 무역장벽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뚜렷하다. 남의 나라 에너지를 값싸게 수입해 쓰는 시대는 끝났다. 에너지가 섭식장애로 미끄러진 당사자가 만든 지지대 김영화 기자 섭식장애를 경험한 사람들은 섭식장애에 ‘걸린다’가 아니라 섭식장애로 ‘미끄러진다’고 표현했다. 어느 날 눈 떠보니 걸려 있는 병이 아니었다. 위험신호가 서서히 쌓이다가 어떤 순간에 툭 미끄러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거식증이나 폭식증 등 섭식장애는 정신적인 문제로 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다이어트 강박부터 우울증, 트라우마, 억압적 양육 환경 등 여러 요인이 거론되었지만, 어느 것 하나로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 오해와 편견도 그만큼 컸다.박지니씨는 1997년 고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 거식증으로 미끄러졌다. 거식증이란 여러분은 검찰을 믿을 수 있습니까? [정치왜그래? EP.30 미리보기] 장일호 기자·김진주 PD·최한솔 PD '검찰을 못 믿겠다.' ‘쌍특검’을 주장하는 민주당의 속내입니다. 특별검사제도는 고위공직자나 정치인 등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자들이 수사 대상이 됐을 때 실시됩니다. 검찰 수사의 중립성이 우려되기 때문에 독립된 수사기관을 꾸립니다. 민주당은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쌍특검을 추진하려 합니다. 하지만 특검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첫 관문인 법사위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입니다. 거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속처리안건, 즉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수사 칼날 세우는 게 윤석열표 노동개혁? 전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노동개혁을 말한다. 신년사에서 연금·교육 개혁과 함께 노동개혁을 ‘3대 개혁’ 중 하나로 꼽았다. 윤 대통령에게 노동개혁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일이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개혁 이외에 우리가 살길은 없다”. 이쯤 되면 윤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절체절명의 과제로 삼고 있는 건 분명한 듯하다. 그런데 노동개혁이란 대체 뭘까?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가 ‘미래노동시장연구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법학자 5명, 경제학자 3명, 경영학자 2명, 보건학자 1명과 사회학자 1명 등 연구자 당신의 번아웃은 우리 시대의 상태다 [기자의 추천 책] 김영화 기자 다소 도발적인 한국어 제목과 달리 원제는 ‘Can’t Even’, 의역하자면 더 이상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미국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2019년 쓴 칼럼이 책의 시작이었다. ‘밀레니얼은 어떻게 번아웃 세대가 되었는가.’ 흔하디흔한, 그래서 진부하기 짝이 없는 세대론으로 지나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 칼럼이 온라인에서 ‘터졌다’. 700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번아웃을 호소하는 수천 개 응답 메일이 작가에게 쏟아졌다. 무엇이 달랐을까?1981년생 저자는 밀레니얼의 현실을 ‘번아웃’으로 설명한다. ‘열정을 좇는 직업을 누가 가스비를 올렸나, 난방비 인상 팩트체크 변진경 기자 이번 달 가스비 고지서를 받아든 당신, 욕할 대상을 찾고 싶다. 누구일까? 누가 내 난방비를 올렸을까? 정확히 알아야 정확히 탓할 수 있다. 난방비를 둘러싼 주장 혹은 소문을 팩트체크 해보았다.1. ‘난방비 폭탄’은 문재인 정부 탓?지난해 12월 사용분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가 나온 이후 난방비 이슈가 정치권의 주요 싸움거리가 되었다. 야당들은 “윤석열 정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난방비를 크게 올려 민생을 파탄시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지난 문재인 정부가 가스비 인상을 미루는 포퓰리즘 정책을 펴고 ‘탈원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공개 토론 제안한 이유 [기자들의 시선] 전혜원 기자 이 주의 공간2월6일(현지 시각) 새벽 4시17분,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났다. 9시간 뒤 인근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작은 여진도 잇따르면서 튀르키예와 시리아 두 나라의 사망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섰다. 12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고통받는 시리아는 구호물품 전달조차 어렵다. 지구의 표면은 ‘판’이라 불리는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지진은 아라비아판이 북쪽으로 움직여 아나톨리아판에 부딪치면서 일어났다. 튀르키예 남동부는 두 판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이 주의 면담2 ‘윤핵관 퇴진 도우미’의 점심시간 [포토IN] 김흥구 (사진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뒤늦게 당권 도전을 선언한 천하람(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후보(왼쪽). ‘이준석 아바타’라는 윤핵관·친윤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2월8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쿠키뉴스·한길리서치 조사 10.9%, 미디어트리뷴·리얼미터 조사 9.4%)의 지지율을 보이며 단숨에 3위까지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공식적으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지 5일 만이다.2월6일 “국민의힘 주류를 왜곡하고 오염시키고 있는 윤핵관들은 퇴진해야 한다”라며 ‘간신배 윤핵관의 퇴진 도우미 ‘추억은 거들 뿐’ 슬램덩크에만 있는 이것 박인하 (만화평론가) 2월1일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200만 관람객을 넘겼다. 30~40대가 예매 관객의 70.4%, 20대가 18.7%를 차지하고 있다(CGV 기준). 성별 분포도 흥미로운데 남성이 52.5%, 여성이 47.5%로 거의 비슷한 비중이다. 1990년대를 풍미한 인기 만화 〈슬램덩크〉가 스포츠 장르이니 극장을 찾은 팬들이 대부분 30~40대 남성일 것이라 예측하지만, 절반이 여성 팬이다.〈슬램덩크〉는 소년만화 아니었나? 맞다. 하지만 〈슬램덩크〉는 소년만화의 인기 공식을 바꾼 새로운 만화였다. 지금의 열풍엔 기존의 학원물로도, 스포츠물 “내가 아니라 사회에 갚아라”, 〈어른 김장하〉 울림을 담다 창원·임지영 기자 경남 창원시 마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10여 분 달려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 내렸다. 주소에는 ‘2부두’라고 쓰여 있는데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28층에 올라가자 김주완 기자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제야 거실에서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였다. 먼저 온 김현지 PD가 일행을 맞았다. 김 기자의 서재는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의 초입에 나오는 그대로였다. 진주를 비롯해 경남 일대 역사를 다룬 책과 민간인 학살 등 현대사 자료가 빼곡한 방에서 그가 담배를 태웠다. 화면에서처럼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여기서 기차로 20여 분 더 가면 진주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