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 안 합니다” 생애 모델을 거부하는 사람들 [2023 연애·결혼 리포트] 김동인 기자 ‘2022년 합계출산율 0.78명’ 2월22일, 통계청이 발표한 숫자 하나에 온 세상이 놀랐다. 가임기 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숫자가 0.78명이라는 얘기다. 외국인 유입 없이 인구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1명을 넘어야 한다. OECD 가입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밑으로 떨어진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마저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정부는 3월 중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대통령이 직접 주재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호들갑이 필요 윤석열 대통령, 한·일정상 회담에서도 완패? [정치왜그래?] 고제규 기자·최한솔·김진주 PD ‘연포탕’ 아닌 ‘용산탕’, 검찰 출신들, 총선 앞으로?3월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등이 첫 상견례 만찬을 가졌습니다. 이에 앞서 김기현 대표는 사무총장에 이철규 의원,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강대식 의원, 수석대변인에 유상범 의원과 강민국 의원 등 사실상 친윤 일색으로 당직 인사를 했습니다. ‘연포탕’이 아니라 ‘용산탕’이라는 비판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사실상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로 당이 수직계열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윤석열 워킹맘 형틀목수의 꿈, 여성이 행복한 일터 [나는 ‘건폭’이 아닙니다②] 변진경 기자 건폭, 조폭, 깡패, 가짜 근로자, 귀족 노동자, 무법자, 가짜 약자, 민폐 집단…. 요즘 우리 사회가 어떤 부류의 국민을 부르는 말이다.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장관이 조어(措語)하고 입에 올리면 다수 언론이 그대로 받아쓰는 단어다. 이 모진 말들이 향하는 대상은 건설 현장 노동자, 그중에서도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들이다.머리띠를 두르고 조끼를 입고 거리로 나서 집단행동을 벌이는 이들을 보고 사람들은 가끔 잊는다. 이들의 개별성을. 이들 각각이 누군가의 가족이고 이웃이고 친구이고, 또 시민이고 국민이라는 사실을. 건설 노동자 한 명 한 난방비 대란 시대, 언제까지 가스 난방 하고 살 거야? 이오성 기자 지난겨울은 혹독했다. 언제까지고 다른 나라로부터 값싸게 수입해 쓸 수 있을 줄 알았던 에너지가 우리 일상을 옥죄는 경험을 톡톡히 했다. 1987년 국내에 도입된 이래, 30년 이상 대다수 한국인의 난방과 취사를 책임져온 가스라는 연료를 되돌아보게끔 하는 계기가 됐다.그 어느 때보다 더 가스의 위력을 실감한 지금, 가스의 시대가 저무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말이냐고? 석유·석탄 난방이 그랬듯 가스 난방 역시 세계적으로 퇴출 수순에 들어갔다는 말이다. 한국만 이런 현실을 잘 모르거나 둔감하다.먼저 유럽. 영국은 2025년부터 모든 신축 초등학생 사교육비는 얼마나 들까? [기자들의 시선] 임지영 기자 이 주의 통계교육부가 3월7일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초·중·고교 3000여 곳의 재학생 7만4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3~5월, 7~9월 사교육 지출액을 집계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규모는 26조원으로 2007년 시작한 관련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초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37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13.4% 늘어 중학생 11.8%, 고등학생 9.7%보다 증가 폭이 컸다. 코로나19로 돌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공교육, 학습 결손, 문해력 저하 등의 여파로 추측된다.이 주 누가 노가다를 무시하는가 [기자의 추천 책] 변진경 기자 ‘노가다’의 말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행동과 성질이 거칠고 불량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노가다의 순화어라는 ‘막일’의 뜻도 마찬가지다. ‘1. 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하는 노동(≒막노동) 2. 중요하지 아니한 허드렛일.’ 〈노가다 칸타빌레〉는 이런 노가다의 정의를 땀 냄새 물씬 풍기는 공사판 체험기를 통해 반박한다. 저자는 전직 기자 출신 노가다꾼이다. 스스로를 ‘글 쓰는 노가다꾼’으로 소개한다. 그는 현재 자신의 업, 노가다를 ‘공간을 만드는 일’로 여긴다. “이 공간을 매개로 누군가 간호법 제정안, 왜 싸울까? 무엇이 바뀔까? 주하은 기자 2023년 2월, 간호법은 여야 대치의 중심에 섰다. 2월9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간호법을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횡포라며 반발한다. 보건의료 단체 간 이견이 커 법사위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비판이다. 여당 내에서는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에 대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유 없이 법안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반박한다. 법안 내용에 대해 여야 입장 차가 없었으며 MZ 철근공은 왜 노조에 가입했을까 [나는 ‘건폭’이 아닙니다①] 변진경 기자 건폭, 조폭, 깡패, 가짜 근로자, 귀족 노동자, 무법자, 가짜 약자, 민폐 집단…. 요즘 우리 사회가 어떤 부류의 국민을 부르는 말이다.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장관이 조어(措語)하고 입에 올리면 다수 언론이 그대로 받아쓰는 단어다. 이 모진 말들이 향하는 대상은 건설 현장 노동자, 그중에서도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들이다.머리띠를 두르고 조끼를 입고 거리로 나서 집단행동을 벌이는 이들을 보고 사람들은 가끔 잊는다. 이들의 개별성을. 이들 각각이 누군가의 가족이고 이웃이고 친구이고, 또 시민이고 국민이라는 사실을. 건설 노동자 한 명 한 걱정스러운 ‘과속 외교’의 끝은?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좋아 빠르게 가.” 지난 대선이 한참 지나고서야 이 말의 출처를 알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촬영한 ‘공약 쇼츠’에서 나온 말이다. 뭐가 좋고, 뭐가 빠르게 가? 온라인에서 자주 접했는데도, 뭔가 어감이 어색했다.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을 내놓았다. 말도 어려운 ‘제3자 변제’ 방안이다. 한마디로 국내 기업 단독으로 조달한 재원으로 배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정부안은 2018년 10월·11월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 배상 확정판결의 취지를 무시한 조처다. ‘굴욕·굴종’이라는 말이 뒤 지난해 국내 복권 판매액은? [기자들의 시선] 나경희 기자 이 주의 죽음10년 동안 돼지농장에서 일했던 타이 출신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2013년 관광비자로 입국한 그는 경기 포천시에 있는 한 돼지농장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일하며 월급 대부분을 고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살았던 공간은 축사 안에 있어 일터와 쉼터가 구분되지 않았다. 그의 시신이 야산에서 발견된 다음 날 경찰은 돼지농장 주인을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농장주는 축사 안의 시신을 보고 자신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사실이 발각될까 봐 두려워 시신을 유기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인정했다. “그런 돈은 곧 굶어 죽어도 안 받겠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그런 돈은 곧 굶어 죽어도 안 받겠다.”3월7일 양금덕 할머니가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정부 해법 강행 규탄 긴급 시국선언’에 참석해 한 말.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 배상 해법은 일본에 굴종한 결과라며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하는 게 아니라면, 어떤 돈도 받지 않겠다는 입장. 양 할머니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44년 미쓰비시중공업의 나고야 항공기제작소 도토쿠 공장에 동원됐다. 정부 발표에 반대하는 피해자 단체들은 앞으로 매주 토요일에 규탄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계획.“가해자의 괴롭힘, 방관하는 또래의 무시, 담임교사의 슈퍼볼 하프타임 쇼, 단 하나의 공연을 추천한다면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슈퍼볼(Super Bowl),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여러분은 이 슈퍼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시는지. 슈퍼볼은 미식축구 리그(NFL)의 결승전을 뜻한다. 단판 승부로 매해 최강팀을 가리는 이벤트다. 한데 음악 팬에게 슈퍼볼은 다른 의미에서 중요하다. 바로 전반과 후반 사이에 열리는 ‘하프타임 쇼’ 때문이다.이런 뉴스를 본 적 있을 것이다. “한국 기업이 슈퍼볼 하프타임 쇼 광고를 했다.” 알려져 있다시피 슈퍼볼 하프타임 쇼 광고는 전 세계에서 단가가 가장 비싸다. 그렇다면 대체 얼마인지 궁금할 텐데 우리의 정신 건강을 감자탕 보들살은 아무나 못 먹는다 [밥 먹다가 울컥] 박찬일 (셰프) 인생은 낯선 여행지의 식당 메뉴 같은 거라고 했다. 메뉴판에 적힌 것과 달리 뭐가 나올지 모른다고. 우리는 보통 ‘꼬였다’고 했다. 인생 꼬였네. 군대 생활 꼬였네. 회사 생활 꼬였네. 꼬인 줄을 풀다 보면 어느새 삶은 풀 수 없는 실타래 같은 거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감자탕을 한 그릇 시켜놓고 소주를 마셨다. 그 꼬인 인생들을 생각하면서.종태는 아주 눈치가 빨랐고, 귀신같은 녀석이었다. 종태 뒤만 따라다니면 먹을 게 생겼고 용돈도 챙길 수 있었다. 중학생 때였는데, 우리는 이미 성인영화를 섭렵하고 있었다. 종로 우미관 3층의 개 ‘재난 당한 이는 피해자가 아니’라는 희한한 법 [세상에 이런 법이] 오지원 (변호사) 얼마 전 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 토론회에 다녀왔다. 나는 생명안전기본법을 설명하기 위해 그 자리에 발제자로 참석했다. 토론 과정에서 생명안전기본법을 들은 유가족 가운데 몇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법조문을 보고 치유가 되는 느낌을 받은 것은 처음이에요.” “안경을 쓰기 전에 뿌옇게만 보이던 상황이 안경을 쓰면 선명하게 보이잖아요. 이 법은 그런 법이네요.”참사만으로도 고통스러웠을 이들은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어떤 일을 겪었을까. 무엇이 그들을 아직도 편히 쉬지 못하게 만드는 걸까. 참사 현장인 중앙로역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 역사는 달라진다,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여여한 독서] 김이경 (작가) 독서회 친구들이 올해 역사 공부를 해보자고 한다. 좋다곤 했는데 막상 책을 고르려니 쉽지 않다. 역사란 주제가 워낙 넓고 깊어서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아득하다. 일단 이제까지 듣고 배워 익숙한 서구 중심의 세계사와는 다른 관점에서 쓴 세계사부터 읽기로 했다. 처음이니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으로.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타밈 안사리가 쓴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뿌리와이파리, 2011)가 눈에 띈다. 이슬람권을 다룬 역사서는 유진 로건의 역저 〈아랍〉이 있지만 육중한 덩치가 부담스럽고, 타밈 안사리의 책은 조금 편하게 읽을 ‘쓰는 사람’이라는 본성을 깨우고 싶다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끈기의 말들강민선 지음, 유유 펴냄“쓸수록 무거워지는 줄 알았는데 희한하게 가벼워졌다.”머릿속에는 오직 두 개의 방만 존재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책이 있는 방과 다음에 만들 책이 있는 방. 홀로 책을 직접 쓰고 만들어 출간하는 1인 출판사 ‘임시제본소’ 대표인 저자가 써낸 끈기의 글이다. 〈도서관의 말들〉 〈서점의 말들〉 등을 펴낸 유유 출판사의 문장 시리즈다. 책이나 영화 대사 등 여운을 남긴 한 문장과 이와 관련한 참고 버티는 짧은 이야기 100개가 담겼다. 저자가 세상에서 증발할 것만 같던 때에도 놓치지 않고 한 유일한 일이 길고양이 논란을 풀 열쇠, ‘처치’가 아닌 ‘공존’ [반려인의 오후] 김영글 (미술작가) 얼마 전 한 유튜버가 새를 사냥하는 고양이의 습성에 대한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이후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게 옳은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혹자들은 고양이도 야생동물처럼 자연도태의 법칙에 맡기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고 주장한다.그러나 길고양이는 야생과 비야생의 경계에 놓인 존재다. 인간 외에 상위 포식자가 거의 없는 맹수이지만, 인간과 관계 맺고 교감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영역 동물인 그들의 터전은 인간이 짓고 부수는 도로와 건물로 인해 계속해서 뒤바뀐다. 길고양이의 삶은 이미 인간과 결부되어 있다. 그 사실을 모른 척하고 통계와 데이터, 모두에게 똑같이 보일거라는 착각 [미디어 리터러시]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웹툰 〈송곳〉을 본 사람들이 명대사로 꼽는 것이 있다.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이 달라진다.” 우리 대부분은 어디엔가 위치하는 것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고, 목표한 곳에 이르면 그 자리에서 보는 풍경을 원래 보던 것처럼 생각한다. 그 전의 자리에서 보던 풍경은 금세 잊어버린다.통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이와 비슷하다. 같은 지지율 통계에 대해서도 각자 지지하는 성향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의 난방비 폭등과 관련해서는 도시가스 이용자 중심의 통계만 기사에 주로 담기고, 지하철 무임승차와 관련해서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 김민재·이강인 이적, ‘바이아웃 조항’에 달려 있다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온사이드> 편집장) 유럽 축구의 이적 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다. 시즌 중 전력 보강의 기회가 열리는 겨울 이적 시장이 1월로 종료됐다. 본격적으로 큰돈이 오가는 여름 이적 시장은 시즌 공백기인 6월부터 8월까지 열린다. 물밑에서는 지금도 각 구단과 선수 대리인(에이전트)들의 접촉과 협상이 활발하다.김민재(27·나폴리)와 이강인(22·마요르카)도 그 대상이다. 뛰는 팀도, 리그도 다르지만 두 선수의 이적설에는 공통의 쟁점이 있다. 바로 바이아웃(Buyout) 조항이다. 김민재의 경우 나폴리가 바이아웃을 없애기 위해 기를 쓰는 모습이다. 반면 마요르카는 이 김기현 지도부? 아니죠, 윤석열 지도부! [금요시사회] 장일호 기자·김진주 PD·최한솔 PD ‘당심’은 ‘윤심’에 있었습니다. 3월8일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열고 김기현 후보를 새 당대표로 선출했습니다. 결선투표 없는 과반 득표 당선이었습니다.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 및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역시 지도부에 입성하며 ‘친윤 지도부’가 꾸려졌습니다. 새 지도부는 첫날부터 “이번 전당대회로 이준석 정치의 완전한 청산 계기를 마련했다”(김재원 수석최고위원)라고 자평하는 등 친이준석계 때리기로 기선 제압에 나섰습니다.3% 지지율로 시작한 김기현 후보가 53% 득표율로 당대표로 당선된 데는 ‘윤핵관’ 장제원 의원의 역할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