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장애인은 승려인가, 노예인가 [세상에 이런 법이] 최정규 (변호사·<얼굴 없는 검사들> 저자) 벌써 10년 전 일이다. 실종되었던 시각장애인이 엄마에게 보낸 한 장의 편지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염전 노예 사건. 장애인 100여 명이 임금 한 푼 받지 못한 채 가혹행위를 당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한 현대판 노예 사건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외신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세계 시민들도 ‘북한이 아니라 남한에서 벌어진 일이 맞냐?’며 경악했다.부모가 맡겨놓고 간 장애인을 지금까지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줬는데, 왜 처벌받아야 하느냐고 법정에 선 염전주들은 항변했지만, 법원은 단호했다.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 보장이라는 기본이념을 정면으 세월호 생존자 김주희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63] 신선영 기자 세월호 참사 생존자 김주희씨(27)는 참사 초기 언론의 오보를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에 공개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직접 경험한 사실이 왜곡 없이 사람들에게 전달되길 바랐다. 그는 대학 친구들에게 ‘단원고 특별전형’ 입학을 숨기지도 않았다. 오히려 기회를 준 학교에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학교생활에 임했다. 학과에서 처음으로 여성 학생회장을 맡기도 했다.“저는 공개적인 말을 할 때 ‘다른 친구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말을 자주 해요. 모두 다르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에요. 10년이 지나도 다 괜찮은 건 아니에요. 아직 힘든 친구 전국 유일 군 단위 월간지, 〈월간 옥이네〉를 읽는 이유 [미디어 리터러시] 신혜림 (CBS 유튜브 채널 ‘씨리얼’ PD) 내게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아주 내밀한 것까지 알고 있는 동네가 있다. 그곳은 바로 충북 옥천이다. 오매불망 기다리는 택배가 꼭 한 번씩 거쳐가는 ‘옥천 허브(hub)’의 그 옥천 맞다. 아는 사람은 안다. 옥천이 다름 아닌 지역 저널리즘의 산실이라는 사실. 중심에는 어느덧 34년이 된 〈옥천신문〉이 있다. 군민 222명이 주주로 모여 창간한 〈옥천신문〉은 지금도 그 어느 곳보다 활발하게 다양한 방식의 공론장을 고민하고 구축하며 확장하고 있다.나는 〈옥천신문〉에서 뻗어 나온 지역 잡지 〈월간 옥이네〉(이하 옥이네)의 외지인 구 피노키오가 진정 되고 싶었던 것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피노키오로 철학하기〉(효형출판, 2023)에는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의 모험〉(1883)과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이 이 동화를 해석한 〈피노키오. 두 번의 해설과 세 번의 그림이 있는 인형의 모험 이야기〉(2021)가 합본되어 있다. 475년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이후 이탈리아반도에는 1400여 년간 통일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1861년, 마침내 이탈리아 건국이 이루어지자 콜로디는 지역주의와 전근대성으로 낙후된 조국을 근대적으로 계몽하기 위해 저 교훈적인 동화를 썼다. 나무토막에서 꼭두각시 인형으로 탄생한 피노키오는 인 엑셀 대신 세상과 싸우는 ‘게으른 해커들’ [테크 너머] 조경숙 (테크-페미 활동가) 지금까지 여러 지면에 테크 업계나 그 서비스를 비판하는 칼럼을 자주 기고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기술 반대론자인 건 아니다. 오히려 나는 기술을 꽤 사랑하는 편이다. 학창 시절 취미로 시작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업으로 삼기까지, 많은 시간을 기술에 몰두하며 보냈다. 무엇보다 내가 동경한 기술의 세계는 언제나 ‘열린 문’이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이 많았고, 많은 사람이 선뜻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 접하는 오류 메시지라도 무섭지 않았다. 구글에 메시지를 넣어 검색하면 언제든 답 인플레 하락하는데 고용은 잘나가네?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높은 하늘에서 비행기의 고도를 낮추고 활주로에 부드럽게 착륙하는 소프트랜딩(연착륙)은 비행기를 조종할 때 가장 어려운 일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과정에서 경기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소프트랜딩을 바라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경제에서 실업률의 큰 상승 없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하는 소프트랜딩이 나타나고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통화정책은 비행기 조종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어서 소프트랜딩은 통화정책의 성배(聖杯)로 불리기도 한다. 기준금리가 인 국민의힘·민주당 공천이 욕먹는 이유 [정치하는 인간] 장일호 기자·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공천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이번 양당 공천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논란을 불러왔습니다.가장 큰 잡음은 민주당에서 나왔습니다. 친명계 후보 다수가 본선에 진출한 반면에 비명계 후보들이 무더기로 탈락하면서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을 사당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중진 현역 의원들이 그대로 공천을 받으면서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반발이 나왔습니다.여야의 이번 총선 공천은 구태적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한 김용남·신장식 대동단결? “한동훈은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하라!” [김은지의 뉴스IN] 장일호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 진행자 / 오늘의 키워드는 ‘제3지대’입니다. 현재 제3지대에서 여러 정당이 뛰고 있는데요. 오랫동안 한국 사회 진보 블럭을 담당해 왔던 녹색정의당이 있고, ‘진짜 민주당’을 강조하는 새로운미래가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한 개혁신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한 조국혁신당도 있죠. 오늘은 이 중에서도 개 시사IN 제861호 - ‘금값’의 비밀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김영화 기자 기자들의 시선/주하은 기자 포토IN/학교가 사라지는 풍경COVER STORY IN‘두 알 1만원’ 사과 가격, 원인도 있고 대안도 있다기후위기 시대 농산물 가격은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다. 이미 시장도매인이라는 대안이 있지만좀처럼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도매시장 법인 측의 반대, 정부의 미온적 태도가 발목을 잡는다.ISSUE IN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그가 얻고 잃은 것 전공의 떠난 자리에서 외줄 타는 PA 간호사들 모자의 난 부른 ‘한 지붕 두 가족’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고유진 (2022년 1월부터 전자책 구독, 서울)〈시사IN〉 제859호는 기사 하나하나가 모두 커버스토리로 다뤄도 될 만큼 중요한 문제를 골고루 짚어주었다. 그 가운데 특히 인상 깊었던 기사는 의대생 증원 관련 대담 ‘의대 증원에 찬성한다, 이런 방식엔 반대한다’와 중국 쇼핑 플랫폼에 대한 기사 ‘중국 쇼핑 앱이 온다, 더 싼 물건들이 온다’였다.‘의대 증원에 찬성한다, 이런 방식엔 반대한다’ 기사를 통해 왜 의사 정원이 늘어나야 하는지, 왜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갈등이 깊어졌는지 의사와 의대생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 ‘치유공간 이웃’ 이영하 전 대표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62] 신선영 기자 2014년 9월 정신과 의사 정혜신·심리기획자 이명수 부부의 제안으로 안산에 ‘치유공간 이웃(이웃)’이 문을 열었다. 20년 차 시민단체 활동가이던 이영하 전 대표(50)는 유가족이 마음껏 와서 울고, 편하게 밥을 먹고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에 주저없이 실무를 맡았다. 2021년 2월, 6년 5개월여 만에 이웃은 문을 닫았다. 실무자에서 대표로, 이웃의 처음과 끝을 함께한 그는 1년 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로 책 〈밥은 먹었어요?〉를 펴냈다. 현재는 안산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안산 지역 활동가로 굉장히 열심 ‘똥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방법 [비장의 무비]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1858년 늦여름. 처마 밑에서 비를 긋는 두 남자. 폐지를 한 바구니 안고 선 청년 추지(간 이치로)에게 야스케(이케마쓰 소스케)가 깐족댄다. “그거 팔면 얼마나 쳐줘? 얼마 벌지도 못하겠네.” 약이 올라 되묻는 추지. “그러는 넌. 그거 팔면 얼마나 받는데?” “종이 따위론 돈이 안 되는구나?” 씨익 웃으며 넌지시 속을 떠보는 야스케. “내 동료가 그만뒀는데 말이지….”이어지는 장면. 한적한 시골 오솔길. 야스케가 끄는 수레를 추지가 밀고 있다. 폐지 장수 그만두고 야스케의 동료가 되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잔뜩 얼굴을 찌푸린다 30년 차 ‘토끼 작가’ 듀나는 말한다, 절망하지 말자고 김영화 기자 미국의 한 물리학과 교수가 타임머신 개발에 성공한다. 그가 처음 한 일은 기원전 399년 그리스로 날아가 소크라테스 재판이 플라톤이 기록한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 그런데 막상 타임머신을 타고 아테네에 도착하자 덜컥 겁이 났다. 사람 하나라도 잘못 건드린다면 세계 역사가 완전히 바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교수는 결국 현재로 돌아오기로 하는데, 타임머신에 붙어 있던 나비 한 마리가 과거에 남겨진 것을 꿈에도 몰랐다. 나비의 날개에는 우연히 감기 바이러스가 붙어 있었고,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인류 역사를 처참하게 망가뜨 고통과 슬픔에 카메라를 들이댄다는 것 [취재 뒷담화] 장일호 기자 〈시사IN〉 온라인판에 연재되고 있는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 기록이 반환점을 돌았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4월16일까지 ‘세월호 사람들’ 100명을 만나는 기획으로 사진팀 전원이 투입되었다. 기획을 맡은 기자 네 명에게 어떤 마음으로 기록하고 있는지 물었다.조남진:세월호 참사 당일 기억이 여전히 너무 선명하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한국 사회에 필요하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찾는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학생이 아닌 일반인 희생자들의 이야기가 오래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 김정은이 말한 ‘영토 평정’에 숨겨진 두 가지 의도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교묘하게 섞어 쓰는 언어 때문에 우리 사회가 혼란스럽다. 김정은 위원장 처지에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일 것이다. 아니 그는 환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함께 우리를 조롱하는 대화를 나누고 있을 수도 있다.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연일 남북 관계를 ‘교전 중인 두 개의 적대국가’로 설정하는 말을 쏟아냈다(〈시사IN〉 제854호 ‘단순 말 폭탄인가, 진짜 전쟁할 결심인가’ 기사 참조). 그의 발언 가운데 우리 사회가 혼돈을 겪고 있는 단어는 ‘영토 평정’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출국금지 몰랐다? “이상한 인사검증” [김은지의 뉴스IN] 이은기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김민하 시사평론가, 이은기 기자★ 첫 번째 뉴스 키워드 : ‘비명’ 무더기 탈락 ■ 진행자 / 민주당이 어제 20개 지역구 경선 결과를 발표했죠.■ 이은기 / 어제(3월6일)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20개 지역구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박광온(경기 수원정)·강병원(서울 은평을)·윤영찬(경기 성남중원) 그리고 전혜숙 의원(서울 광진갑) 등 비명(이재명)계 현역 의원들 ‘조국혁신당 신장식’ vs ‘개혁신당 김용남’ 제3정당 맞수 토론 [김은지의 뉴스IN] 김은지·장일호 기자·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총선을 30여 일 앞둔 가운데 제3지대 세력의 판이 다시금 흔들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주도하는 조국혁신당의 흥행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창당과 동시에 지지율이 오르기 시작한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정당 선호도에서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지지율 3위를 기록했습니다. 어제(3월6일) 발표한 연합뉴스·연합뉴스TV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비례대표 의원을 뽑는 정당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택하겠다는 응답이 13%로 제3지대 신당 가운데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개혁신당은 3%, 새로운미래는 2%로 2학년 8반 임현진 학생 부모 이미숙씨, 임희민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61] 신선영 기자 2학년 8반 임현진 학생 엄마 이미숙씨(53)와 아빠 임희민씨(54)는 세월호 참사 1년 뒤 이사했다. 두 사람은 새집에서 아들의 방을 다시 만들었다. 방은 큰 가구 대신 성장과정이 담긴 사진 액자와 사용하던 물건으로 채워졌다.“가끔 현진이 방에 와서 사진도 들여다보고, 혼잣말도 하고 그래요. 외동아들이니까, 이렇게 저희와 같이 지내는 것처럼 꾸며놓고 지내요. 현진이가 용돈을 모아 사준 전자레인지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어요. 점점 나이가 들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밝게 살다가 현진이에게 가야겠다고. 슬프게 지내면 아들도 엄마가 늘 “노란버스는 공공재다” [사람IN] 변진경 기자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학원만큼이나 어린이들이 오래 머무르는 곳이 있다. 바로 그곳까지 아이들을 태워 데려다주는 ‘노란버스(어린이통학버스)’ 안이다. 노란버스 없이 대한민국 보육과 교육은 돌아가지 못한다.전국셔틀버스노동자연대(이하 셔틀연대) 박사훈 위원장(66·왼쪽)과 홍수인 사무처장(50·오른쪽)은 노란버스를 운전하는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 일은 곧 노란버스를 타는 어린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셔틀연대는 전국의 어린이 통학버스 차량 대수를 30만 대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올림픽 기간 파리, 지하철 요금이 두 배? 파리·이유경 통신원 2024 파리 올림픽 개최를 5개월여 앞둔 프랑스가 난맥을 드러내고 있다. 개최지인 프랑스 파리의 각종 도시문제부터, 주최 측의 행정적 혼선까지 이어진다. 당장 수도 파리의 인프라 문제가 도드라진다. 특히 대회 기간 중 대중교통 운영 문제는 오래전부터 난항이 예상되어온 문제다.지난해 11월28일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도지사는 올림픽 기간인 7월20일부터 9월8일까지 지하철 운임을 두 배가량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파크레스 도지사는 “(올림픽 기간) 방문객들에게 적절한 가격”이라며 월 정기권을 이용하는 파리 시민들을 제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