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부활하고 내 입맛도 부활하고 [맛없는 나라, 맛있는 이야기] 김세정 (변호사)·최은주 (이학박사) 한국은 더 이상 농경사회가 아니지만, 여전히 명절은 농사짓던 시절에 중요했던 날짜들이다. 마찬가지로 영국 사회는 기본적으로 기독교 전통에 기반해 있다. 현대 영국 사회는 다종교·다문화를 표방하고 충분히 세속적이지만, 여전히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이 가장 중요한 명절이다. 한국의 명절 음식처럼 영국 역시 절기에 맞춰 먹는 음식이 달라진다.크리스마스와 달리 부활절은 매년 날짜가 바뀐다. 부활절은 예수가 ‘못 박혀 죽은 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 날이다. 서방 교회의 부활절은 춘분이 지난 다음 보름달이 뜨고 나서 첫 일요일이다. 2023 직업인으로서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성희롱 [세상에 이런 법이] 이혜온 (변호사) 15년 전 그날의 술자리를 생각하면 지금도 수치스럽다. 변호사가 되기 전, 2년 차 사회부 기자 시절의 일이다. 수사 상황을 절대 알려주지 않는 형사들 틈에서, 어떤 수사를 하고 있는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알아내라는 지시를 받던 때였다.기자가 사무실에 들어서면 하던 말을 멈추고 잡상인처럼 내쫓는 경우가 많았지만 반갑게 맞아주던 수사팀 한 반장이 있었다. 팀 회식에 초대받고는 ‘드디어 친밀한 취재원이 생기는 것인가!’ 기쁘게 따라나섰다.그러나 2차 자리에서 아버지뻘인 그 반장은 ‘진짜 오르가슴을 느낄 때 여자들이 보이는 신체적 처음으로 바질이 겨울을 넘겼다 [반려인의 오후] 안희제 (작가) “아직 언제 갑자기 추워질지 몰라서 바질을 밖에 내놓질 못해. 잠깐 방심하면 애들이 훅 가버리잖아. 저번에 몬스테라 때 진짜 놀랐다고.”며칠 전, 식물들이 있는 곳에 햇빛이 가득 들어오던 짧은 아침에 아버지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 다행히 몬스테라는 지금까지 살아서 새 이파리를 틔웠다. 하지만 그때는 물을 특별히 많이 준 것도 아닌데 갑자기 잎과 가지 대부분이 급격하게 물렁물렁해지면서 죽기 직전까지 갔다.아버지는 그때를 떠올리며 바질을 돌보고 있다. 이번 바질은 유독 각별한데, 우리 집에서 처음으로 겨울을 넘긴 녀석이기 때문이다. 꾸 “거꾸로 가는 정부에 항의하며 나의 하루를 멈춥니다.” [시선] 신선영 기자 부모님과 함께 나온 초등학생, 휴가를 낸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정부 주도 개발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 농민 등 기후위기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이 4월14일 하루를 멈췄다.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열린 ‘414 기후정의파업’ 집회에 동참하기 위해서다.이번 기후정의파업은 지난해 9월24일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기후정의행진’보다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에 항의하는 직접행동의 의미가 있다. 주말이 아닌 금요일 낮에 열린 집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이 직접 제작한 손팻말을 들고 행렬에 동참했다. 한자리에 모인 ‘각양각색’의 참가자들 클린스만 체제 9일, 무엇이 달라졌나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온사이드〉 편집장) 위르겐 클린스만을 새로운 수장으로 영입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카타르월드컵 16강의 영광을 뒤로하고 다시 뛴다. 현역 시절 클린스만은 ‘전차군단’ 독일의 스트라이커 계보에서도 정점에 선 인물이었다. 1990년대 세계 최고의 골잡이를 논할 때면 어김없이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은퇴 후 지도자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대표팀(독일, 미국)과 클럽(바이에른 뮌헨, 헤르타 베를린) 감독직을 두루 거쳤는데, 명과 암이 공존한다. 대표팀 감독으로는 월드컵에서 확실한 족적(2006년 독일 4강행, 2014년 미국 16강행)을 남겼지만 클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