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얼마나 쉽게 조종당하고 있을까? 천관율 기자 1961년 미국 예일 대학 심리학과에 재직하던 스탠리 밀그램 교수는 ‘징벌이 학습에 끼치는 효과’를 측정한다며 피실험자를 모았다. 피실험자들은 연구자의 지시에 따라, 학습자가 문제를 틀릴 경우 전기 충격을 가하도록 지시받는다. 연구자와 학습자는 밀그램이 투입한 연기자다. 전기충격 역시 가상이지만, 피실험자는 그 사실을 모른다. 실험의 실제 목적은 ‘징벌이 학습에 끼치는 효과’가 아니라 ‘권위에 대한 복종’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계속 전기 충격을 높이라는 연구자(즉, 권위자)의 요구를, 피실험자가 어느 선까지 복종하고 언제부터 ... 공론조사로 푸는 탈핵 방정식 천관율 기자 공정이 30%쯤 진척된 원자력발전소 두 기가 있다. 지금까지 들어간 돈과 앞으로 나갈 일이 확정된 돈을 합쳐 2조6000억원쯤 된다. ‘탈핵’을 대선 공약으로 내건 새 정부는 난처하다. 계속 짓자니 대선 공약 파기다. 중단하자니 지금까지 들어간 유·무형의 비용이 간단치 않다. 어떤 판단이 답일까는 두 번째 질문이다. 진정으로 시급하면서도 결정적으로 떠오른 질문은, 무엇이 답인지를 누가 판단할 것인가이다.설계 수명을 넘긴 원전은 끄고 신규 원전 계획은 백지화해 탈핵 국가로 간다는 계획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에 따라 고리 국민의당 사태에서 진정으로 놀라운 대목 천관율 기자 문준용씨에 대한 국민의당의 제보 조작 사건은 어느 모로 보나 구태 정치다. 역설적으로 그 터무니없는 시대착오가, 오늘날의 한국 정치에 흥미진진한 질문을 던진다. 제보 조작 사건의 궤적을 되짚으면 이 역설이 선명하게 드러난다.대선 나흘 전인 지난 5월5일,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김인원 부단장이 중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가, 아버지인 문 후보의 권유를 받고 2006년 고용정보원에 원서를 냈다는 제보자 증언을 공개한 것이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취업 과정은 대선 내내 ‘특혜성 취업’ 여부로 공방이 류사오보가 간절히 중국을 떠나고 싶어 한다 천관율 기자 “중국에는 애초에 반체제 인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2009년 중국에 특파원으로 와 있는 외신 기자들이 한 반체제 인사의 감옥행을 질문하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자오쉬가 내놓은 답변이다. 이 ‘존재하지 않는 반체제 인사’는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중국 정부는 수감 중이던 수상자는 물론이고 그의 부인도 일시 가택 연금해 시상식 참석을 막았다. 노벨위원회는 빈 의자를 두고 노벨상을 시상하는 퍼포먼스로 항의했다. 중국 정부는 ‘빈 의자’ 키워드의 인터넷 검색 결과를 차단했다. 중국의 인권·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 ‘코드 인사’ 겁내지 말고 ‘통치 코드’ 공유하라 천관율 기자 수수께끼 같은 유행어가 돌아왔다. 문재인 정부의 첫 내각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이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들만 내각에 등용하면서, 전문성·객관성·탕평·협치를 내팽개치고 있다는 비판이 ‘코드 인사’라는 용어에 압축되어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야당(당시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은 인사 때마다 ‘코드 인사’ 공세를 폈다.이 유행어가 수수께끼인 이유는, 단순해 보이는 용어가 생각보다 복잡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코드 인사라는 비판은 내각에 A대위의 사랑은 어떻게 범죄가 되었나 천관율 기자 군형법 제92조의 6(추행).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동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 군인이 범죄자가 되었다. 5월24일 육군보통군사법원은 군형법 제92조의 6(이하 추행죄)을 적용해 A대위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대위는 함정수사 논란을 일으킨 육군의 동성애자 군인 색출 조사에 적발된 피의자 중 한 명이다. 추행죄는 한국 동성애 차별의 상징과 같은 조항이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도 폐지를 권고했다. 헌법재판소(헌재)에 세 차례 올라갔지만 모두 합헌 결정이 났다. 가장 최... 지방 붕괴, 다음은 수도권 연쇄 붕괴 천관율 기자 전국 균형 발전이 우선인가,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이 먼저인가. 한국은 국토가 좁은 나라이니, 차라리 인구와 자원을 수도권에 집중시키는 게 맞다는 주장도 있다. 거대 도시에서는 창발성 효과 덕분에 더 많은 혁신이 일어난다. 억지로 인구를 분산하면 이 혁신의 가능성은 사라지고, 그건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손해다. 그러니 서울 집중을 선택하는 게 나을까? 일본의 인구문제를 다룬 마스다 히로야의 〈지방 소멸〉은 아주 흥미로운 반론을 제시한다. 이 책은 저출산과 인구 유출 때문에 일본 열도의 절반이 인구가 없어 소멸할 위기라고 ... 검찰 개혁 재수생 이번에는 성공할까 천관율·김은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 인사가 검찰을 정조준했다. 5월11일 청와대 민정수석에 조국 교수(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를 앉혔다. 5월19일에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임명했다. 조국 교수는 강한 검찰 개혁 소신을 문재인 대통령과 공유하는 학자다. 윤 검사는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의 특별수사팀 책임자로, 박근혜 정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한 바 있다. 그는 이후 좌천되어 한직에 머물다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발탁되어 ‘국민 검사’로 떠올랐다. ‘서울중앙지검장 윤석열’은 기수를 중시하는 검찰 인사 관행을 깬 카드다. ‘새 시대의 첫차’가 출발했다 천관율 기자 정권교체 그 이상의 거대한 변화가 반쯤 시작됐다. 한 세대 후의 연구자들은 2017년 대통령 선거를 1987년 대선 이후 가장 중요한 대선으로 기록할지 모른다. 30년 묵은 한국 정치의 문법이 근본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다.유권자의 투표 행태는 늘 요동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지속성과 복원력이 강하다. 한번 정착한 기본 구도는 여간해선 바뀌지 않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대선과 1990년 3당 합당을 거치면서, 한국 정치는 지역 구도를 바탕에 깐 진보·호남당과 보수·영남당의 경쟁으로 고착됐다. 이처럼 기본 구도를 짜는 선거를 “대다수가 동의할 개혁 과제 밀어붙여라” 천관율 기자 데이터를 다루고 예측 모델을 만드는 사회과학자의 문장에는 보통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이라는 가정이 생략되어 있다. 물론 어떤 연구자도 현실에서 ‘다른 조건’들을 고정시킬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건 물리학이 가정하는 ‘마찰 없는 표면’과 비슷하다. 울퉁불퉁한 변수가 없는 상황을 가정하고 모델을 만든다. 모델이 만들어지면 그때 현실의 울퉁불퉁함을 반영한다. 박원호 교수(서울대)와 조석주 교수(성균관대)는 유권자 행동과 정치제도를 연구하는 정치학자다. 다른 모든 조건을 고정해놓고 하나의 변수를 움직여보았을 때 무슨 일이 3년만 참으면 보수가 살아난다? 천관율 기자 미래의 역사가들은 2017년 대선을 무엇보다도 ‘보수가 패퇴한 선거’로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보수의 후퇴는 이번 대선에서 진정으로 중대한 변화다. 대통령 선거를 넘어, 1987년 민주화와 1990년 3당 합당으로 형성된 한국 정치 지형의 구조변동까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당(현재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 계열 보수 정당과 더불어민주당 계열 진보·개혁 정당의 대결 구도는 1990년 3당 합당 이후 한국 정치의 기본 축이었다. 이 진보·보수 구도로 치러진 다섯 차례 대선에서 보수는 1992년(김영삼), 2007년(이 “대선 토론에서 다당제 정치의 예고편 봤다” 천관율 기자 데이터를 다루고 예측 모델을 만드는 사회과학자의 문장에는 보통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이라는 가정이 생략되어 있다. 물론 어떤 연구자도 현실에서 ‘다른 조건’들을 고정시킬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건 물리학이 가정하는 ‘마찰 없는 표면’과 비슷하다. 울퉁불퉁한 변수가 없는 상황을 가정하고 모델을 만든다. 모델이 만들어지면 그때 현실의 울퉁불퉁함을 반영한다. 박원호 교수(서울대)와 조석주 교수(성균관대)는 유권자 행동과 정치제도를 연구하는 정치학자다. 다른 모든 조건을 고정해놓고 하나의 변수를 움직여보았을 때 무슨 일이 극과 극 지지층, 다시 찾아온 안철수의 딜레마 천관율 기자 ‘안철수의 딜레마’가 돌아왔다. 5년 전인 2012년 대선 레이스에서도 ‘안철수 현상’을 결국 잠재우고 안 후보를 사퇴로 내몰았던 바로 그 딜레마다. 안철수(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층은 그때나 지금이나 대단히 이질적이어서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2012년의 안철수 후보는 ‘새 정치’와 ‘정권교체’라는 지지층의 두 갈래 요구를 조화시키는 데 실패했다. 2012년 안철수 캠페인은 ‘새 정치’에 방점을 두고 출발했다. ‘범야권 후보’로 묶일 행보는 철저히 피했다.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테이블을 최대한 회피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정 여론조사 속 문재인-안철수의 강점과 약점 천관율 기자 두 ‘37%’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사IN〉 대선 여론조사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문재인 후보(더불어민주당)와 안철수 후보(국민의당)는 각각 37.5%와 37.2%를 얻었다. 오차범위 내의 접전이다. 같은 ‘37%’ 안에 담긴 다른 의미를 읽으면 여론이 판단하는 두 후보의 강점과 약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투표일까지 두 후보의 선거 전략도 여론 지형도에 따라 맞춰갈 가능성이 높다. 여론 지형도에 드러난 전략적 변수들을 풀어본다.■ ‘적폐’ 전선은 안철수의 영토?문재인 캠페인의 핵심 키워드는 ‘적폐 청산’이었다. 민주당 유권자는 후보를 어떻게 선택할까? 천관율 기자 데이터를 다루고 예측 모델을 만드는 사회과학자의 문장에는 보통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이라는 가정이 생략되어 있다. 물론 어떤 연구자도 현실에서 ‘다른 조건’들을 고정시킬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건 물리학이 가정하는 ‘마찰 없는 표면’과 비슷하다. 울퉁불퉁한 변수가 없는 상황을 가정하고 모델을 만든다. 모델이 만들어지면 그때 현실의 울퉁불퉁함을 반영한다. 박원호 교수(서울대)와 조석주 교수(성균관대)는 유권자 행동과 정치제도를 연구하는 정치학자다. 다른 모든 조건을 고정시켜놓고 하나의 변수를 움직여보았을 때 무슨 일 비합리적인 인간의 합리적 사용법 천관율 기자 지난해 3월, 해외 출장지에서 이세돌 대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연결도 불안정한 스마트폰으로 지켜봤다. 3국까지 내리 지고 나서야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감이 잡혔다. 세상에, 바둑이 정복당했다! 내가 사는 동안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했던 풍경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세기의 대결 이후로 ‘인공지능의 습격’은 매우 인기 있는 주제가 되었다. 인공지능의 습격은 멀게는 ‘인간의 노예화’와 같은 SF 시나리오에서, 가깝게는 일자리의 소멸이라는 대단히 현실적인 위협까지 스멀스멀한 공포를 자극했다. 공포는 마케터의 좋은 친구다. 특... 삶을 ‘갈아넣은’ 한국 진보 정당사 천관율 기자 어느 무명 정당인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원내에서 가장 작은 당에 몸담았고, 대중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며, 구의원 선거 한번 나온 적 없는 사람이었다. 역사의 귀퉁이에 한 줄 기록되기도 쉽지 않은 이 죽음은, 그러나 그와 동시대를 살며 같은 꿈을 꿨던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무대 위의 삶을 살지 않았던 그가 남긴 흔적도 많지 않았다. 그를 추모하는 이들은 사진 한 장 더 찍어두지 않은 자신을 책망하며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뒤졌다.오재영. 1968~2017년. 마지막 직책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정무수석. 하지만 더 많은 사 태극기 집회의 비결 ‘애국의 삼각형’ 천관율 기자 2017년 광장의 주인공은 분명 촛불만은 아니었다. 서울 도심을 뒤덮었던 탄핵 반대 집회 물결은 “일당 받는 노인들”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규모와 응집력을 보여줬다. ‘일당 가설’의 대안으로 떠오른 여러 설명은 대체로 노인 세대의 특수성에 주목했다. “노인 빈곤의 결과다” “노인 소외를 헤아려야 한다” “세대 간 정보 격차가 문제다” “레드 콤플렉스를 내면화한 세대의 비극이다” 등의 가설이 경합하거나, 서로를 지지하며 전개됐다. 타당하다. 15~20% 수준에서 고착됐던 탄핵 반대 여론의 핵심 동력은 60세 이상 세대였다. 그런데 ‘ 문재인 대세론 앞 ‘반박비문’의 선택은? 천관율 기자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 대선 구도가 급속히 정리됐다. 대선 일자는 5월9일로 정해졌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궤멸 위기로 몰린 보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또다시 유력 주자를 잃어버렸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대선 레이스에서 사실상 조기 탈락 위기에 몰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창당 이후 최고 지지율을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민주당 경선은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4월3일, 결선투표로 갈 경우 4월8일에 결과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4월4일 대선 후보를 확 윤여준, “‘이게 나라냐’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천관율 기자 2012년 12월19일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초박빙 승리를 거둔 직후, 〈시사IN〉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났다. 보수에서 손꼽히는 전략가인 이 노정객은 당시 인터뷰에서 박근혜 당선자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을 걱정했다. “엄격한 공공의식이나 절제된 언행은 분명한 장점이다. 그런데 이게 근대적·민주적 공공성이라기보다는 국가 전체를 일종의 가족 재산으로 봐서 나오는 거 아니냐. 이게 과연 민주주의 국가가 요구하는 공공성이 맞느냐. 이건 위험하다.”예언은 고스란히 현실이 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매우 공적으로 보이는 외양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