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는 대체 불가능한 치료제이다” 이오성 기자 그동안 한국에서 대마 합법화를 요구하는 이들의 논지는 ‘대마가 사회적으로 해롭지 않다’였다. 술·담배보다 폐해가 덜하니 법으로 처벌하지 말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2005년 배우 김부선씨가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대마 사용에 대한 규제가 법 감정과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을 정도로 비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라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그 후 12년 동안 관련 논의는 멈춰 있었다. 미국·우루과이·네덜란드 등이 잇따라 대마에 대한 빗장을 푸는 현실은 그저 남의 나라 일이었다. 프레임이 바뀌었다. 대마가 ‘해롭지 않다’... 모든 맥주는 존중받아야 한다 이오성 기자 ‘맥주장이’와 ‘맥알못(맥주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만났다. 류강하씨는 독일에서 7년 동안 맥주를 공부하고 ‘맥주 양조 책임자 과정’까지 졸업한 내로라하는 맥주 전문가다. 프리랜서 작가인 윤동교씨는 휴일이면 마트 맥주 코너에서 선택 장애를 겪는 맥주 문외한이었다. 둘은 지난해 의기투합했다. 라거가 뭔지, 상면발효가 뭔지 몰라도 어깨에 힘 빼고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시듯 읽을 수 있는 맥주 책 〈언니는 맥주를 마신다〉(레드우드 펴냄, 2016)를 펴냈다. 윤씨가 글과 그림을, 류씨가 감수를 맡았다. 둘의 만남은 퍽 성공적이었... 필라이트, 맥주 아니라 맥주맛 음료? 이오성 기자 맥주 세상이 ‘크래프트(수제 맥주)’로 달려간다. 몇 년 전만 해도 이태원이나 홍대 앞에서 접할 수 있었던 크래프트 맥줏집이 동네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소맥’파가 주름잡던 삼겹살집에서도 쌉쌀하고 짙은 향을 지닌 페일에일, IPA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세상이다. 대형마트는 물론, 일부 편의점에서도 크래프트 비어를 만날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건 7월 말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을 초대해 세븐브로이 맥주를 마신 사건이었다. 강원도 횡성에 있는 세븐브로이는 2011년 국내 최초 크래프트 맥주회사로 첫발을 뗀 곳이다. ‘대통령의 ... 호주머니에 쏙~ 다시 꽃피운 작은 책 이오성 기자 ‘삼중당 문고’라는 게 있었다. 작가 장정일이 ‘열다섯 살, 하면 금세 떠오르는 삼중당 문고/ 150원 했던 삼중당 문고···/ 특히 수학시간마다 꺼내 읽은 아슬한 삼중당 문고’라고 했던 작은 문고판 책이다. 호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큼 작고 가볍고, 값쌌다. ‘접근성’이 좋았던 만큼 주머니가 가벼운 중고생에게 인기였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데미안〉도 삼중당 문고로 읽었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아류 문고집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온갖 정보가 나온다는 인터넷 위키백과에... 다리가 놓이니 인심이 끊기는구나 이오성 기자 섬과 육지 사이에 다리가 놓였다. 연륙교다. 손에 잡힐 듯 가깝지만 차를 멈추고 승선권을 끊고 갑판으로 올라야 비로소 닿을 수 있었던 섬이 다리로 속속 연결되고 있다. 선착장에 울리던 뱃고동 소리도 갈매기에게 과자를 던져주던 풍경도 사라졌다. 섬은 이제 육지가 되어가고 있다. 석모도는 강화도 서쪽 편에 있는 섬이다. 그 전에는 강화도 외포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뱃삯 2000원을 내고 10분 남짓 배를 타고 가야 했다. 갈매기에게 과자를 던져주는 풍습이 이 석모도 배편에서 생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랑받는 섬 여행지였다... 탈원전으로 가는 유일한 길 [프리스타일] 이오성 기자 〈사람 하나둘〉이라는 일본 만화가 있다. 대강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날 일본 총리가 자신의 수호령을 만나게 되면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파벌 구조에 휘둘려왔던 소심한 총리는 죽음을 앞두고 뜻을 세운다. 일본 사회 전체의 원전을 완전 폐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의치 않다. 기성 정치권과 원전 마피아의 저항은 총리라는 위상을 뒤흔들 만큼 거셌다. 마침내 그는 인생 최후의 결단을 내리려 후쿠시마로 향한다. 마지막 내용이 워낙 충격적이어서 여기까지만 소개한다. 현실 정치와 사후 세계를 뒤섞어놓은 묘한 장르의 작품... 독자와의 수다 이오성 기자 독자 번호:109070292 이름:정태훈(50) 주소: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의료 관련 중소기업 팀장으로 일하는 정태훈씨는 최근 〈시사IN〉 재구독을 결심했다. 벌써 몇 번째 재구독인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오래된 독자다. 물론 〈시사IN〉의 논조가 늘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옛 영토를 수복하자는 환단고기나, 재벌 체제를 옹호하는 듯한 기사가 잊을 만하면 가끔씩 실리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연락을 취한 기자가 문화팀이어서인지, 문화면에 대해서는 과분한 평이 이어졌다. 정씨는 〈시사IN〉 문화면이 마치 일본 요리의... MBC에는 6월의 함성이 없다 이오성 기자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장에 60대의 미국인이 나타났다.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킴 뉴턴 씨였다. 그는 30년 전인 1987년 6월에도 이곳에 서 있었다. 〈뉴욕타임스〉 〈르피가로〉 〈타임〉 등에 사진을 보내는 프리랜서 사진가로서 뜨거웠던 그해 6월의 거리를 속속들이 카메라에 담았다. 지금도 가지고 있는 당시 관련 사진이 6000장이나 된다. 그중 하나가 이한열 열사와 관련한 사진이다. 그는 이한열 열사의 영정과 함께 선 두 학생을 찍었다. 영정을 든 이는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더불... 손석희 대항마는 전원책? 이오성 기자 한 청와대 행정관의 저서 내용을 두고 인터넷이 들끓은 한 주였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전 성공회대 겸임교수)이 2007년 발간한 책에서 ‘임신한 여교사에게 성적 판타지를 느꼈다’라거나 ‘첫 성경험, 친구들과 공유했던 여자’라고 표현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촉발했다. 청와대 입성 직후인 5월 말 자신의 또 다른 저서에 나온 여성 비하 표현으로 이미 한 차례 사과한 터였기에 문제는 더욱 커졌다. 급기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내용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탁 행정관의 결단이 필요하다... 기사 후~폭풍 이오성 기자 노승일씨가 증인으로 참석한 박근혜 뇌물 혐의 등 6차 공판을 다룬 ‘최순실스러운 질문 하지 마시고…’ 기사가 널리 읽혔다. 〈시사IN〉 페이스북(facebook.com/sisain)에서 13만7000명에게 도달했다. 노승일씨를 응원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국정원 문제를 다룬 제509호 커버스토리 ‘국정원 적폐 청산, 제도로 완성한다’ 기사에는 국정원 개혁을 응원하는 댓글이 달렸다. 국정원 예산 삭감 등을 주장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이숙이 기자가 새로 연재하는 ‘센 언니가 간다’의 심상정 편 ‘소수도 당당한 나라로 심블리가 간... 왜? 고가 공원을? 어! 괜찮은데 이오성 기자 서울에 공중 산책로가 탄생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존 서울역 뒤쪽 고가도로가 공중 산책로로 진화했다. 개장 열흘 남짓 만에 100만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서울역 고가보다 8배 긴 청계천이 2005년 개통 열흘 만에 300만명이 방문했음을 감안하면 서울역 공중 산책로는 성공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 공간의 정식 명칭은 ‘서울로 7017(서울로)’이다. 1970년에 세워진 낡은 고가가 2017년에 공원으로 새로 태어났다는 의미다. 고가 공원 진입로가 17개, 높이가 17m라는 뜻도 있다. 고가 공원의 길이는 1024... 박원순, 서울로 논란에 답하다 이오성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5월 말에서 6월 초 매우 분주했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사로 임명돼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5월27일 광화문광장에서 미세먼지 대토론회를 열었고, 5월30일 새벽에는 서울광장에서 보수 단체의 천막 농성장을 전격 철거했다. 같은 날 서울시가 야심차게 개장한 서울역 고가공원(서울로 7017)에서 외국인이 투신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틀 뒤인 6월1일에는 수락산에서 밤사이 큰불이 났다. 박원순 시장 인터뷰가 이뤄진 날은 수락산에서 불이 난 이튿날이었다. 박 시장은 “산불 현장에 가 있느라 몇 시간... 친애하는 인간에게 물고기 올림 이오성 기자 “뭐 나 같은 사람을 만나러 언론사에서 와요?”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어찌어찌 약속을 잡았는데, 이튿날 아침 갑자기 “오늘 내려올 수 있느냐”라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왔다. 얼마 전 기자가 통영의 난개발에 관해 쓴 기사(〈시사IN〉 제501호 ‘어선 없는 항구가 관광 미항이라고?’)를 읽었다고 했다. “군산은 통영보다 더합니다. 위인전 쓸 것도 아닌데, 내 이야기 말고 바다 이야기 합시다.” 곧바로 군산행 버스에 올랐다. 황선도. 그는 해양수산 과학자다. 군산에 있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서해지사에서 생태복원실장을 맡고 있다... 정의당 “누구 보고 갈지 명확해졌다” 이오성 기자 새로운 지지층이 유입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기존 진보 정당 지지층과는 결이 다르다. 여성 그리고 청년이다. 수치로도 드러난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0대에서 12.7%를 얻었다. 출구조사 전체에서 심 후보가 얻은 득표율(5.9%)의 두 배가 넘는다. 한국갤럽이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인 5월7~8일 조사한 결과에서도 20대의 13%가 심 후보를 지지했다.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받는 노쇠한 진보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탈색됐다. 같은 조사에서 여성(8%) 또한 남성(6%)보다 더 높게 심 후보를 지지한 것으 박정희 동상 앞에서 그들이 통곡하는 이유 이오성 기자 영화 포스터가 찢겨나갔다. 처음 걱정은 박근혜 지지자였다. 포스터를 만들 때 그들 중 누가 봐도 괜찮도록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퍼스트 레이디’ 시절 박근혜의 모습에 꽃 장식까지 갖춘 포스터가 만들어졌다. ‘죽을 만큼 사랑합니다’라는 문구도 들어갔다.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았는데 영화가 처음 공개된 전주국제영화제 현장에서 포스터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생각이 복잡해졌다. 이 영화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짐작 이상으로 갈리겠구나 싶었다.영화 〈미스 프레지던트〉를 만든 김재환 감독은 성역과 싸워왔다. 방송사에게 영원한 ‘을’인 ‘관광 미항’ 명목 앞에 통영이 사라진다 이오성 기자 통영을 아는가. 찬란한 봄날 동피랑 벽화마을에서 통영항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옛날 뱃사람처럼 충무김밥으로 허기를 때우고, 해질녘엔 ‘다찌집’에서 해산물 안주에 술잔을 기울였던가. 그렇게 남쪽 바다의 정취에 흠뻑 취했던가. 통영은 항구다. 이순신 장군이 1593년 통영 앞바다 한산도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설치하기 훨씬 이전부터, 100년 전 작곡가 윤이상이 유년기를 보낸 시절에도, 21세기 들어 동피랑마을이 철거 위기에 처했을 때도 통영은 항구였다. 바다가 육지로 쑥 들어온 지역에 생긴 통영항은 예로부터 항구로서는 최적이었다. 고... 주거정책 가장 잘 내놓은 후보는? 이오성 기자 주거는 정책에 따라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분야다. 뉴타운,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지난 대통령 선거 때마다 주거 이슈가 표심을 흔들곤 했다. 이번 대선은 좀 이상하다. 선거판을 흔들 만한 대형 주거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그 와중에 가장 눈에 띄는 공약을 내놓은 쪽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지난 4월9일 문 후보가 발표한 ‘도시재생 뉴딜정책’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 건설’로 요약되는 기존 뉴타운·재개발 위주 사업과는 결이 다르다.간단히 말해 다가구와 저층 주택 위주로 지어진 오래된 마을을 아파트 단지처럼 편리하게 만들겠다는 문희상, “‘역주행 10년’ 되돌리는 게 시대정신이다” 이숙이 기자 문희상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이 〈대통령〉이란 책을 냈다는 얘기를 듣고 무릎을 탁 쳤다. 절묘한 시기에, 맞춤한 필자가, 딱 필요한 주제를 다뤘다는 생각에서다. 6선인 문 의원은 김영삼 대통령 때 국회의원을 시작해 김대중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국회부의장과 야당 비대위원장 등을 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다섯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또는 정반대 위치에서 관찰하는 흔치 않은 ‘행운’을 누린 셈이다. “‘간접’ 경험으로만 보면 나만큼 대통령 노릇을 잘할 사람... 대만 카스테라 몰락은 정해진 순서였다 이오성 기자 유행은 폭발적이었고, 쇠락은 순식간이었다. 서울 종로에서 전남 장흥까지, 전국 곳곳에서 앞다퉈 생겨나던 한 외식업체는 이제 몰락을 앞두고 있다. ‘대만(타이완) 카스테라’는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 사상 가장 단기간에 흥했다 쇠한 상품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발단은 미디어의 비판이었다. 3월12일 채널A 〈먹거리 엑스파일〉은 국내에서 성업 중인 대만 카스테라 업체를 비판했다. 달걀·밀가루·우유·설탕 외에 어떤 것도 넣지 않는다고 선전한 것과 달리 식용유와 일부 첨가제를 사용한다는 것이 방송의 골자였다. 즉각 반박이 잇따... 빈 닭장에 남겨진 AI 후폭풍 이오성 기자 검은 개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주인을 맞았다. 아침 일찍 나갔던 주인은 해질 무렵에야 날품팔이를 마치고 농장으로 돌아왔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이곳은 폐허나 다름없었다. 소란스럽던 생명체가 자취를 감춘 지도 4개월이 넘었다. 3월15일 저녁 충북 진천군 이월면 갈미농장. 닭장 여섯 동에서 닭 4만여 마리가 북적이던 이곳에는 지금 아무것도 없다. 농장주가 숙소로 사용하는 컨테이너 박스 안에는 빈 닭장을 비추는 CCTV만 돌아가고 있었다. 닭장 안에는 쓸모를 잃은 왕겨 포대가 널브러져 있었다. 지난해 11월5일이 마지막 출하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