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스스로 인문학을 구원하리라 김은남 기자 “지금부터 공개하는 건 내 오덕 인생에 가장 내밀한 기록입니다.” 이영준 강사(계원예술대 교수)의 한마디에 수강생 20여 명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진다. 지난 10월25일, 서울 사직동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 열린 ‘오덕인문학’ 강좌 첫 번째 시간이다. 오덕은 일본어 오타쿠(특정 장르나 작품에 빠진 이들을 일컫는 말)를 한국식 발음으로 옮긴 것. 준전문가 수준으로 ‘일베’는 나의 일상과도 무관하지 않더라 김은남 기자 김보라 독자는 방송사 밥을 먹은 지 1년이 갓 넘은 새내기 방송작가다. 〈시사IN〉은 지난 5월부터 보기 시작했다. 지금은 교양 다큐멘터리 쪽 일을 하고 있지만 시사적인 시야와 감각을 넓혀두는 것이 두루 좋을 것이라는 선배 작가의 권유로 〈시사IN〉을 보게 됐다.난생처음 시사지를 읽어내는 일이 쉽지는 않더라고 김씨는 말한다. 처음에는 몇 주씩 안 읽은 잡지 다른 방식을 찾는가? 퀘벡을 주목하라 김은남 기자 “퀘벡에서 많은 한국 사람을 만났는데, 급기야 한국에 직접 오게 돼 기쁘다”라고 낸시 님탄 샹티에 의장(62)은 말문을 열었다. 샹티에는 캐나다 퀘벡 주의 사회적 경제를 총괄하는 민·관 협력기구다. 그런데 지난해 퀘벡을 찾은 전 세계 협동조합만 2008개에 달했고, 이 중 한국 협동조합 관계자도 여럿이었다는 것이다.퀘벡이 이처럼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옥상에 참외가 주렁주렁 아파트 인심도 풍년일세 김은남 기자 서울 도시농업 현장을 둘러보는 ‘텃밭투어’(여성환경연대 주최)가 있던 10월25일, 고창록씨(62)를 따라 서울 하계동 한신아파트 옥상에 올라서는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옥상 가득 푸른 텃밭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빽빽한 아파트 숲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4년 전만 해도 고씨는 이웃에 누가 사는지 관심 없는, 평범한 도시민 중 한 사람이었다 두 학교 매점엔 ‘협동’이 빵빵하구나 김은남 기자 “우리가 주인입니다.”경기도 성남시 복정고등학교 매점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 학교 주인은 학생이니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자, 뭐 그런 상투적인 문구가 아니다. 실제로 이 학교 매점 소유권은 학생, 그리고 교사와 학부모에게 있다. 매점이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조합의 정식 명칭은 복정고 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 여기 가입한 사람이 350여 친구 엄마들의 ‘여물점’엔 ‘빵셔틀’이 없다 김은남 기자 “여러분, 매점에서 제 얼굴 많이 봤죠? 저기 앉은 학생은 단골손님이네.” 홍은숙씨가 인사를 건네자 아이들이 깔깔 웃는다. 10월23일, 서울 구로구 영림중학교에서 진행된 ‘사회적 경제’ 수업 시간이다. 이날 일일 강사로 강단에 선 홍씨는 학부모이자 이 학교 협동조합 이사다. 조합원 대다수가 학생인 복정고등학교와 달리 영림중 협동조합은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한맛 하는’ 선수들 ‘끼니’에 모여들다 김은남 기자 안내된 자리에 앉으니 책상 앞에 도화지 같은 하얀 A3 용지가 펼쳐져 있다. 용지에 적힌 것은 숫자 ①에서 ⑥까지. ‘뭐 하는 물건일꼬’ 궁금해한 것도 잠시, 강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와 더불어 용지 위로 접시 여섯 개가 차례로 날라져 온다. 1차로 서빙된 접시 세 개에는 모양과 색깔이 저마다 다른 치킨 조각이 담겨 있다(아래 사진 참조). “일단 하나씩 맛 ‘맛의 방주’ 올라탄 애지중지 ‘계모’ 사랑 김은남 기자 “우리 애기 놀라니까 조심하세요.” 이승숙씨(50·지산농원 대표) 요청에 사진기자가 멈칫한다. 이씨는 자칭 계모(鷄母)다. 닭으로는 유일하게 천연기념물(제265호)로 지정된 연산오계 1000여 마리를 키운다. 일본 오골계와 달리 볏부터 발톱까지 온통 새카만 토종 검은닭이다.지난 10월1~6일 열린 남양주 슬로푸드국제대회에서 연산오계는 단연 스타였다. 국제슬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못 바꾼다” 김은남 기자 쓰지 신이치는 황대권을 ‘바우 상’이라 불렀다(바우는 황씨의 세례명이다). 황대권은 쓰지 신이치를 ‘쓰지 선생’이라 불렀다. 바우 상과 쓰지 선생.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야생초 편지〉를 쓴 황대권이나 〈슬로 라이프〉를 쓴 쓰지 신이치나 밀리언셀러 작가로 국내외에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지금 우리가 몸담고 있는 문명의 속도와 방향에 대해 근본 의 옛 영광은 유산으로 남아 김은남 기자 ‘칠 제곱킬로미터.’ 강경 면적을 듣고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명색이 읍인데 17㎢도 아니고 7㎢라니…. 실제로 강경은 작다. 쉬지 않고 걸으면 남북 또는 동서로 읍내를 가로지르는 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 작은 동네가 한때 원산과 더불어 ‘조선 2대 포구’로 꼽혔고, 평양·대구와 더불어 ‘조선 3대 시장’ 중 하나이기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다른 곳과 비교하면 강경의 변모는 더 극적이다. 시장 기능은 축소됐으되, 평양과 대구는 대도시로 살아남았다. 원산도 마찬가지다. 반면 강경은 국내 읍 단위 행정구역 중에서도 달마다 ‘마르쉐@혜화’를 찾는 사람들 김은남 기자 텃밭 농사에 관심이 많고 맛있는 음식집 찾아다니는 게 취미인 후배가 어느 날 말했다. “이번 주말에 마르쉐가 열린다는데, 한번 가볼래요?” 서울도시양봉협동조합에서 취재차 만난 제빵사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언젠가는 우리끼리 직접 벌을 길러 딴 꿀로 만든 디저트를 마르쉐에서 팔아보고 싶어요.”도대체 마르쉐가 뭐기에? 마르쉐는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한 달에 여기저기 늘어나는 ‘도시형 장터’들 김은남 기자 바람이 선선한 계절. 도시형 장터는 나들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요즘은 구청 앞마당 등에서 주기적으로 장터를 여는 지자체도 여러 곳이다. 서울시는 지난봄부터 광화문·서울광장 등에서 도농 직거래 시장과 벼룩시장 등이 뒤섞인 주말 장터를 선보이고 있다.마르쉐처럼 민간이 기획한 도시형 장터는 이보다 좀 더 강렬한 개성을 뽐낸다. 가장 오래된 민간 주도형 직거래 장 중요한 건 ‘나만의 캠핑 스타일을 아는 것’ 김은남 기자 ‘아는 만큼 보인다’지만 보는 만큼 알게 되기도 한다. ‘초캠(초보 캠퍼)’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생초보가 굳이 캠핑 고수들을 따라나선 이유다.기자가 소개받은 고수는 이름하여 ‘캠핑크루 엣지’. 다섯 가구로 이뤄졌고 ‘제대로 캠핑을 즐길 줄 아는 내공 있는 사람들’이라는 정도가 캠핑에 합류하기 전 주워들은 정보의 전부였다. 디데이는 3월16일. 격월로 열리는 교사와 학생이 돌고 도는 학교 김은남 기자 “나는 늙지 않는 학생이다.”조경옥씨(74)는 자신의 정체성을 이렇게 표현한다. 30년 넘게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명예퇴직한 것이 2000년대 초. 그 뒤로 조씨는 온갖 것을 배우고 다녔다. 요리, 사교댄스는 기본이고 미용사 자격증까지 땄다. 그러나 학원이나 평생교육원을 순회하며 이런 것들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뭔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었다. 혼자 일하는 사람들 모여라, 소통하라 김은남 기자 “지금부터 두 사람씩 짝을 이뤄 10분간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자기소개를 하면서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주세요.”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남녀 10여 명이 옆 사람과 짝을 이루기 시작한다. 처음 만난 서먹함은 잠시. 자기가 누군지, 하는 일은 뭔지 설명하는 동안 대화는 점점 열기를 띠어간다. 그렇게 10분이 흐르고, 좌중을 상대로 발표에 나선 참석 코워킹 공간, 개성이 살아 있네 김은남 기자 한국에서는 코워킹 공간이 이제 막 생겨나는 단계다. 아직은 서울에만 5~6곳 있는데, 궁금한 이들은 미리 일일 체험을 해볼 것을 권한다.먼저 강남구에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는 디캠프가 있다. 청년 창업과 신생 벤처를 지원하는 단체 특성상 창업 강좌나 정보통신기술(ICT) 설명회 등이 자주 열린다. 일반인을 위한 코워킹 공간은 4층에 있다. 넓고 쾌적하 우리 또한 역사에 가해자로 기록될까? 김은남 기자 4대강 공사가 완공된 뒤 처음으로 낙동강을 찾았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낙동강을 돌아보는 일정을 한나절 동행했다. 현장을 돌아보는 동안 ‘요절복통 4대강 특강’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을 떠돌았던 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의 강의 동영상이 떠올랐다.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4대강 사업으로 바꿔치기해 들고 나올 무렵, 그는 “4대강 사업? 놀라워라 “단언컨대 ‘방콕’은 가장 완벽한 휴가야” 통해 대리만족을 김은남 기자 독자 이름:문은정(25)독자 번호:1002013020045주소:대구 남구 대명10동이번 주 수다를 떨 독자를 물색하던 중 문은정씨 주소에 눈이 갔다. 연일 폭염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라는 대구 상황은 어떨까. 궁금증에 전화를 걸었더니 문씨는 대뜸 “35℃이던 때가 그립다”라고 했다. 최근 며칠간 낮 기온이 37℃를 오르내리다 보니 다들 패닉 상태라는 것이다 ‘철가방’들이 주인인 중국집 김은남 기자 ‘강북에 있는 중국집 이름에 웬 압구정?’ 서울 성동구에 있는 블랙앤압구정을 찾아가는 길, 머릿속에 든 의문이었다. 기자를 만난 채혁씨(45)는 이런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는 듯 스스럼없이 답했다. “제가 창업한 1990년대만 해도 제일 잘나가던 동네가 압구정동이었거든요. 대한민국 넘버원 중국집이 되고 싶다는 욕심에 이름을 블랙앤압구정이라 했지요.”그로부 공동 사장님이 되고 싶다고요? 도와드릴께요 김은남 기자 협동조합형 중국집인 블랙앤압구정의 공동 출자자가 되고 싶을 때 직원들이 확보해야 하는 최소 지분은 5%(약 1600만원)다. 지분을 사고 싶어도 모아둔 돈이 없으면 부담이 될 만한 액수다. 이런 이유로 벽에 부딪힌 직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 논골신협이었다. 일단은 블랙앤압구정 창업주인 채혁씨부터가 2001년부터 신협과 꾸준히 거래를 하고 있었다(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