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목소리 닮은 하모니카 연주 새창
-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전제덕 한 뼘 남짓한 크기의 하모니카는 사람 체온에 가장 가까운 악기다. 사람의 들숨과 날숨만을 이용해 연주하는 악기는 하모니카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전제덕은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하모니카 연주자이다. 서정적 감수성과 화려한 테크닉을 동시에 갖춘 그의 연주는 독보적이다. 그와 같은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 그는 생후 보름 만에 찾아온 원인 모를 열병으로 시력을 잃었다. 이후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에 재학 중 사물놀이를 익힌 그는 세계 사물놀이 경연대회에서 대...
-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2018-09-06
- ‘요즘 것들’의 결혼 이야기 새창
- 부부가 된 지 3년째였다. 산티아고 순례길 900㎞를 함께 걷는 것으로 결혼식을 대신한 지 3년이 되어간다는 의미였다. 이혜민(31)·정현우(32) 부부는 둘만의 방식으로 결혼식은 치렀지만 여러 가지 ‘미션’이 산적해 있었다. 안정적인 벌이, 번듯한 집, 2세 계획까지. 지금 사는 원룸에서도 언젠가 이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주변에서는 ‘아이를 언제 낳을 거냐’고 물었다. 그때마다 생각했다. ‘기분이 별로인데, 내가 이상한 건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결혼이라는 제도에 질문을 품고 사는 ‘요즘 것들’을 ...
- 임지영 기자 2018-09-06
- 코카서스의 숨은 보석 아르메니아에 가다 새창
- “조지아(그루지야)가 보름달이라면 아르메니아는 초승달이다.” 코카서스 (현지명 캅카스) 3국(조지아·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을 여행한 사람들의 대체적인 평이다. 코카서스 지역은 요즘 가장 핫한 여행지다. 여행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집중 조명되었다. 코카서스에 가기 전에는 보통 조지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막상 다녀오면 아르메니아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 조지아처럼 압도적인 설산 풍경은 없지만 음식이나 문화가 우리와 더 맞기 때문이다. 코카서스 전문 여행 가이드인 블라디미르 박(한국명 박종원) 씨는 코카서스 여...
- 아르메니아·고재열 기자 2018-09-06
- 영화제의 꽃, 굿즈 구경해 보실래요? 새창
- 요즘 열리는 다양한 행사들에 빠지지 않는 것이라면 단연 ‘굿즈’다. 배지, 텀블러, 에코백, 파우치 등 그 종류 또한 각양각색이다. 행사의 분위기를 작은 물건 하나에 모두 담았으니, 참가자들이 굿즈를 구경하고 구입하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소소한 재미다. 2018 <시사IN> 영화제 역시 참가자들께 드리는 감사의 선물로 굿즈 3종 세트(배지, 에코백, 샷글라스)를 마련했다. 배지는 ‘진실’을 상징한다는 뜻에서 이번 영화제의 대표 색으로 선정된 보라색 바탕에 영화제 부제인 'The power of Truth'를 캘리그라피로 담았...
- 시사IN 편집국 2018-09-05
- 영화 보고 행사도 참여하고 새창
- <시사IN> 영화제는 영화제로 끝나지 않는다. 지면으로 만나던 <시사IN>을 3차원 열린 공간에 펼쳐놓는 부대 행사가 영화제 기간에 펼쳐진다. 영화제가 열리는 아트나인 로비에 들어서면 맨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사진전과 캐리돌전이다. <시사IN> 사진기자들이 현장에서 땀 흘려 찍은 사진을 노동·환경·여성 등 카테고리로 분류해 전시하게 될 이번 사진전에서는 마음에 드는 사진을 엽서 형태로도 구매할 수 있다. 사진작가 이상엽씨가 찍은 생전의 노회찬 의원 모습도 전시 기간에 만나볼 수 있다. 캐리돌전은 <시사IN> 양한모 선임기자가...
- 김은남 기자 2018-09-04
- 네 글자로 풀어본 <시사IN> 영화제 새창
- 전대미문, 첩첩산중, 우여곡절, 화룡점정. 9월14~16일 열리는 ‘<시사IN> 영화제-The power of Truth’가 걸어온 길입니다. 지난봄부터 영화제를 준비한 출판·콘텐츠사업단 윤원선씨입니다. 영화제 참가하려면 어떻게? 먼저 영화제 홈페이지(sif.sisain.co.kr)에 접속→기자와 필자 추천작 보기→마음에 드는 영화 확인한 뒤 ‘예매하기’ 클릭→‘메가박스 아트나인’ 예매 사이트로 이동→‘상영시간표’에서 9월15일이나 16일 클릭→예매. 영화 관람료는 6000원. 부대 행사 참가는? ‘양한모의 캐리돌전’, 기자들...
- 고제규 편집국장 2018-09-04
- 저널리즘의 지평 넓힌 영화를 만나다 새창
- ‘<시사IN>이 왜 영화제를 하는데?’ 요즘 지역축제만큼 흔한 게 영화제다. <시사IN>에서 영화제를 하겠다고 했을 때 영화인들이 달갑지 않게 생각할까 걱정했다. 영화인들을 만나 영화제 취지를 설명하니 대부분 “그런 영화제는 <시사IN>이 하는 게 맞다”라며 응원해주었다. 존재할 이유가 있는 영화제라는 것이다. 9월14~16일 서울 사당동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에서 열리는 ‘<시사IN> 영화제-The power of Truth’는 기자와 필자들이 프로그래머가 되어 저널리즘의 지평을 넓힌 영화를 추천, 상영한다. 매체에 속한 기자들...
- 고재열 기자 2018-09-04
- 바다에서 읽는 인간의 용기 새창
- 인터넷에서 지도를 열어 하와이를 입력해보자. 모니터의 중앙에 하와이가 나타났을 때, 마우스를 아래쪽으로 돌려 줌아웃을 한다. 당신의 눈앞엔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파랗게 표시된 지역의 넓이는 무려 한반도의 750배. 인간이 살 수 있는 땅이라곤 도무지 없을 것 같은 압도적인 바다의 영역이다. 하지만 조금만 확대해보면 이내 수많은 지명이 나타난다. 아직 땅을 의미하는 옅은 황색이 채 보이기도 전에 나타나는 그 글씨가 보여주는 것은, 망망대해에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역사다. 일견 무모하기 짝이 없는, 곰...
-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2018-09-03
- 임신 전 관리가 못마땅하다고? 새창
- 서울교통공사에서 내가 일하는 병원과 제휴를 맺어 의료 정보를 소개하는 게시판을 지하철역사에 운영하고 있다. 산부인과 차례가 와서 주제를 고심하다가 임신 전 남성에게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를 정리했다. 나름 참신하고 시의적절한 작업이라고 뿌듯해하고 있는데, 공사에서 내용을 변경해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지하철은 불특정 다수의 승객이 이용하는 만큼 보수적이거나 교육적인 면을 강조하는 승객들이 있으며, 민원 제기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남성이 임신 전 관리가 왜 필요하냐’라며 일선 직원들을 못살게 굴 사람들을 떠올려보...
- 윤정원 (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 2018-09-01
- 헬조선에 돌아온 헬보이의 비밀 새창
- 우리는 분명 벌을 받는 게 틀림없다. 자꾸만 이 땅을 ‘헬조선’ ‘지옥불반도’라 불렀더니, 진짜 지옥 같은 더위가 찾아오지 않았나. 그런데 농담이 아니고 진짜로 지옥에서 나타난 슈퍼히어로가 있다. 거대한 덩치에 시뻘건 몸뚱이, 머리에는 뿔이 나고 엉덩이에는 꼬리가 달렸으며, 망치처럼 크고 단단한 오른손을 가졌다. 그는 왜 지구에 나타난 걸까? 때는 1944년 12월2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독일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패망이 확실하다. 히틀러는 기적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기적을 일으...
- 박성표 (<월간 그래픽노블> 전 편집장) 2018-09-01
- 일출의 풍경을 음악으로 전한다면 새창
- ‘어느새’ 가을이 스윽 다가오고 있다. 경험에 따르면 가을에는 두 가수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소라, 그리고 장필순이다. 마침 장필순이 새 앨범 <Soony Eight:소길花>를 발표했다는 사실은, 이런 이유로 음악 듣는 이에게 축복이다. 친한 후배 평론가는 이 음반을 두고 이렇게 톡을 보냈다. “올해의 앨범에 ‘장필’까지 쓴 거나 마찬가지.” 2018년이 넉 달이나 남았기에 확언할 순 없지만, 나는 ‘장필수’까지 썼다고 본다. ‘니은’ 하나 남은 셈인데 이 니은을 끝내 쓰지 못하게 할 작품이 나올지 안 나올지는 나도 알 ...
- 배순탁 (음악평론가·<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2018-09-01
- <시사IN> 영화제, 오늘 티켓 오픈 새창
- 오는 9월 14~16일 열릴 <시사IN> 영화제 티켓이 마침내 오픈됐다. 영화 티켓을 사려면 먼저 <시사IN> 영화제 홈페이지(http://sif.sisain.co.kr/)에 접속한 뒤 <시사IN> 기자와 필자들이 추천한 상영작 정보를 열람한 뒤 마음에 드는 영화를 골라 ‘예매하기’를 클릭하면 된다. 예매는 ‘메가박스 아트나인’ 사이트에서 이루어지며, ‘상영 시간표’ 하단에 있는 상영 날짜를 9월15일 또는 9월16일로 선택한 뒤 영화별로 안내에 따라 관람 인원 수와 원하는 좌석을 선택하면 된다. 영화 관람료는 성인·청소년 모...
- 시사IN 2018-08-30
- “아, 가성비 참 힘들다” 새창
- 까다로운 인터뷰이다. 연출한 사진은 질색한다. ‘촬영에 응하다’와 ‘연출하다’를 기어코 구분한다. 빳빳하기 이를 데 없다. 그만큼 자기 음식에서도 까다롭게 기본을 지킨다. 요리사이자 음식 칼럼니스트인 박찬일 주방장은 ‘기본 중의 기본’부터 말했다. 음식점 종사자와 고객 모두를 위한 안전과 위생이다. “칼 잡는 손이랑 음식물 쓰레기봉투 묶는 손은 따로여야 해요. 업계 현실은, 그렇게 인력을 쓰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기본을 생각하고 적정 인력을 배치하는 음식점이 있어야 하고, 앞으로 늘어나야죠. 세상에는 보고 배우...
-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2018-08-30
- ‘기억의 복원’ 위한 소설가 김숨의 질문 새창
- 소설가의 질문은 좀 달랐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묻는 게 아니라 장소의 향기나 계절의 감각을 묻는 식이다. 김숨 작가가 김복동 할머니와 길원옥 할머니에게 물었다.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인간이 착하다고 생각하는지’ ‘돈 벌러 가는 줄 알고 평양을 떠났던 봄, 처음 도착한 만주에서 어떤 꽃이 피었는지’ ‘위안소에서 사용하던 비누에선 어떤 향기가 났는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스무 차례, 두 사람을 만나며 많은 질문을 던졌다. 엉뚱한 걸 물으니 할머니 중 한 명이 머리를 좀 쓰라고, 그걸 질문이라고 하느냐고...
- 임지영 기자 2018-08-30
- <시사IN> 영화제 트레일러를 만든 사람은? 새창
- 오늘 9월14~16일 열리는 ‘2018 <시사IN> 영화제’의 트레일러와 포스터가 공개됐다. 올해 처음 열리는 <시사IN> 영화제는 창간 11주년을 맞은 독립언론 <시사IN>이 주최하는 비경쟁 영화제이다. ‘진실의 힘-The power of truth’이라는 이번 영화제 부제에 걸맞게 세상의 진실과 일상의 진실을 드러내는 영화, 저널리즘의 지평을 넓힌 영화 21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8월27일 공개된 <시사IN> 영화제 공식 포스터는 2종이다. 메인 포스터는 진실을 상징하는 보랏빛을 테마 색상으로, 진실은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
- 시사IN 2018-08-28
- [시사IN] 영화제 서포터즈를 모집합니다 새창
- 2018년 9월 2018 <시사IN> 영화제가 열립니다. ‘진실의 힘’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평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지원자, 영화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고 싶은 지원자라면 누구든 환영합니다. 2018 <시사IN> 영화제의 현장 곳곳을 누빌 열정 넘치는 서포터즈 여러분의 지원을 기다립니다. 1. 모집 대상 -만 19세 이상 <시사IN>을 좋아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합니다. -서포터즈 선발 및 교육 일정에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참여 가능한 분. 2. 모집 분야: 기획운영팀, 영상팀 3. 세부 업무내용 (1) ...
- 시사IN 2018-08-28
- 조권의 댄스는 왜 다른가 새창
- 올여름, 조권은 팬들에게 받은 메시지 몇 건을 SNS에 공개했다. 그의 노래와 말에 위로를 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하는 메시지였다. 성소수자로서 조권에게 용기를 얻었다는 내용이 많았다. SNS에서 그는 틈만 나면 무지개 이모지(그림 문자)를 사용했고, 무대에서는 하이힐을 신곤 했다. 그리고 최근 있었던 버스킹 공연의 후기로 “하나님은 차별 없이 모두를 사랑하신다고 믿는다”라고 적었다. 발라드 중심의 그룹 2AM으로 데뷔한 지 10년이 되었다. 그가 보여준 많은 얼굴이 모두 조권이었다. 응어리를 허공에 띄워내는 듯한 목소리의 발라드...
-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2018-08-27
- 푸 파이터스 리더가 펼친 22분간의 대서사시 새창
- 영상이 시작되면 한 남자의 독백이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흐른다. “아름다운 스튜디오와 악기는 뮤지션에게 놀이터와 같죠. 나는 마치 캔디 가게에 들어간 아이 같아져요.”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대부분의 뮤지션은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완전하게 만족하지 못하죠. 악기를 완벽하게 마스터할 수도 없고요.” 그렇다면 그에게 음악이란 어떤 존재일까. “음악은 언제나 퍼즐 같아요. 도전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아름다운 미스터리죠.” 남자의 이름은 데이브 그롤. 세계적인 밴드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의 리더다. 최근 그가 발...
- 배순탁 (음악평론가·<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2018-08-24
- 40˚C 여름에 맞는 여성 인권의 한겨울 새창
- 8월14일은 제1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었다. 1991년 8월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국내 최초로 공개 기자회견에서 피해 사실을 밝힌 이날은 그동안 시민단체 차원에서 기념해왔으나 올해부터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한 사람의 용기 있는 외침은 국내외 연대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됐다. 그 덕분에 국내 피해자는 물론이고 네덜란드·중국·타이완·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의 피해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릴 수 있었다. 일본 여성학자 우에노 지즈코 교수는 7월24일 <아사히 신문> 계열의 웹사이트 <웹 론자(WEB ...
- 양정민 (자유기고가) 2018-08-24
- 빛이 되어 떠난 독자들의 선생 새창
- 나는 8월8일 별세한 황현산 선생(고려대 명예교수·불문학)을 30년 넘는 세월 동안 만나왔다. 첫 번째는 후배이자 제자로서였다. “춘천에 가서 현산이한테 배우고 오거라.” 대학원 석사과정 첫 학기이던 1986년 여름, 고려대 불문과 강성욱 교수는 대학원생들에게 ‘이상한 명령’을 내렸다. 황현산 선생은 얼굴 한번 보지 못한 65학번 대선배였다. 대학원생 대여섯은 영문도 모른 채 일주일에 한 번씩 강원대를 찾아갔다. 춘천의 여름은 무더웠다. 물이 많은 도시라서 그렇다고 했다. 황현산 교수의 강원대 연구실은 좁았다. 그곳에서 황 교...
- 성우제 편집위원 2018-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