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3월 전국 최대 부랑아 시설인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원생 한 명이 직원의 구타로 숨졌다. 상사로부터 수사를 잘해 ‘브레이크 없는 벤츠’로 불린 ‘특수통’ 김용원 검사는 곧바로 사건에 돌진했다.

낙후된 국내 복지시설의 참상을 보여준 수사로 찬사가 따랐지만 ‘윗분’들이 보기에는 과속이었다. 마침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이 터지면서 여론 악화를 두려워한 5공 정권은 공소장 일부를 가위로 오려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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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자신의 별명을 딴 〈브레이크 없는 벤츠〉를 펴내 검찰 내부를 고발한 김용원 변호사(56)가 20년 만에 업그레이드된 책을 펴냈다(이 책은 당시 20만 부가 팔리며 법조계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번에는 사법부에까지 비판의 칼을 휘둘렀다. 김 변호사는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라는 책에서 전두환·노무현 재판부터 시작해 MB 정부 이후 검찰과 법원의 행태까지를 전방위로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MB 정부 들어 특히 표현의 자유가 후퇴한 것을 우려했다.

“명예훼손죄가 남발되고 있다. 공직자에 관해서 진실을 이야기하는 경우에는 어느 나라도 면책이 되는데, 우리는 진실을 말해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가 검찰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들고, 그런 목적에 충실하게 복종해줄 사람을 인사 때마다 승진시키다보니 검찰이 주구 소리를 듣는다”라며 친정을 향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기자명 고제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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