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민주화 항쟁이 유혈 진압과 내전 양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미 CNN 기자가 서방 언론인으로는 최초로 사태 이후 리비아 현지에 들어갔다. 

CNN의 벤 웨드맨(Ben Wedeman) 특파원은 22일 아침9시50분(한국 시각)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이집트 국경을 넘어 리비아 영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리비아 쪽 국경에는 여권 심사나 세관 검사를 하는 관리가 없었다며 "무정부상태"라고 전했다. 리비아 정부는 민주화 시위 발생 이후 외신 기자들에게 비자 발급을 허락하지 않았다. 벤 웨드맨 기자는 이집트 관리의 말을 인용해 월요일 하루에만 리비아 난민 1만5천명이 이집트로 넘어왔다고 썼다. 이집트 국방부는 "(질서 유지를 위해) 리비아 접경 지대에 병력을 증강시키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위성채널 알 자지라는 리비아-튀니지 국경의 경우 리비아 관리들이 통제한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리비아 관리들이 입국자의 몸을 수색해 휴대전화와 각종 통신기기를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는 서로는 튀니지, 동으로는 이집트와 국경을 접하며, 현재 정부는 동부 지역의 통제권을 잃고 있다.

2월15일 이후 리비아 민주화 항쟁으로 사망한 민간인은 최소 2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벵가지 등 일부 도시가 시위대에 의해 장악된 상태다. 시위대는 42년간 장기 집권을 해 온 가다피 일가의 퇴진과 민주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는 23일 오전9시(미 동부시각) 리비아 사태와 관련한 비공개 회의를 개최한다.

 

 

리비아 동부 일대가 무정부 상태로 빠지면서, 이집트와의 국경이 뚫렸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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