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나를 용서해주고 기상청장이란 중요한 역할을 맡겼다고 생각한다.” 새로 임명된 조석준 기상청장이, 1984년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를 냈던 이력이 밝혀지자,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정부답게, 과연 공직자 범죄 이력도 스케일이 다르다. 이 정부는 감투 쓰는 걸로 용서받겠다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은지.

“이미 청와대도 알고, 본인 소명도 받았다.” 조석준 기상청장의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이력이 논란이 되자, 2월11일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에 ‘이미 알고 있었다’라고 반박한 셈. 음주 운전으로 사람 죽인 인물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게 저리도 당당할 얘기인가.

ⓒ시사IN 양한모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일하는 것은 국민을 많이 피곤하게 한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2월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겨냥해 한 말. 대통령이 다 되고 나서 국민을 피곤하게 하는 분이랑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민폐일까.

“좋은 관계는 이미 다 깨졌다.” 2월11일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의 방문을 받은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앞으로도 좋은 관계가 유지되길 바란다”라는 심 의장의 인사에 가시 돋친 응수. 이 위원장은 한나라당과의 정책 연대 파기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예고.

“침출수 피해가 구제역 매몰지에서 나온 건지 축산 농가 폐기물에서 나온 건지…” 2월11일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침출수 피해를 축산 농가 책임으로 돌리는 발언을 해 또 한 번 구설. 기획재정부 장관은 농민이 보상금 받으려고 방역에 협조 안 해 구제역이 퍼졌다 하고, 환경부 장관은 침출수 오염도 농민 탓이라 하고…. 이러다가 개헌 실패도 농민 탓할 정권일세.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 있으면….” 1월29일 숨진 채 발견된 영화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가 마지막으로 이웃집에 남겼다는 메모. “그래도 요즘은 밥 굶는 사람은 없지 않나”라던 높은 분들 말씀이 울컥 맺힌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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