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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 없으나 환경 파괴와 가뭄은 악순환을 거듭하며 아프리카를 생지옥으로 만든다. 가뭄에 견디다 못한 아프리카인은 맨 먼저 집 주변의 숲을 베어다 땔감으로 팔아 연명한다. 집 주변의 숲이 사라지고 나면 점점 더 멀리 나가서 나무를 베어낸다. 그러다 보니 표토층이 사라져버려 아프리카 전체가 사막이 되어간다.

그런 아프리카를 살리기 위해 그린벨트 운동을 전개한 이가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 씨(67)였다. 동아프리카 최초의 생물학 박사이자 여성학 박사이기도 한 그녀는 나무를 심어야만 아프리카에 희망을 살릴 수 있다고 보았다. 그녀는 천신만고 끝에 조국 케냐에 나무 3000만 그루를 심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2004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나무의 어머니’라는 성스러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녀는 그러나 아프리카의 또 다른 적인 정정 불안과 내전의 희생양이 되게 생겼다.

최근 끝난 케냐 대선에서 여당의 키바키 대통령은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으나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렸다. 야당 지지자의 시위와 정부 측의 강경 대응으로 3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케냐 정정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하다. 그 와중에 인기가 떨어진 여당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까지 지낸 왕가리 마타이 씨는 총선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녀가 뜻밖에 낙마하면서 아프리카의 희망 모델이라 불렸던 그린벨트 운동도 위기를 맞았다.

기자명 문정우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mjw21@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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