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1월6일 새벽, 25년째 한진중공업 해고자 신분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편지 한 장 남긴 채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랐다(위 사진). 85호 크레인은 2003년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중단과 노조 탄압에 대항해 김주익 지회장이 농성에 돌입했다가 129일 만에 주검으로 내려온 장소다.

그로부터 7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또다시 정리해고 칼바람이 불어닥쳤다. 회사 측은 1월12일 정리해고 대상자 290명에게 해고통지서를 발송했고, 노조는 총파업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 한진중공업은 지난 2년여간 선박 신규 수주 물량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85호 크레인이 있는 선창(도크)도 텅 비어 있었다.

보름째 타워 위에 있는 김씨를 가까이에서 보려고 인근 타워크레인에 올랐다. 김씨는 “저는 반드시 제 두 발로 걸어 내려갈 겁니다”라며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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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조남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nmoo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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