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무조건 반사는 ‘경고’였다. ‘도니의 경고’라 부르자. 도니의 경고에 신정환도 혼쭐이 났다. 1월19일 인천공항에 등장한 그. 해외 도박으로 수억원을 날리고 방송을 펑크 낸 지 5개월 만이다. 역시 예능인이었다. 눈·코·입이 뚫린 복면형 비니를 쓴 머리가 익살스럽다. 그런데 모두의 관심은 겨울철에는 널린 아이템, 검정 패딩에 쏠렸다. 300여 만원짜리 명품이다. 비싼 옷 입고 사과하는 그를 고까워하는 사람들과, 재벌처럼 마스크에 휠체어 타고 출두하리란 예상을 깼다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들.
같은 날, 인기 여성 그룹 ‘카라’ 멤버 두 명도 입국했다. 깜찍한 공항 패션을 기대했건만 얼굴을 가린 채 급히 빠져나갔다. 세 멤버가 기획사의 비인간적인 대우와 왜곡된 수익 배분을 주장하며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 ‘카라 공화국’ 수장인 삼촌 팬들은 해체 수순을 밟을까 마음이 타들어갔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삼촌 팬에 가세할 기세다. 장관이 되면 연예인 ‘노예 계약’을 개선하겠다고 공언한 것. 아쉽지만 카라의 앞날보다는 도니의 경고를 먼저 기억해야 할 것 같다. 공직자 신분으로 유류비 부당 사용, 불법 농지 전용 의혹이 청문회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런데 주목은 못 받았다.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사퇴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7억원대 전관예우에 묻혔다.
‘최틀러’란 별명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있었다. 청문회에서 장인·장모·처형 등 처갓집 식구들이 총동원된 부동산 투기와 탈세, 편법 증여 의혹이 제기되었다. 당당한 최틀러. 되려 따지듯 되치는 그에게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은 “질문을 드리기가 참 두렵다”라고 용기 내 고백했다. 고위급의 장기는 ‘도니의 경고’ 무시하기. 박한철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로펌에 재직하는 4개월 동안 자산이 4억원 늘었다고 한다. 몇 천원이라도 더 돌려받기 위해 연말 정산하며 계산기를 두들기던 월급쟁이의 검지가 파르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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