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서재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 알렙 펴냄 이른바 ‘지식인의 서재’는 독자에게 호기심의 대상이다. 그들은 어떤 책을 섭식하며 지식을 쌓아올려 왔는지, 어떤 책이 그들의 참고 문헌인지 궁금할 때가 많다. 이 책은 한국의 젊은 철학자 100명이 자신의 서재에 꽂아놓은 책들을 공개한다. 이 중 골라 뽑은 책에 대한 서평도 실려 있다. 저자들은 책을 통해 자기 자신과 시대를 반성하고 비판한다. 무엇으로 철학을 할 것인지, 또 철학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묻고 답한다. 선정된 책은 철학서에 국한되지 않았다. 역사· 문학·여성·환경·과학 등 우리 시대를 사유·성찰하기 좋은 책들이 선정되어 있다. 2500년 전의 플라톤과 공자는 물론 자크 아탈리와 수전 손택· 김훈과 엄기호까지 이들의 선택은 다양하다. 100명이 책 107권을 놓고 글을 써내려갔지만, 각각의 글을 관통하는 한 가지 태도는 분명하다. ‘현실 철학’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들은 소장 철학 연구자들이 모여 1989년 창립한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소속 회원들이다. 지난 2년간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연재한 시리즈를 엮었다. 책의 홍수 시대에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길잡이 노릇을 한다. ‘아까운 걸작’이 바로, 여기 모여 있다.

 

월마트 이펙트 찰스 피시먼 지음/ 이미정 옮김/ 이상 펴냄 롯데마트의 통큰치킨과 이마트피자, 그 이전에는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있었다. 이로 인해 소비자 주권과 풀뿌리 경제 생존권이 첨예하게 맞붙었다. 최근 국내에서 벌어진 이 같은 논란에 답하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은 미국의 롯데마트(혹은 이마트)라고 할 수 있는 월마트를 다룬다. 저자인 찰스 피시먼은 지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와 생태계마저 위협하는 ‘괴물’ 월마트를 다각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했다. 월마트는 미국 전체 소매업 매출의 25%를 차지한다. 미국인들은 매시간 3600만 달러를 월마트에서 쓰고,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70억명 이상이 월마트를 방문한다. 이는 월마트의 공격적인 가격인하 공세 덕분이었다. 가히 ‘월마트 경제 생태계’라 불릴 만하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간 월마트가 펼쳐온 가격인하 정책은 공급자와 지역 상인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쳤다. 지역 소상공인은 파산하고 일자리를 잃었으며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최저가 상품을 만들기 위해 제3세계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 조건으로 착취당한다.

소비자 역시 ‘과소비’를 피할 수 없었다. 통계와 수치 너머에 숨어 있는 월마트의 진실을 파헤치며, 저자는 최저가에 대한 집착은 결국 소비자의 윤리적이고 합리적인 소비 의식과 상생이라는 가치를 매몰시킨다고 말한다.

 

예술은 무엇을 원하는가 크리스티안 제렌트 외 지음/ 정인회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2009년 독일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서양미술 입문서이다. 저자들은 ‘쉬운 글’을 위해 청소년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는 등 검증을 거쳤다. 덕분에 내용이 말랑말랑하고 친절하다. 선사시대 동굴벽화에서부터 아방가르드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그림을 둘러싼 정치·사회·종교를 고찰한다.

 

 

유쾌한 감옥 오로빈도 고슈 지음/ 김상준 옮김/ 사회평론 펴냄 인도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 할 수 있다. 오로빈도 고슈는 영국의 식민 지배에 놓여 있던 인도가 무장 투쟁을 기반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수감 생활을 했다. 그는 수감 생활과 그곳에서 만난 젊은 청년들을 통해 ‘웃으며 욕하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무엇이 정의인가? 한국사회, 〈정의란 무엇인가〉에 답하다 이택광 외 지음/ 마티 펴냄 지난해 대한민국의 화두는 단연 ‘정의’였다. 가히 신드롬이었다. 이 책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일종의 ‘한국판’ 답변이다. 한국에서 〈정의란 무엇인가〉가 소비되는 양상, 이것이 보여주고 있는 한국 사회의 속살을 조망한다. 또한 샌델의 정의론을 깊이 읽는 방법도 안내한다.

 

 

용산개 방실이 최동인·정혜진 지음/ 책공장 더불어 펴냄 서울 용산구 삼호복집에 살았던 강아지 방실이의 사연을 그린 만화책이다. 방실이의 주인은 양회성씨. 2009년 1월20일 망루 위에서 불타 사망한 철거민 중 한 명이다. 방실이는 주인 양씨가 숨진 뒤 식음을 전폐하다가 24일 만에 세상을 떠난다. 책의 수익금은 양씨 가족에게 전달된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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