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마당을 나온 암탉〉

연극과 체험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극단 민들레가 황선미 작가의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연극 무대로 옮겼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양계장에서 알만 낳던 암탉 ‘잎싹’이 꿈과 자유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그렸다. 잎싹은 알을 품어 병아리를 보기 위해 닭장을 탈출한다. 그러나 바깥세상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연극은 ‘물체극’ 혹은 ‘오브제극’의 형식을 취한다. 책상이 무대가 되고, 아이들의 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널브러진 책과 필통, 실로폰·탬버린 등이 배우를 통해 생명력을 얻는다. 책상은 마당이자 들판이고, 필통은 마당의 암탉이 된다. 관객의 상상력이 무대에 곧바로 반영되기도 한다. 공연장 로비 또한 하나의 무대가 된다. 관객은 로비에 있는 움집으로 만든 닭장이나 횃대에 올라볼 수 있고, 원화를 판화로 체험할 수도 있으며, 달걀 꾸러미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2월10~27일,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 문의 02-3663-6652).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추모공연 ‘나는 행운아’

애초에 이 공연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진원·사진)’의 쾌유를 비는 모금 공연이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6일 ‘달빛요정’은 고인이 됐다. 동료들은 슬퍼만 하고 있지 않았다. 유족과 동료들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추모공연 추진회’를 결성해 1월27일 홍대 앞 클럽 롤링홀·빵·브이홀 등 23곳에서 동시다발로 추모공연 ‘나는 행운아’를 연다. 공연 제목은 이씨의 1집 앨범 〈인필드 플라이(Infield Fly)〉 수록곡 ‘행운아’에서 따왔다. 자발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힌 팀만 요조·이한철·장기하와얼굴들·크라잉넛 등 100여 팀에 이른다. 이들은 무보수로 무대에 서며 공연 수익금은 이씨의 추모사업에 쓰인다. 입장료는 1만원이며, 관객들은 이씨의 앨범 가운데 한 장을 선물로 받는다(문의 02-334-7191).

유튜브

〈라이프 인 어 데이〉

지난해 7월24일, 유튜브는 ‘라이프 인 어 데이’(Life in a Day)라는 테마로 동영상 공모를 했다. 전 세계 유튜브 사용자들이 하루 일상을 찍어서 올리는 프로젝트였다. 197개 국가에서 8만여 편을 접수했다. 이 중 331명의 동영상을 가지고 다케빈 맥도널드 감독이 〈라이프 인 어 데이〉라는 글로벌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원 데이 인 셉템버〉로 2000년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감독이다. 제작 총지휘는 〈델마와 루이스〉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맡았다. 유튜브는 331명 중 26명을 올해 선댄스영화제 월드프리미어 시사회에 초대했는데, 자전거 탐험가 윤옥환씨(사진)도 포함되었다. 윤씨는 1분 남짓한 동영상에서 10년 동안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전체 동영상은 1월28일 볼 수 있다(www.youtube.com/lifeinaday).

씨너스 이채 음악영화 축제 영화로 떠나는 음악 산책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시킬 음악영화 축제(사진은 축제 포스터)가 열린다. 음악영화 20편이 뮤지션 전기, 음악 다큐, 클래식, 뮤지컬, OST 모두 5개 섹션으로 나뉘어 관객을 기다린다. ‘뮤지션 전기’ 섹션에서는 음악으로 시대의 아이콘이 된 존 레넌·밥 딜런·이언 커티스 등 드라마틱한 사연을 담은 〈존 레넌 비긴즈-노웨어 보이〉 〈아임 낫 데어〉 〈컨트롤〉을 상영한다.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땡큐 마스터 킴〉 등 ‘음악 다큐’ 섹션의 영화에서는 화면 속 주인공들의 열정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는 느낄 수 없던 묵직한 감동은 ‘클래식’ 섹션에서 맛볼 수 있다. 〈바흐 이전의 침묵〉 〈돈 조반니〉 등도 상영한다. 2007년 개봉 3개월 만에 전국 관객 20만명을 넘었던 〈원스〉도 ‘OST’ 섹션을 통해 다시 관객을 만난다. 이 밖에 아마추어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미니콘서트’ 등 부대행사도 마련되어 있다(1월13~26일 경기 파주 씨너스 이채. 문의 www.at9.co.kr).

개관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문화관

부산의 명물 보수동 책방골목에 새로운 명물이 등장했다. ‘보수동 책방골목문화관’이 들어선 것이다. 덕분에 부산에 지식과 문화의 장이 섰다. 개관기념 행사가 풍성하다. 1월7일 향토사학자 김한근 선생의 강연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서정원 도서출판전망 대표(14일), 김희욱 민족미학연구소 연구이사(21일), 김성종 추리소설 작가(28일) 등 지식인 강연이 이어진다. 매주 목요일에는 책 읽는 무대가 선다. 공선옥의 ‘영희는 언제 우는가’, 에프라임 키숀의 ‘아내의 외출’, 김훈의 ‘화장’을 전문 배우들이 훈련된 발성과 능숙한 표정 연기를 곁들여 들려준다. 200회를 넘길 정도로 장수했던 ‘정두환의 화요음악회’도 문화관에서 부활한다. 1월25일 개관 기념 음악회로 열린다.

템플스테이 다산과 아암의 길

공정여행을 통해 남도의 농촌을 살리고 자연을 보호하고 문화를 일으킨다는 취지를 내세운 가배울(강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히트 상품 ‘백련사 템플스테이’의 1월 프로그램이 나왔다. ‘다산과 아암의 길’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유배생활을 했던 다산 정약용과 아암 혜장 스님이 만덕산 차를 마시며 아름다운 우정을 나눈 백련사에서 청빈한 선비와 지혜로운 고승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무의사에서 월남사지터까지 ‘해찰길’을 걷고 다산초당을 산책하게 된다. 초의선사가 머물렀던 백련사에서 정통 다도도 체험한다(cafe.naver.com/ gabaewul 070-8256-4841). ※ B급 좌판 아이템은 문화예술 현장 활동가 50명의 추천을 받아 선정합니다.

기자명 고재열·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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