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1일을 ‘빼빼로 데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날은 ‘농업인의 날’이자 ‘지체장애인의 날’이다. 독일에서는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1830년 프랑스와 벌인 30년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시작한 독일 최대의 카니발이다. 독일에서는 11월11일 11시11분을 기해 수십만명이 가장 행렬에 나선다. 수천만명이 거리에 나와 축제를 즐긴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독일 카니발이 열렸다. 11월11일 오전 11시11분 서울 한남동 독일학교에서 독일 교민과 학생 200여 명이 거리 행진에 나섰다. 행렬의 맨 앞에는 ‘왕자’와 ‘공주’가 섰다(카니발 왕자와 공주는 선거로 뽑는데, 독일에서는 정치인 선거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선거비로 1억원이 넘게 들기도 한다). 제1회 한국 카니발의 왕자와 공주로는 스벤리 씨(39·가운데)와 패트리샤 티드만 씨(46·왼쪽)가 뽑혔다. 한국계 독일인 스벤리 박사는 저명한 안과의사. 스벤리 박사의 아버지 이수길 박사는 재독 의사 1호로 간호사들의 파독(波獨)을 일구어낸 주역이다. 패트리샤 씨는 광학회사 칼자이스(Carl Zeiss) 한국 지사장의 부인. 그녀는 “한국에는 거리에서 즐길 만한 축제가 없다. 내년 카니발에는 한국인이 참여해 두 나라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독일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카니발 축하 파티에 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참석을 희망했지만, 한국 측이 경호를 문제 삼아 총리는 참석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시사IN 백승기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