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실소유주 논란을 빚은 (주)다스가 현대·기아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과 긴밀한 거래관계를 맺고 있어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 배경과 연관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의 맏형 이상은씨가 회장으로 있는 다스는 현대차와 기아차 공장에 해마다 2000억원대에 이르는 ‘자동차 시트 프레임’을 납품하는 업체다. 현대·기아차는 다스를 먹여 살리는 국내 최대 고객인 셈인데, 다스에는 이 대통령의 친인척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김진 부사장은 이 대통령 여동생의 남편(매제)이고, 이동형 경영본부장은 이 대통령의 조카이다.

최근 들어 다스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이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32)가 들어가 근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8월9일 다스에 입사해 서울사무소에서 해외영업팀 과장을 맡고 있다. 그의 다스 입사 시점은 공교롭게 현대차 그룹이 청와대 유력 인사들의 지원 아래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시장의 비판이 나온 직후다.

다스와 이 대통령, 현대건설의 인연은 깊다.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현대건설은 도곡동 땅 4000㎡를 개인으로부터 사들여 1985년 이를 다스 공동대표로 등재된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2010년 2월 작고)와 맏형 이상은씨에게 되팔았다. 당시 두 사람은 현대건설로부터 15억원에 이 땅을 사들여 10여 년 뒤 무려 260억원이라는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매각해 특혜 의혹을 남겼다.

ⓒ시사IN 안희태정몽구 회장의 후계자로 떠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바로 그 회사에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입사해 이 회사의 실소유주 논란은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스의 지분은 이상은씨(46%)와 처남 김재정씨(49%), 그리고 MB 후원회장을 맡은 김창대씨(4%)가 나눠 갖고 있었지만, 누구도 의사결정을 하기 힘든 구조여서 이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지적이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검증 과정에서 검찰은 ‘다스가 이명박 후보 소유라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라는 모호한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이시형씨가 조용히 다스에 들어가 근무하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동안 잠복했던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 불거질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현대차와의 수천억원대 거래관계 외에도 다스는 최근 정부로부터 큰 혜택을 받았다. 10월11일 한국수출입은행이 다스를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 대상기업 35개’에 선정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다스는 앞으로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시설 자금과 수출입 자금, 해외 투자자금 등을 일괄 승인 방식으로 지원받게 된다. 이래저래 다스는 이 대통령 재임 중에 ‘잘나가는’ 강소기업으로 집중 육성되고 있다. 다스와 현대차가 이 대통령 퇴임 후 ‘기댈 언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그래서다.

기자명 정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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