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오래전에 ‘신화’가 된 사람들이 있다. 수필가 피천득, 소설가 김승옥, 아동문학가 윤석중, 영화배우 황정순…. 이들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활짝 ‘꽃’을 피운 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그 탓에 많은 사람이 그들을 고인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실제 세상을 뜬 사람은 윤석중 선생과 피천득 선생뿐이다. 김승옥씨(67)와 황정순씨(83)는 버젓이 생존해 있다. 더욱이 황씨는 그 옛날에 버금가는 ‘인기’까지 누리고 있다.

2007년 말은 그에게 특별했다. 11월 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황정순전〉이 열리고, 12월10일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2007 여성영화인 축제에서 공로상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황씨는 “일하는 기분으로 나왔는데 상까지 받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한 뒤, 연극 200편·영화 350편에 출연한 베테랑 연기자답지 않게 눈시울을 붉혔다. 거동이 좀 느려지고 주름이 더 늘었지만, 그의 인상은 여전히 1960년대 말 〈팔도강산〉의 어머니(황정순 분)처럼 인자하고 자상했다. 그녀를 보며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말을 곱씹은 건 너무나 당연했다.

기자명 오윤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noma@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