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관련 인물 외에는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후보, 이회창 후보, 변양균 전 장관과 신정아 전 교수, 김승연 회장 등이 최악의 인물로 꼽혔다. 이회창 후보는 대권 3수를 통해 노욕을 드러냈다거나 약속 위반의 이유로 언급되었다. 변양균씨는 권력 남용이나 공직자로서 추악한 모습을 노출시켰다는 이유로, 신정아씨는 학력 위조로 사회 신뢰를 붕괴시켰다는 이유로 동반 등장했다.
똑같이 유죄이면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정몽구 회장 가운데 김승연 회장만 유독 눈총을 받았다. 정 회장이 거의 거론되지 않은 것은 여수 엑스포 유치 영향으로 보인다. 탁월한 사기 행각을 이유로 김경준씨를,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 FTA 체결을 주도한 김현종 현 유엔 주재 대사를, 수뢰 혐의로 구속된 전군표 전 국세청장을 지목한 이도 있었다.
선정자의 이념적 스펙트럼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린 것도 이채롭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가 좋은 예다. 가령 노대통령을 남북 정상회담(역사학자 이이화)과 한·미 FTA(소설가 복거일) 체결을 이유로 올해의 인물로 꼽은 이들이 있는가 하면, ‘독설과 오만에 대해 전혀 반성하는 기색이 없고(이필련 방송대 교수)’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의 개혁과 진보에 장애물로 작용(김상조 한성대 교수)’했다는 이유로 최악의 인물로 지목한 이들도 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도 ‘국민에게 가장 많이 지지받는 후보 혹은 유력한 후보(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거나 ‘네거티브 공세를 꿋꿋이 버텨낸, 검증 후보라는(복거일)’ 호평과 끊임없는 도덕성 논란과 탈세 의혹 등을 이유로 드는 악평이 교차했다. 김철환 아주대 교수, 이이화 역사학자, 이필련 방송대 교수, 이정우 경북대 교수,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윤정로 KAIST 교수, 김종배 시사평론가, 황상익 서울대 교수 등이 이런 반응을 보였다.
〈시사IN〉 100인 자문단 가운데 특히 흥미로운 의견을 낸 이는 복거일씨. 노무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후보를 긍정 의미의 올해 인물로 꼽은 그는 이회창 후보와 김용철 변호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최악의 인물로 꼽았다. 김 변호사에 대해 그는 “공권력조차 개입할 수 없는 신성한 관계인 변호인과 의뢰인 간 신뢰를 깨뜨렸고, 이것은 공익 운운하며 정당화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제단에 대해서도 “1987년은 성의 세계의 일부로 행동한 것이라 본연의 임무를 한 것이지만, 이번에는 (김용철 변호사 건) 속세로 나와 이득을 취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
노무현·이회창을 가만두지 않는다?
노무현·이회창을 가만두지 않는다?
고재열 기자
‘이명박 후보는 서울시를 봉헌하고 하나님과 빅딜했다.’ 요즘 여의도 정가에서 회자되는 유머다. 이 후보에게 불리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대형 사건이 터져 묻혀버렸기 때문에 나온 말...
-
꼬리에 꼬리 문 '위장', 거짓이 난무한 한 해
꼬리에 꼬리 문 '위장', 거짓이 난무한 한 해
고재열 기자
2007년의 키워드는 단연 ‘위장’이었다. 예일대 박사라는 위장 학력으로 미술계를 농락했던 신정아를 비롯해 각종 위장 학력자가 속속 드러났다. 윤석화·장미희의 학력 위조에서 시작해...
-
스크린 데뷔 '10년차' 칸에서 날아오르다
스크린 데뷔 '10년차' 칸에서 날아오르다
차형석 기자
1999년 2월, 영화지 〈씨네21〉은 ‘20세기 충무로의 마지막 여배우 트로이카’로 세 명의 여배우를 꼽았다. 심은하·전도연·고소영. 이 가운데 심은하는 ‘시집갔다’. 요즘은 이...
-
거침없는 '마린 보이' 국민을 행복하게 하다
거침없는 '마린 보이' 국민을 행복하게 하다
차형석 기자
우리에게 ‘수영 스타’는 없었다. 40~50대에게 수영 스타라고 하면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선수를 떠올리거나, 30대는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 선수를 떠올리는 정도였다. 아시...
-
‘투자의 시대’ 견인한 저력의 ‘금융 권력’
‘투자의 시대’ 견인한 저력의 ‘금융 권력’
안은주 기자
2004년부터 불기 시작한 적립식 펀드 열풍은 2007년 1가구 1펀드 시대를 열었다. 올해는 해외 펀드 열풍까지 번져 펀드 투자자 1인이 평균 1.36개의 펀드에 매월 29만원씩...
-
기성 세대와 자본에 ‘착취’당한 그들
기성 세대와 자본에 ‘착취’당한 그들
노순동 기자
‘88만원 세대’라는 이름은 뒤늦게 당도했다. 사오정과 오륙도, 그리고 삼팔선을 지나서 왔다. 이태백이라는 한가한 이름보다 더 날이 서 있어서일까. 가장 늦게 왔으나 가장 확실하게...
-
‘올해의 인물’에서 최악의 ‘인물’로 추락
‘올해의 인물’에서 최악의 ‘인물’로 추락
장영희 전문기자
요즘 한국 최대 그룹 삼성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위기’다. 삼성 사람들은 10월29일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으로 터져나온 비자금 의혹 사건을 ‘사카린 밀수 사건’에 버금가는 위기로 ...
-
노무현, 최고이자 최악의 정치인
노무현, 최고이자 최악의 정치인
안철흥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천부적 뉴스 메이커다. 집권 5년 동안 한시도 언론의 레이더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노 대통령은 여론의 성감대를 안다. 집권 전의 ‘노풍’이나 집권 후의 ‘탄핵 역...
-
비밀의 제국 발가벗긴 시대의 나팔수
비밀의 제국 발가벗긴 시대의 나팔수
주진우 기자
〈시사IN〉은 삼성 비자금 존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를 2007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시사IN〉 7호에 실린 김 변호사의 양심선언(“나는 삼성과 공범이었다”)은 한국 ...
-
“BBK 수사 발표, 검찰답지 못하다”
“BBK 수사 발표, 검찰답지 못하다”
주진우 기자
BBK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김용철 변호사는 검찰 수사를 믿는다고 했다. 수사 결과를 조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를 발표한 날, 수사 검사들이 일제히...
-
독재에 항거한 침묵 시위와 희생
독재에 항거한 침묵 시위와 희생
신호철 기자
10년 전 아시아인들은 21세기는 ‘아시아 민주화의 시대’가 될 거라는 장밋빛 희망에 차 있었다. 돌이켜보면 1990년대만큼 아시아에서 ‘피플 파워’가 승리하던 때도 없었던 것 같...
-
KAIST 이름만 빼고 모조리 바꾼다
KAIST 이름만 빼고 모조리 바꾼다
오윤현 기자
과학자가 언론의 이목을 받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 중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거나, 기존 학설을 뒤집는 것. 그런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남표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