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용어를 빌려 말하자면, ‘웅진’은 ‘문제적 출판사’이다. 출판계의 큰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여기서 ‘웅진’은 ‘웅진씽크빅 출판 부문’이다. 이 회사는 임프린트(Imprint)제의 대표주자이다. 임프린트제는 전문 편집자에게 별도의 독자 브랜드를 주고 경영 책임을 맡기는 제도이다. 웅진은 현재 16개 임프린트로 구성되어 있고, 내년에는 임프린트를 21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웅진이 임프린트제를 도입한 것은 2005년 말 최봉수 대표가 취임하면서부터다. 도입 이후 성장세가 가팔랐다. 매출액은 140억원에서 420억원으로, 이익은 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어났다. 단행본 출판사 가운데 올해 웅진이 매출액 1위를 할 것이라는 말이 출판계에 나돌고 있다. 편집 책임자들도 웅진을 올해 가장 두각을 나타낸 출판사로 꼽았다. 웅진지식하우스(14명), 갤리온(2명), 리더스북(2명) 등 계열 임프린트를 꼽은 이를 합하면 모두 18명이다. 웅진씽크빅 출판 부문 최봉수 대표를 만났다.
올해 출판계의 변화가 있다면?
크게 보면 ‘오너 출판사’ 시대에서 전문 경영인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개인이 창업하고, 가족에게 물려주는 방식이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출판사가 대형화하면서 점점 자본과 경영이 분리되고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편집자들이 새롭게 성장할 코스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나만 해도 서른다섯살 때 더 이상 출판계에 있기 힘들었다. 마흔 살만 넘으면 출판사가 부담스러워했고, 본인도 비전을 찾기 힘들었다. 이제는 임프린트제나 계열사, 분사 형태로 경영대표제가 많이 도입되었다. 스타 에디터를 스카우트하는 경쟁 상황이 되었다고 본다.
웅진이 작은 회사의 편집자들을 싹쓸이한다는 비판도 있다.
편집자 처지에서 보자. 국내 대표 출판사의 주간급은 전세계 출판 흐름을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출판사를 창업하는 순간, 제로에서 시작한다.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포기해야 한다. 출판계로서도 마이너스다. 편집자로 키웠더니 다른 회사로 간다는 것은 오너의 생각이다. 오너들이야 웅진을 비판하겠지만 편집자들은 미래 비전을 보여준다고 여긴다.
마케팅이나 경영 개념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 아닌가.
이미 출판 마케팅은 엄청나게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책을 찍어내면 독자들이 사본다’는 생각이 강했다. 이제는 다 깨진 말이다. 기획 때부터 마케팅 개념이 들어가고,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보편화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출판계는 양극화할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라고 하는데. 그게 옳은 방향인지 아닌지 가치를 부여하지 말자. 현상이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매출액이 200억원을 넘으면 경영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매출액이 200억원 정도 되는 출판사 대표를 만났더니 손익계산서·대차대조표 등 3대 재무제표가 없다고 하더라.
마케팅과 경영을 중시하면, ‘팔리는 책’ 위주로 출간하게 되는 것 아닌가?
출판계에 ‘웅진은 편집자가 능력이 없으면 자른다’ ‘곧 임프린트를 없앨 것이다’ 이런 소문이 있다고 하더라(웃음). 문학 임프린트 담당 대표에게 말했다. ‘5년 동안 돈 못 벌어도 좋다. 다른 임프린트에서 벌 수 있다’고. 예를 들어 SF 소설 같은 경우 지금 독자가 2000명가량 되는데, 담당자에게 팔릴 책을 찾지 말고, 정통 SF를 내자고 했다. 왜? 제대로 된 SF 장르문학이 한국에도 있어야 하니까. 10년을 내다보고, 그 씨앗을 뿌리는 거다.
올해 출판사에서 낸 책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올해 웅진에는 2대 사건이 있다. 하나는 전체 출판사 가운데 매출 1위를 한 것이다. 예스24, 교보문고 등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망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또 하나는 노벨문학상 수상작(도리스 레싱의 〈황금노트북〉 1·2·3)을 낸 것이다. 두 번째가 훨씬 의미가 크다. 국내에 도리스 레싱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 이 책은 대표작이지만 두꺼운 책으로 3권 분량이다. 번역료만 해도 상당하다. 판매 예측량만 생각해서는 그런 책을 출간하지 못한다. 경영자는 평소에 의도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계속 강조해야 한다. 우리가 번 돈을 저 임프린트가 까먹는다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임프린트는 돈을 벌고, 어떤 임프린트는 명성을 얻는다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도 매출이 떨어지면 각 임프린트에서 부담을 가지지 않을까?
목표를 각 임프린트가 잡도록 했다. 임프린트 를 평가하는 기준에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다. 매출은 마케팅이 책임지는 것이지 편집자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 사업이익 목표를 흑자로 잡은 임프린트가 30% 정도다. 당연하다. 책의 장르마다 판매 사이즈에 차이가 있으니까. 적자인 임프린트에도 인센티브가 갈 수 있다. 예를 들어 흑자인 임프린트가 3억원 흑자 목표였는데 1억원 흑자를 냈고, 적자인 임프린트가 마이너스 10억원을 목표로 했는데 마이너스 5억원을 냈다면, 첫 번째 임프린트는 2억원 손해를 본 것이고 두 번째 임프린트가 5억원을 번 것이다.
기획사 팬텀 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했던데. 팬텀 엔터테인먼트에 소속한 연예인들의 책을 내고 5 대 5로 나눈다고 들었다.
이미 출판 마케팅은 엄청나게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책을 찍어내면 독자들이 사본다’는 생각이 강했다. 이제는 다 깨진 말이다. 기획 때부터 마케팅 개념이 들어가고,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보편화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출판계는 양극화할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라고 하는데. 그게 옳은 방향인지 아닌지 가치를 부여하지 말자. 현상이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매출액이 200억원을 넘으면 경영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매출액이 200억원 정도 되는 출판사 대표를 만났더니 손익계산서·대차대조표 등 3대 재무제표가 없다고 하더라. 출판계에 ‘웅진은 편집자가 능력이 없으면 자른다’ ‘곧 임프린트를 없앨 것이다’ 이런 소문이 있다고 하더라(웃음). 문학 임프린트 담당 대표에게 말했다. ‘5년 동안 돈 못 벌어도 좋다. 다른 임프린트에서 벌 수 있다’고. 예를 들어 SF 소설 같은 경우 지금 독자가 2000명가량 되는데, 담당자에게 팔릴 책을 찾지 말고, 정통 SF를 내자고 했다. 왜? 제대로 된 SF 장르문학이 한국에도 있어야 하니까. 10년을 내다보고, 그 씨앗을 뿌리는 거다.올해 웅진에는 2대 사건이 있다. 하나는 전체 출판사 가운데 매출 1위를 한 것이다. 예스24, 교보문고 등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망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또 하나는 노벨문학상 수상작(도리스 레싱의 〈황금노트북〉 1·2·3)을 낸 것이다. 두 번째가 훨씬 의미가 크다. 국내에 도리스 레싱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 이 책은 대표작이지만 두꺼운 책으로 3권 분량이다. 번역료만 해도 상당하다. 판매 예측량만 생각해서는 그런 책을 출간하지 못한다. 경영자는 평소에 의도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계속 강조해야 한다. 우리가 번 돈을 저 임프린트가 까먹는다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임프린트는 돈을 벌고, 어떤 임프린트는 명성을 얻는다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목표를 각 임프린트가 잡도록 했다. 임프린트 를 평가하는 기준에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다. 매출은 마케팅이 책임지는 것이지 편집자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 사업이익 목표를 흑자로 잡은 임프린트가 30% 정도다. 당연하다. 책의 장르마다 판매 사이즈에 차이가 있으니까. 적자인 임프린트에도 인센티브가 갈 수 있다. 예를 들어 흑자인 임프린트가 3억원 흑자 목표였는데 1억원 흑자를 냈고, 적자인 임프린트가 마이너스 10억원을 목표로 했는데 마이너스 5억원을 냈다면, 첫 번째 임프린트는 2억원 손해를 본 것이고 두 번째 임프린트가 5억원을 번 것이다.
출판의 미래를 실험하고 싶었다. 멀티 유스를 하려면 스타 캐릭터가 필요한데, 스타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 팬텀이다. 예를 들어 박경림의 인맥 만들기라는 책을 만들면 책뿐만 아니라 박경림 인맥 프로그램을 만들어 휴대전화로 다운로드받게 할 거다. 그리고 박경림이 인터넷에서 강의를 하게 하고, 또 박경림 시스템 다이어리를 만들 거다. 책은 출발점이고, 이런 부가 상품으로 돈을 벌 계획이다. 얼마 전 사내 편집자를 대상으로 1년 동안 자기가 내고 싶은 책이나, 책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 상품을 실험할 프로젝트를 공모했다. 편집자가 그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를 원하면, 임프린트 대표도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내년 1월부터 10명 안팎 편집자들은 1년에서 2년 동안 책에 기반한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그 중 한 명이 ‘박경림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1000억원 매출 시대를 말했는데.
2010년에 1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5년 안에 출판계 빅3에 들겠다는 약속은 이미 지켰다. 하지만 매출 1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편집자가 가고 싶은 회사가 되는 것. 한국 출판계의 구글이 되자고 말한다. 편집자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는 회사. 그게 내 가장 큰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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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의 젊은 북 디자이너 이석운씨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는 북 디자이너가 백발이 성성할 때까지 작업하는 일본의 출판 문화가 부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