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몸으로 썼으니 몸으로 느껴라

<노름마치>는 광대, 만신, 소리꾼, 춤꾼, 예기 등 예인들의 절절한 사연과 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표정훈 (출판 평론가) 2007년 12월 11일 화요일 제13호
댓글 0
   
  노름마치 1, 2/ 진옥섭 지음  
 
책은 무엇으로 쓰는가? 머리, 가슴 그리고 몸이다. 다만 책마다 이 세 가지 비중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단연 몸의 비중이 절대적인, 보기 드문 책이다. 그가 한판 신나게 놀고 나면 그 뒤로는 누가 나서는 게 무의미해져 판을 접을 수밖에 없는 사람. ‘놀다’와 ‘마치다’를 이은 남사당패의 은어, 노름마치다. 우리 땅의 전설적인 예인들, 아니 노름마치들과 직접 만나 그들의 삶과 혼을 오롯하게 담은 이 책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썼기에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몸으로 느껴야 하는 책이다.

광대, 만신, 소리꾼, 춤꾼, 예기(藝妓) 등 온몸으로 놀았던 이들의 구구절절한 사연과 놀이에 대한 일종의 감상이 사진 자료와 함께 펼쳐진다. 동래입춤 명인 문장원의 춤사위 한 자락을 포착한 사진 밑에 저자가 써놓은 추임새 말은 이렇다. “첫 발짝을 떼는 춤이고 일생을 송두리째 바쳐 완성해가는 춤이다. 그의 입춤은 텅 비운 몸으로 나아가 여백과 만나는 한 폭의 ‘세한도’다. 걷노라면 자연스레 밟히는 엇박은 관객의 허리를 곧추 세우고 남은 폐활량을 한데 모아 추임새를 뱉게 하니, 보라! 마지막 동래 한량이다.”

   
 

시사IN 한향란
진옥섭씨가 연출한 공연에 모인 우리 시대 소리꾼들.

 
 
학춤 명인 김덕명은 또 어떤가? “소매를 펼치는 활개를 날개라 할진대, 춤이라고 시어 ‘나래’를 쓰면 여리고 옛말 ‘바람칼’이 제격이다. 날선 소매로 솟구쳐, 비색 청자 속에 상감으로 새겨질 백학이다.” 어찌 그리 출 수 있는가? <논어>의 첫 구절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를 붓으로 써가며 김덕명 가라사대, “단디 새겨라! 내는 지금도 하루 한 시간 반씩 추면서 다듬는다”.

무(武)와 무(舞)와 무(巫)와 무(無). 이렇게 4무에 사무친 저자 진옥섭은 책머리에서 ‘이 책에 출연하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했다. 그 출연하신 분들과 이 책이라는 무대를 만든 저자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는 건 독자들의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놀라운(?) 사실 하나. 이 책은 연출가인 저자가 전통 예술 공연 홍보를 위해 쓴 보도자료를 고쳐 쓴 것이다. 보도자료라는 것에도 품(品)과 격(格)이 있나 보다.

촘촘한 예술 입문서, 예술가의 삶 찾아서

   
   
 

 

 

대중문화·예술 분야는 광범위하다. 우선 미술. 미술 평론가 반이정씨는 <1900년 이후의 미술사>(세미콜론) <한국의 미,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돌베개) <미술시장의 유혹>(아트북스)을 추천했다. 반이정씨에 따르면, 첫 번째 책은 20세기 초입부터 현재(2003년)까지 미술 100년사를 10년 단위로 나누어 시기별 대표 미술운동과 주요 사건, 키워드 등을 심도 있게 풀어나간다.

다음은 사진. 대중문화 평론가 김봉석씨는 <현장에서 만난 20thC>(마티)을 추천했다. 이 책은 ‘모든 것이 패션과 스타일로 되어버린 지금도, 순간을 포착하는 보도사진이 왜 가장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세 번째,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정준호씨는 <잃어버린 시간 1938- 1944>(휴머니스트)를 높게 평가했다. 음악학자인 저자 이경분 박사는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가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독일에서 활동할 때 숨겨진 비화를 직접 발로 찾아나섰다.
마지막으로 대중음악. 대중음악 평론가 김작가와 출판 평론가 표정훈씨가 함께 추천한 책이 있다. 전기 <쳇 베이커>(을유문화사 펴냄)이다. 

차형석 기자

추천인:김봉석(대중문화 평론가) 김작가(대중음악 평론가) 반이정(미술 평론가) 정준호(클래식 칼럼니스트) 표정훈(출판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