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익북측 간호원 유은희(오른쪽)·강수영(왼쪽) 씨는 남북 의료협력 사상 최초로 남측 의사들과 함께 일한다.
유은희씨(22)와 강수영씨(22). 이들은 지난 5월14일부터 남북 의료협력 역사상 최초로 남측 의료진과 함께 상근하는 북측 간호원(북에서는 간호사 대신 간호원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이다. 동갑내기지만 생일이 조금 빠른 유씨를 항상 언니 대접하는 강씨의 모습에서 북쪽 사회의 특성이 느껴진다. 이들은 남측 환자들을 성실히 간호하며, 가끔 쉬는 시간이나 일과 후에 빼어난 노래 솜씨로 의료진의 기분을 돋우기도 한다.

북측에서 한창 유행하는 쌍꺼풀 수술을 할 정도로 센스 있는 유은희씨는 “이 일을 시작하면서 간호원이 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강수영씨 역시 “최초로 남측 환자를 간호하게 된 것 자체가 큰 보람이다. 부모님들도 매우 보람 있는 일이라며 환자들을 성심성의껏 돌보고 또 예의를 잘 지키라고 말씀하신다”라고 말했다. 강씨의 경우 협력병원에 오기 전에 간호 경험이 적어 초기에는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 진료진에게 배워 이제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상태다.

이들은 남북 간 용어가 달라 때때로 곤혹스러운 일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르는 것은 다시 물어 확인하기 때문에 별다른 사고나 혼동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남측 환자를 간호하면서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북측 환자에 비해 남측 환자들은 의사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은희씨는 “남측 환자들 중에 어떤 사람은 주사를 놓을 때 아픈지 안 아픈지 말하지 않아서 어려울 때가 가끔 있다”라고 털어놓았다.

기자명 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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