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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건’ 추적한 과학다큐

황우석 박사가 노련한 언변과 처세술로 ‘정치적 과학자’가 된 과정을 일지처럼 차분하게 기록했다.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2007년 12월 11일 화요일 제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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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신화는 끝났으나 검찰에서 ‘과학계의 성수대교 붕괴’라고 비유한 황우석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건의 전말을 기록한 ‘황우석 백서’가 편찬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우리 과학계는 ‘제2의 황우석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여전히 지니고 있다. 황우석 사건을 다룬 저술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과학학 교수인 저자는 서문에서 “황우석 연구팀의 연구 집단 형성, 정치 권력과 언론과의 관계, 첨단과학 연구의 전개, 시민단체와의 긴장 관계, 국제 과학계와의 연결 등을 폭넓게 고찰하겠다”(12쪽)고 다짐한다. 그는 “체세포 복제와 줄기세포 연구를 결합하여 면역 거부반응을 해소할 세포 치료라는 새로운 의학의 응용 가능성을 엿보였을 뿐”(38쪽)인 그가 어째서 명성이나 대우 면에서 한국 역사상 최고 과학자의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를 추적한다.

   
 
ⓒ시사IN 안희태
황우석 신화는 끝났지만 ‘제2의 황우석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저자는 황우석 사건 속에는 “한국 사회의 국가 주도, 세계 최고 지향, 고도성장주의, 윤리의식 부재 등과 같은 독특한 특성도 고스란히 배어 있다”(11쪽)라고 의욕을 보였지만, 그러한 문제를 특별히 천착한 대목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런 맥락에서 노벨상 추진위원회를 급조했던 과학기술 관료, 스웨덴에서 은밀히 노벨상 로비를 한 과학계 실세들, 황우석 신화 만들기에 급급했던 과학 언론인들, 황 교수 인기에 기대어 덩달아 유명해진 교수들과 줄대기 바빴던 연구원들의 이야기가 다루어지지 않은 것은 이상할 까닭이 없다. 이 책의 집필 동기와 무관한 쟁점일지 모르니까.

“어떻게 하든 진실만을 밝히면 된다는 <PD수첩> 팀의 논리는 무슨 수를 쓰든 연구 성과만 얻으면 된다는 황우석 연구팀의 논리와 사실은 맞닿아 있다”(302쪽)라고 평가돼 있어 마음이 불편한 독자에게는 한학수 프로듀서의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려야 할까요?>를 함께 추천하고 싶다. 

환경 역작에 ‘박수’,  동물 에세이에 ‘환호’

<황우석 신화와 대한민국 과학> 다음으로 추천을 많이 받은 책은 <멍청한 수컷들의 위대한 사랑>(마티 크림프 지음, 도솔 펴냄)과 <인간 없는 세상>(앨런 와이즈먼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이다. <멍청한 수컷들의 위대한 사랑>은 미국의 동물학자가 펴낸 생태 에세이집이다. 짝짓기, 새끼 돌보기, 먹이 구하기 등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동물의 행동을 ‘사랑’이라는 주제 속에 녹였다. 흥미진진한 해석과 맛깔 나는 글 솜씨 덕에 이 책은 ‘동물 에세이 수준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인간 없는 세상>은 미국의 과학 저술가가 쓴 환경 문제 역작이다. 어느 날 갑자기 지구상에서 인류가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취재해 ‘인간 이후의 지구 모습’을 흥미롭게 재구성했다. 한 추천 위원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문명에 대한 회의와 자연을 향한 경외감이 밀려들게 만드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아인슈타인을 새롭게 조명한 <아인슈타인>과 <아인슈타인의 우주>, 통계학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통계학>, 뇌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주는 <뇌와 마음의 구조> 등도 좋은 과학책으로 추천되었다.  

안은주 기자


추천인:고중숙(순천대 교수·과학교육과) 김도연(서울대 교수·재료공학부) 이인식(과학문화연구소장) 최규홍(연세대 교수·천문우주과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