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징역 5년에 추징금 4600만원의 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선고는 오는 9일에 이뤄진다. 검찰은 이날 반대 신문에 나섰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이 모욕적인 질문을 하자, ‘여보세요’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한 전 총리의 아들 미니홈피까지 뒤져 반격에 나선 검찰은 이날도 한 전 총리에게 모욕적인 질문을 하려다가 재판부에 제지를 당한 것이다. 이날 공판에는 이해찬 전 총리, 천정배 의원, 천호선 전 대변인, 정연주 전 KBS 사장, 임종석 전 의원, 민가협 어머니들 등  160여명이 방청석을 채웠다.

-2010. 4.2 금요일 13차 공판 11시 40분 시작 -한명숙 피고인 신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김형두 부장판사(이하 판) -한명숙 전 총리 측 변호인(이하 변) -권오성 부장검사 등 검찰 (이하 검)

변 : 곽 전 사장과 점심을 먹은 적이 있나? 한 : 네. 변 : 어떤 경위로 먹었나? 한 : 곽 전 사장이 전화 와서 점심을 하게 되었다. 변 : 그날 단 둘이 먹었나 동석자가 있었나? 한 : 곽 전 사장이 다른 사람과 같이 와서 식사를 했다. 지금은 누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변 : 식사 후 반포 골프샵에 갔나? 한 : 네.

변 : 반포 골프샵에서 곽 전 사장이 골프채를 선물하고 싶다고 했나? 한 : 네. 변 : 점심식사 장소에서 그런 제안을 했나? 한 : 그때 했다면 따라가지 않았을 거다. 변 : 그럼 반포 골프샵에 가게 된 경위는? 한 : 식사 후, 돌아가는 중에 기사를 통해 곽 전 사장이 잠깐 만났으면 좋겠다고 연락을 했다. 연락을 받아서 우리 기사가 내려줬다. 내리니 어떤 큰 건물이 있었고 내려서보니 골프샵이었다. 들어가자고 해서 따라 들어갔다. 변 : 골프채를 고른 기억이 있나? 한 : 그런 기억이 없다. 변 : 골프채 세트를 권유받았나? 한 : 골프채를 미리 마련해놨는지는 기억이 없다. 그때 곽이 중요한 일하니 건강을 위해서라도 골프를 치라고 권유했다. 골프채를 선물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시사IN 안희태법정에 들어서는 한명숙 전 총리
변 : 뭐라고 답변 했나? 한 : 골프를 치지 않으니 필요 없다고 했다. 거절했다. 변 : 그래서 모자만 받았나? 한 : 받지 않자 곽 전 사장이 여러 차례 권유했다. 마련해놨으니 한 번 쳐보라고 했다. 면전에서 딱 계속해서 이렇게 저렇게 거절하다보니, 마음에 걸렸다. 그때 부근에 있는 모자가 보였다. 그래서 호의로 (모자면) 충분하다고 했다. 변 : 곽 전 사장과 골프 친 적 있나? 한 : 없다.

변 : 같이 골프치자고 제안 받은 적도 없나? 한 : 없다. 변 : 당시까지 골프장에 가본 적이 있나? 한 : 전혀 없다.

재 : 점심 후 헤어지면서 가는 길에 기사가 (곽 전 사장의) 연락을 받았다고 했는데 어떻게 연락받았나? 한 : 확실한 기억은 아니나, 기사가 전화를 받은 걸로 기억한다.

변 : 2001년 여성부장관 재직 시절부터 2004년 환경부 장관을 그만둘 때까지, 곽 전 사장을 몇 번 만났나? 한 : 확실히 딱 부러지게 몇 번 만났는지는 모르겠으나 2~3번 만난 걸로 기억한다. 많아도 3~4번 이상이 아니다. 변 : 그때 단 둘이 만났나 여럿이 만났나? 한 : 식사할 때 곽 전 사장이 데리고 온 사람과 여러 명이 만났다.

변 : 2004년 총선 출마 당시 곽 전 사장이 후원금 1000만원을 냈나? 한 : 합법적으로 1000만원을 낸 사실이 있다. 사실 당시 너무 바빠서 그땐 (돈 낸 걸) 몰랐고, 선거 끝나고 알았던 걸로 기억한다. 변 : 그 외 곽 전 사장으로부터 직접이든 직원을 통해서든 돈을 받은 적이 있나? 한 : 전혀 없다.

변 : 총리 임명 후부터 2006년 12월20일 오찬 사이에 곽 전 사장과 연락 한 적이 있나? 한 : 전혀 없다. 변 : 사건 수사 전에 당시 오찬을 기억했나? 한 : 전혀 기억하지 못했는데 이번 사건이 나면서 기억했다. 변 : 계기를 좀 더 설명해 달라. 한 : 이 사건이 있은 후, 일정표를 찾아봤다.

변 : 일정표를 보고 오찬을 기억해낸 정도인데, 오찬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 기억나는 게 있으면 말해달라. 한 : 기억을 더듬어 말씀드리면, 연말에 총리 일정 중 여러 종류의 지인들과 모임을 가진다. 오찬 만찬 때 마다 보고를 듣는데, 제 기억으로는 정세균 당시 산자부 장관의 퇴임 전에 식사를 한 번 하자고 이야기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식사는 대체적으로 비서실과 이야기하기에 확실한 기억은 없다. 그렇게 의논한 게 아닌가 하는 기억이 난다. 변 : 이런 정도의 모임은 일반적인가? 한 : 네.

변 : 그 자리에 곽 전 사장과 정 전 장관, 강동석 전 건교부 장관이 모이게 된 경위는?

한 : 정 전 장관 퇴임을 앞두고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전북 혹은 전주 동향 분들이 계시면 식사를 했다. 먼저 생각난 게 강 전 장관이었고, 강 전 장관과 가까이 지내는 곽 전 사장도 그렇게 자리를 같이 했다. 변 : 확실한 기억인가 그랬을 것 같은 건가? 한 :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변 : 모임은 공적이었나 사적이었나? 한 : 총리가 일정표에 올리는 모임은 모두 공적이다. 그렇다고 그날 공식적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 공식행사는 아니었다.

변 : 강 전 장관과 정 전 장관은 곽 전 사장이 그 자리에 온 게 이례적이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당시 두 사람에게 곽 전 사장을 초대한다고 이야기를 안 한 이유는? 한 : 이런 모임 할 때, 의전비서관실에서 (진행)한다. 나는 잘 모른다. 참석자를 알리는 지 안 알리는 지도 모른다. 오찬장에 제가 도착했을 때, 3명은 다 잘 아는 사이 같았고, 뜻밖이라는 말이 나온 적도 없다. 변 : 그날 외투를 입었나? 한 : 그날 오전에 미군 비행장을 찾았다. 국방부에서 군복 같은 점퍼를 줬다. 그것을 입고 행사를 하고 코트를 차에 뒀던 걸로 기억한다.

변 : 핸드백은 어떻게 했나? 한 :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수행과장이 든다. 변 : 그날에 대한 기억은? 한 : 기억이 없다만 일상적으로 등청을 할 경우, 청와대 들어가는 경우, 언론 촬영을 위해 연출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행과장이 핸드백을 든다. 식사 시 손이 자유로워야 하고 핸드폰을 받기도 어렵다. 변 : 그날 오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는지 기억이 나나? 한 : 희미하다. 정 전 장관 퇴임과 관련해 당에 대한 이야기와 당시 정치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유럽 순방했던 것을 강 전 장관이 물었던 기억도 난다.

변 : 당시 곽 전 사장의 공기업 사장 응모 등에 대해 한 전 총리는 알았나? 한 : 전혀 몰랐다. 변 : 오찬장에서 일어나면서 누가 먼저 일어났나? 한 : 제가 주빈이라 항상 제가 먼저 일어난다. 변 : 문까지 나가는 순서는? 한 : 총리인 주빈이 어떤 경우라도 먼저 나가는 것이 배려이고 예의다. 항상 제가 먼저 나간다.

ⓒ시사IN 안희태9일 선고되는 한 전 총리 공판은 서울시장 선거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변 : 오찬 당시가 통상적일 때와 달랐다는 기억이 있나? 한 : 전혀 없다. 항상 제가 먼저 나갔다. 변 : 곽 전 사장이 의자 위에 돈 봉투를 내려놨다는 사실이 있나 없나? 한 : (돈 봉투를) 보지도 못했고 내려놓은 사실도 없다. 변 : 공관에 있을 때 경호원은 밀착경호를 하나? 한 : 그렇다.

변 : 오찬 후에 사저로 올라가서 쉬거나 하지 않나? 한 : 있을 수가 없다. 출근 준비를 해서 (총리공관 2층 사저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그때부터 업무가 시작된다. 그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다. 쉬러 올라간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변 : 곽 전 사장이 대한통운 퇴직한 이후 공기업에 취직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았나? 한 : 몰랐다. 강 전 장관으로부터 곽 전 사장이 유능하다 일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연세가 많으시고 일을 다 마치고 퇴임해서 잘 지내는지 알았지, 일자리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도 없고 생각도 못했다. 변 : 인사 청탁 받은 적 없나? 한 : 없다.

변 : 곽 전 사장이 피고인에게 밤 9시 넘어서 전화 통화를 해 석탄공사 사장에 지원한 적이 있다고 한다. 사실인가? 한 : 사실이 아니다. 그런 적이 없다. 변 : 대통령에게 곽 전 사장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나? 한 : 대통령과 총리가 만나는 자리는 미리 약속하고 어떤 사안을 이야기할 것까지 정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총리와 독대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인사수석이나 비서실장, 장관 등 관련된 사람을 배석하게 한다. 내가 그런 자리에서 곽 전 사장을 추천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변 : 지난번에 곽 전 사장이 증언하기를 “한 전 총리가 ‘노 전 대통령이 본인이 해수부 장관 시절 곽 전 사장이 만년필을 선물한 사실을 기억하더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전달한 적이 있나? 한 : 없다.

변 : 제주도 로드랜드 간 사실이 있나? 한 : 있다. 변 : 간 경위를 설명해 달라. 한 : 2008년 11월 늦게 처음 간 걸로 기억한다. 당시 제주올레에 관한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 아는 여성 언론인이 시작한 일이라 전화를 했더니 책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해서 갔다. 그때가 11월 중순 경인데, 행사에 참석하고 제주도에 있던 중 우연히 강 전 장관을 만났다. 제주도 이야기도 하고 집필 할 생각도 있다고 하니 강 전 장관이 로드랜드를 소개해줬다. 곽 전 사장이 소유한 집인데 거의 비어있다고 했다. 그때는 공직에 있지 않고 자연인이었다. 제가 곽 전 사장에게 전화했더니 선뜻 가면된다고 말했다.

변 : 곽 전 사장과의 친분을 일부러 속였나? 한 : 변호인과 첫 대면 때 다 이야기했다. 공소사실과 관계도 없는 이 사실을 숨길 필요가 뭐 있나. 얼굴도 다 알려져 있고 제주도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어떻게 이 사실을 숨기나. 검찰이 표적 집중 수사 하는데 어떻게 감출 수가 있으며 감출 생각도 없었다.

변 : 골프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 물을 수 밖에 없다. 한 전 총리 스스로 골프와의 관계를 설명한다면? 한 : 제가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형제가 골프를 친다. 저에게도 권한 적이 많았다. 휴가 갈 때 같이 가자고 해서 끌려가다시피 한 적이 있다. 골프장에는 몇 번 나가서 (가족이) 가르쳐 주려고 했다. 검찰이 골프에 대해서 엄청나게 수사를 했는데, 동료의원 기자 관료와 한 번도 골프를 친 적이 없다. 있었다면 검찰이 못 찾아냈겠나. 골프 공방에 휘말려 힘들다. 골프 몇 번 친 적 있다고 제가 골프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변 : 골프장에 처음 간 게 언제인가? 한 : 확실히는 잘 모르겠으나 2004년 경에 동생하고 같이 갔을 것이다. 변 : 타수가 몇 타나 되나? 한 : 검찰이 낸 기록을 보면 90~100타라고 나온다. 전 골프를 치는 사람이 아니라 이게 얼마나 되는 지 몰라 주변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여성이 90이면 잘 치는 거라고 했다. 5년 이상 친 사람이라고. 아마 그것이 조사할 때, 제 동생이 비슷하게 친다는데,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한다. 변 : 총리 기자간담회에서 “골프는 스포츠이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 못 쳐서 앞으로도 치지 못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어떤 취지인가? 한 : 총리가 되고 골프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 기자들이 질문했던 걸로 기억한다. 너무 못 쳐서 못 칠 것 같다는 이야기는 그때 상황 그대로를 이야기한 거다.

검찰 반대 신문 검 : 왜 가명으로 골프를 쳤나. 가명으로 한 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는데. 변 : 모욕적 질문으로 어제 빼기로 한 거다. 재 : 여보세요(방청객 웃음). 어제 모욕적 질문이라고 신문사항에서 뺀 걸 질문하면 어떻게 하나. 동생 이름으로 친 거라는 것도 객관적 자료로 입증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건 검찰 생각이다. 합의를 해서 신문사항 만들었는데 말하면 안 된다.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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