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트위터)와 스마트폰(아이폰) 그리고 스트리밍 서비스(유튜브)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무명의 예비 스타를 단번에 유명 스타로 바꾸는 ‘요술망치’ 노릇도 하고 있다. ‘3S’가 바꾼는 연예 지형도를 살펴봤다.


글 싣는 순서
1)타이거 JK, “나를 세상에 취하게 한 트위터”
2)무명 뮤지션을 세계적인 스타로, 유튜브의 힘
3)SM, JYP 넘어설 스타사관학교 3S
4) 3S로 무장한 스타들의 미디어 용병술 


3월25일 곰TV 스튜디오에서 열린 ‘트위터 페스티벌 2010’ 무대에 오른 윤도현씨 역시 트위터를 통해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윤씨는 2002년 월드컵 당시 ‘국민 밴드’라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누렸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 집회에서 공연한 이후 KBS에서 퇴출당한 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부활의 계기를 마련한 곳은 무대와 트위터였다. 새로 ‘협동단결’이라는 문신을 오른팔에 새긴 그는 데뷔 때만큼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트위터로 누리꾼과 불철주야 소통했다. 그의 트위터가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잠자고 있던 김제동씨 트위터를 깨우면서부터였다.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사회참여 연예인으로 분류되어 KBS에서 퇴출된 김씨는 트위터에 “이란과 쌍용을 잊지 맙시다. 우리 모두 약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맙시다”라고 글을 올린 후 이용을 멈췄다.

ⓒ시사IN 조남진
트위터 페스티벌 2010에 참석한 윤도현 밴드 멤버들이 트위터 아이디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씨에게 아이폰 이용법을 알려준 윤씨는 내친 김에 트위터 계정도 부활시켰다. 김씨의 트위터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저 윤도현입니다. 지금 제동이 트윗 부활시켰습니다. 완전 바보입니다. 이제 트위터 할 거니까 여러분 제동이랑 노세요. 글 두 개 올리고 팔로잉이 이렇게 많다니 제동이 넌 행복인 거야”라고 대신 글을 올렸다. 이후 둘은 트위터를 통해 서로 재미있는 ‘몰카’를 찍어서 올리는 등 ‘트위터 토크쇼’를 보여줘 주목되었다.

현재 김씨의 계정에는 5만명, 윤씨의 계정에는 1만3000명 정도의 팔로잉이 있다. 윤씨는 DJ DOC 김창렬씨나 타이거JK 서정권씨 등 친한 연예인과 나누는 ‘트윗레터’로 트위터에서 연예인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 그의 권유로 트위터를 시작한 윤도현밴드(YB)의 베이스 주자 박태희씨는 “트윗을 통해 작은 소리 숨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몰랐던 곳의 일을 알게 되었고 몰랐던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DJ DOC 김창렬씨는 ‘특종’ 사진으로 트위터 이용자들로부터 사랑받는다.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초대 손님 사진이나 자신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혹은 카메오로 나오는 드라마의 생생한 현장 사진을 올린다. 연예부 기자들이 그의 사진을 너무 자주 퍼가서 트위터에 “기자분들 사진 함부로 쓰지 마시고 저에게 허락받고 사용하세요”라고 주의를 줄 정도다.

트위터를 잘 사용하는 연예인은 단순한 홍보 수단 이상으로 활용한다. 타이거JK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는데 아이는 안 보고 나와 아내만 보고 수근거려서 신문 1면에 날 일 저지를 뻔했다”라고 글을 올리는 등 솔직담백한 트윗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폭풍 트윗’이라 불릴 만큼 트위터에 글을 자주 올리는 그는 그런 자기고백 과정을 통해 음악적 영감을 얻어낸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제동씨가 트위터 하는 모습, 동료 연예인들과 포즈를 취한 MC 박경림씨, 드라마 카메오 현장 사진을 올린 DJ DOC 김창렬씨

가수 이적씨 역시 트위터를 또 하나의 ‘상상력 발전소’로 활용한다. 그는 아직 소설가들도 시도하지 않고 있는 트위터 소설을 연재한다. 그가 ‘트윗픽션’이라 부르는 이 140자  소설은 그때그때의 단상을 표현한 것으로 현재 40여 편이 올라왔다. 그는 “트위터라는 공간 특유의 창작물을 만들어보자는 창작자적 욕심에서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걸 그룹 카라의 멤버인 박규리(@gyuri88) 니콜(@_911007) 구하라(@_sweethara) 강지영(@kkangjii)씨 등도 활발하게 트위터를 이용하고 있지만 아이돌 스타보다는 주로 30대와 40대 연예인이 애용한다. 아이돌 스타의 경우 기획사 통제를 받기 때문에 자유롭게 글을 올리지는 못한다. 기획사들은 그룹 2PM 멤버였던 박재범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박재범 학습효과’ 때문에 대부분 공식 트위터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