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화려하고 로맨틱한 밤거리
연말이 되면 새로운 일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작심 3일’이라고 며칠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되기 일쑤이다. 마음 독하게 먹고 일을 벌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연말연시를 낯선 곳에서 보내며 색다른 아이디어를 짜보는 건 어떨까. 각 나라의 ‘겨울 축제’가 당신을 좀더 활력 있게 만들지 모른다. 블로거 ‘사고뭉치’(blog.daum.net/ sgmc 8604/820309)는 최고의 ‘낯선 경험지’로 홍콩을 권한다.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알뜰한 쇼핑, 로맨틱한 밤거리,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넘치는 산해진미를 경험하고 싶다면 홍콩이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홍콩관광청에 따르면, ‘아시아 이벤트의 수도’답게 홍콩에서는 11월30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다양한 겨울 축제가 열린다. 그 기간에 빅토리아 리버 양쪽에 솟은 고층 빌딩이 아름다운 조명을 뿜어내고, 거리와 대형 쇼핑몰들은 각양각색의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빛난다. 축제는 크게 침사추이, 코즈웨이 베어, 센트럴 세 지역에서 열린다. 그 중에서 특히 12월11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침사추이에서 열리는 ‘새해 레이저 불꽃 카운트다운’이 볼만하다. 올해에는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더 웅장하고 화려하게 열린다”라고 홍콩관광청은 설명한다.
‘새해 레이저 불꽃 카운트다운’은 심포니 오브 라이트 하버 크루즈로 즐기면 금상첨화다.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한 페리에 탑승하면 도심에서 벌어지는 마술 같은 ‘레이저 쇼’가 한눈에 들어온다. 곁들여 먹고 마시는 음식과 술은 흥취를 돋운다. 그 외에도 연말연시에 홍콩에 가면 불꽃 튀는 디즈니 크리스마스, 백조의 호수 아이스 쇼, 제 42회 홍콩 브랜드 &상품 엑스포, 홍콩 국제 경마, 슬라바스 ‘스노스노’ 쇼, 호두 까기 인형, 오션파크 크리스마스 축제 같은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달라도 너무 다른 호주의 크리스마스
호주의 연말연시는 더 독특하고 신난다. 태양이 내리쬐는 해변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는 것이다. 호주의 연말은 한 시즌 중 해 길이가 가장 길어서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에도 이색 볼거리가 적지 않다. 가장 장관은 멜버른의 ‘캐럴 촛불 행사’와 시드니의 ‘마이어 뮤직 볼’. 마이어 뮤직 볼은 잔디 위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여유롭게 호주 최고 연주가들이 펼치는 공연을 보는 이벤트이다. 시드니 ‘본디 해변’에서 맞는 크리스마스도 유별나다. 해변에서 먹고 마시고 수영하며 맘껏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다.
연말연시에 볼만한 축제는 12월31일 밤에 열리는 ‘시드니 하버 새해 전야제’이다. 이 축제는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성대한 전야제로 소문이 나 있는데, 1월1일을 화려한 불꽃 축제 속에 카운트다운을 세며 맞이한다. 이어 1월5일부터 20여 일간 ‘시드니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음악가·미술가·공연예술가들이 참여해 오페라하우스·서큘라 퀘이·하이드파크 등에서 신나고 유쾌한 문화 예술 행사를 펼친다. 올해에는 특별히 오프닝 행사에 전설적인 밴드 비치 보이스의 브라인 윌슨을 비롯한 유명 예술가들이 다수 참여할 예정이다.
최근 호주는 더욱 가까워졌다. 시드니·브리즈번에 이어 멜버른 직항편(주 3회)이 생긴 것이다. 멜버른은 호주 문화·예술·음식·관광의 중심 도시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힌다. 게다가 눈부신 관광지 그레이트 오션로드, 펭귄이 아장거리는 필립 아일랜드 등이 있어 언제 어느 때 가도 여행자의 감성을 충족시켜준다. 연말에 가면 감미롭고 신선한 호주 와인을 마시며 캐럴 촛불 행사와 화려한 불꽃 축제, 야경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파티장으로 변하는 음악의 도시 빈
유럽으로 가는 길은 멀다. 특히 오스트리아로 가는 길은 더욱더. 프랑크푸르트나 암스테르담을 경유하거나, 프라하를 경유해야 겨우 닿을 수 있다. 가장 낭만적인 코스는 체코 프라하(서울에서 직항편이 있다)에서 기차를 타고 모차르트와 요한스트라우스의 도시 빈(비엔나)으로 가는 길이다. 여섯 시간이 걸리는 기찻길은 낭만 그 자체이다. 눈부신 설경과 그림 같은 가옥, 그리고 너른 평야와 높낮이가 부드러운 구릉들….
한겨울의 빈이 아름다운 이유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기 때문이다. 11월17일~12월26일 시청 앞과 쉔부른 궁전 앞에서 열리는 거리 마켓은 그 역사가 수백년이 넘는다. 시청 앞에는 143개의 부스가 늘어서며, 매년 3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온다. 당연히 이색적인 볼거리, 먹을거리가 지천이다. 가장 인기 있는 음료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핫 펀치’. 따뜻한 전통 음료인데 포도·사과·오렌지 맛을 낸다.
12월31일, 빈은 오래된 여느 도시처럼 거대한 ‘파티장’으로 변모한다. 전통 있는 카페나 바에는 이색적인 술과 음식이 넘쳐나며, 시청 앞 광장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그 유명한 빈 필하모닉의 새해 콘서트가 생중계된다. 그 전에 세 명의 DJ가 나와 신나는 음악을 선곡해 온 거리를 축제 무드로 바꾸어놓는다. 새해 콘서트는 요한 스트라우스의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을 선곡해 연주하는데, 역사가 꽤 오래된 연례행사이다. 빈의 무지크페어라인 황금홀에서 열리는 실제 공연을 보려면 1년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2008년 입장권은 이미 오래전에 매진되었고, 오는 1월부터는 2009년 콘서트 예약을 인터넷(www.wienerphilharmoni ker.at)에서 받는다. 빈은 ‘쇼핑광’과 ‘식도락가’를 양산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쇼핑을 위해 모든 상점 문을 다 열어보려면 오래된 상점에서부터 모던한 현대 매장까지 2만 개가 넘는 문을 밀쳐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음식인데, 돈가스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슈니츨’과 우리나라 통돼지갈비와 비슷한 ‘스파 립’은 한국인의 입맛에도 짝짝 붙는다.
흰 눈 사이에 피어난 삿포로의 '보석 전등'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는 아이누어 족의 언어로 ‘건조하고 광대한 땅’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도시는 겨울만 되면 온통 눈으로 뒤덮이면서 ‘설국’이 된다. 겨울이 되면 삿포로는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뚝 떨어진다. 그리고 시나브로 눈이 흩날리는 날이 차츰차츰 늘어난다. 11월 말이면 도시는 본격적인 겨울 채비에 나선다. ‘삿포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등이 열리며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삿포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이 시작되면 12월 중순까지 황혼이 물들 무렵 파란 하늘 아래에 수많은 전등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그리고 오도리 공원에서는 ‘뮌헨 크리스마스 시장’이 문을 연다.
뮌헨 크리스마스 시장은 독일 뮌헨 시와 자매 결연한 지 30주년이 된 2002년에 처음 문을 열었다. 시장에서는 독일 뮌헨에서처럼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을 볼 수 있고, 과자나 선물 용품을 살 수 있다. 또 향신료가 든 핫 와인(글류바인) 같은 음식을 감미롭게 즐길 수 있다. 더 어둑해지면 모이와야마 전망대에 올라 오타루의 야경을 감상하면 좋다. 모이와야마는 홋카이도 제1호 천연기념물인 원시림. 높이 531m인 산 정상에 오르면 하늘을 뒤집어놓은 듯한 도시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삿포로에서 맥주가 빠질 리 없다. 삿포로맥주박물관은 일본 유일의 맥주 박물관으로 1987년에 개관했다. 맥주를 눈이 아니라 입으로 즐기려면 ‘삿포로 맥주원’이나 ‘삿포로 맥주 홋카이도 공장’으로 가면 된다. 삿포로 맥주원에 가면 일본 메이지 시대의 고풍스러운 건물에서 갓 양조한 맥주를 시음할 수도 있다. 삿포로 맥주 홋카이도 공장을 견학하면 맥주의 생산 라인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또 막 생산된 신선한 맥주를 음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