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윤무영

지난 여름의 햇볕은 뜨거웠다. ‘편집권 독립’을 외치며 북아현동 심상기 〈시사저널〉 회장 집 앞에서 단식 시위를 하던 정희상 기자와 김은남 기자는 거의 탈진 직전이었다. 두 기자가 더위와 허기에 지쳐 헉헉거리고 있을 무렵 한 사내가 기타를 메고 땀을 뻘뻘 흘리며 언덕길을 올라왔다. 가수 손병휘씨(41)였다.
“왜 이렇게 언덕이 높아”라고 잠시 투덜거린 후, 손씨는 자리를 펴고 ‘위문 공연’을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대표곡 ‘나란히’와 민중가요 ‘불나비’를 들려주었다. 무대도 조명도 없는 ‘골목 콘서트’는 두 단식 기자에게 한여름 소나기와 같은 축복이었다.    

다른 기자에게도 그 공연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았다. 〈시사저널〉에서 문화부 기자를 5년 동안 하면서 숱한 공연과 콘서트를 보았지만, 북아현동 골목에 쭈그리고 앉아서 들었던 그 공연만큼 감동을 준 것은 없었다. 그러나 시끄럽다는 주민의 항의로 공연은 곧 중단되었다.

그런 손씨가 〈삶86〉 발매 기념으로 콘서트를 연다(12월7~8일. 불교역사문화관 지하공연장). 이번 공연에는 안치환과 연영석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시사IN〉 독자들도 그날의 감동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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