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1·2
이언 커쇼 지음, 이희재 옮김, 교양인 펴냄

이언 커쇼의 〈히틀러〉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히틀러 전기를 초라하게 만든 전기’라는 찬사를 받는다. 30여 년에 걸쳐 히틀러와 제3 제국의 역사를 방대하게 연구하고 기록한 덕이다. 그러나 커쇼는 원래 히틀러 전기 쓰기를 주저했었다. 상층부에서 일어나는 정치보다 사회사에 더 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연구를 거듭할수록 나치 통치 구조에 끌려들어갔고, 그 체제에서 히틀러가 어떤 위치에 있었는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 것을 보고 히틀러라는 인물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 결과 특별할 것 없는 가정에서 자란 게으른 반항아, 실패한 예술가 지망생, 상병 출신의 사병이 어떻게 독일 민족을 구원하겠다며 앞장서고, 최고 지도자로 우뚝 설 수 있었는지 파악되었다. 히틀러의 전모를 들여다보기까지에는 엄청난 노력이 뒤따랐다. 히틀러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증언과 일기,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를 살피고 또 살폈다.

1권에서 커쇼는 1889년 히틀러의 출생부터 위대한 예술가를 꿈꾸던 청년 시절, 그리고 1933년 히틀러가 독일 총리에 오른 뒤 재무장을 선언하고 팽창욕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시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히틀러에게 분노와 좌절을 안겨주면서 한편으로는 히틀러를 독일 정치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1차 세계대전 전후의 혼란한 독일 사회를 완벽히 재구성한다. 2권에서 커쇼는 히틀러가 유럽의 가장 인기 있는 지도자가 되는 장면부터 시작해 독일을 전쟁으로 몰고 가 결국 1945년 지하 벙커에서 자살하는 장면까지 담는다.

 

에코 지능
대니얼 골먼 지음, 이수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지난해 3월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10’으로 신금욕주의, 생존 상점, 에코 지능 등을 꼽았다. 자원과 환경이 극한에 도달한 지구,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하려 제안된 에코 지능(EI:Ecological Intelligence)은 이렇게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뇌신경학과 산업 생태학의 통섭으로 탄생한 이 개념은 인간과 자연의 상호 영향을 이해하는 인식 능력을 말한다.

저자는 감성지능(EQ)과 사회지능(SQ) 전도사 대니얼 골먼. 그는 ‘트위터, 그리고 진화’ ‘바르고 공정한 제품’ ‘위험한 물건들’ ‘편도체, 쇼핑하러 간다’ 같은 16개 주제를 통해 우리 삶에 수반되는 생태학적 영향을 어떻게 파악하고, 그 결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예컨대 ‘위험한 물질들’에서는 우리가 매일 먹고 사용하는 제품에 섞여 있는 화학물질을 공개하고, 그 위험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해법을 제시한다. ‘편도체 쇼핑하러 가다’에서는 어떻게 하면 ‘나, 이 제품 싫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지, 뇌신경학 차원에서 접근한다.

 

 

드라마, 시학을 만나다
박노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많은 사람이 드라마에 울고 웃으며 텔레비전을 바라보지만, 그저 오락 혹은 ‘막장’이란 이름의 필요악일 뿐 미학적 대상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다모〉 〈연애시대〉 같은 드라마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이론으로 접근해 작품 속 미학과 가능성을 들여다본다.

 

 

김민수의 문화 사랑방, 디자인 사랑방
김민수 지음, 그린비 펴냄

물건에서부터 도시까지 ‘에지’ 있는 디자인이 대세다. 저자는 고급스러움만 강조한 디자인이 오용·남용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욕망을 부추기는 소비재는 있지만, 소통과 신뢰를 위한 공공미학은 없다는 것이다. 상업성, 일제의 잔재라는 한국 디자인 현실을 꼼꼼히 짚어본다. 

 

 

지역이라는 아포리아
‘해석과 판단’ 비평공동체 지음, 산지니 펴냄

비평지성 공동체 ‘해석과 판단’의 시리즈 세 번째 책. 문학과 문화를 통해 부산이라는 지역의 의미·가능성·한계를 알아보고, 현대사회에서 공간·주체·역사·담론으로 존재하는 지역을 살핀다. 중앙에 종속된 지역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지역을 소개한다. 

 

 

 

폭정의 역사
브렌다 랄프 루이스 지음, 양영철 옮김, 말·글 빛냄 펴냄

 영국 유명 신문사의 왕실 특파원으로 활동한 저자가 유럽 왕실의 비극과 광기의 역사를 정리했다. 선명도 높은 사진과 그림은 흥미를 높이고, 역사의 생생함을 더한다.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은 유럽 왕실의 잔인함과 근친혼으로 인한 비극이 세계 역사에 미친 영향까지 가늠할 수 있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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