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광우병 파동이 거세게 몰아칠 때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몬산토-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은 프랑스 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마리 모니크 로뱅이 세계 최대 종자기업 몬산토를 3년에 걸쳐 탐사한 결과물이다.

지난 수십년간 몬산토는 폴리염화비페닐(PCB), 다이옥신,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를 생산하며 수입을 올렸다. 그리고 산유를 촉진할 뿐 부작용은 증명되지 않은 소 성장호르몬 rBGH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생명공학 기업으로의 발전을 꾀한다. 몬산토는 세계 식량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유전자변형작물(GMO)을 개발하고 재배 면적을 넓히는 데 온 힘을 기울인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GMO 가운데 70%가 몬산토에서 생산하는 제초제인 ‘라운드업’에 내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GMO의 가장 핵심적인 수익 창출원이자 문제점이 되는 것이 바로 생명체에 대한 특허권이다. 몬산토는 제초제 라운드업에 저항성을 갖는, 대두의 ‘유전자 카세트’ 조작에 성공한 뒤 곧바로 특허를 취득했다. 이렇게 받은 특허를 근거로 몬산토는 미국 농민은 물론 제3세계 농민을 대상으로 소송을 벌인다. 재배 면적당 ‘기술세’를 걷고, 전년도 수확량을 일부 보관했다가 파종했다는 의심이 드는 농민을 대상으로 엄청난 벌금을 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한 예로 몬산토의 유전자 조작 면화 재배를 시작한 이후 지난 10년간 빚에 시달린 인도 농민 15만명이 자살했다.

이처럼 놀라운 사실을 담은 이 책은 프랑스에서는 출간 즉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로 방영되고 10만 부 이상 팔려나갔으며, GMO 이슈화와 몬산토 반대 운동을 전 유럽으로 퍼뜨렸다. 세계 최대 종자기업 몬산토의 비리를 낱낱이 파헤친 이 책이 국내 독자에게 우리의 식품 안전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기자명 이지은 (도서출판 이레 편집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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