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가 이철수 선생의 ‘나뭇잎 편지’ 묶음이  도착했다. 2008년 겨울부터 2009년 가을까지,  충북 제천에서 농사지으며 살고 있는 그가 인터넷 홈페이지 ‘이철수의 집(www.mokpan.com)을 통해서 세상 사람들에게 보낸 목판화 편지들이다. 그는 한편으로는 세상과 떨어져 살면서 세상과 다른 얘기를 해주지만, 또 한편으로는 세상 문제에 파묻혀 조그만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 화백을 만났다.

세상 문제를 담은 글과 그림이 많다. 올해는 책을 안 내려고 했다. 세상 이야기를 해놓은 것이 너무 많았다. 안 그래도 힘든데 책으로 또 힘들어할 것 같아서.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이 누군가를 연상시킨다. 그럴 수도 있겠다. 그분의 죽음이 참 안타까웠다. 그렇지만 당신은 폭넓게 해석해도 될 것 같다. 고마운 사람이 많았다.

그림은 간결한데 글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내 탓이다. 이래저래 일이 많았다. 마을 지키기 싸움에도 끼고. 이것저것 관심 두고 거들다보니까 할 말이 많았던 것 같다. 머리글이라도 얌전하게 쓰자 생각했는데, 그것도 실패했다.

시대가 번잡해서 그런 것인가? 평상심의 거울에 비추어 세상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게 내 역할이니까. 좀 잘 정리된 세상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머리에 끓는 생각이 많았다. 그래서 어수선했다. 보면 좀 불편하다.

올해 계획은? 민족예술인총연합회 재건위원장을 맡았다. 살려내야 한다. 재건을 위해 1월16일 일일호프를 한다. 많은 사람이 관심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