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한향란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48·사진)은 국내 펀드 매니저들이 꼽는 최고의 투자 고수 가운데 한 사람이다. 박경민 사장은 20여 년 동안 ‘가치투자’라는 일관된 원칙을 고집하며 수익률 상위권을 놓친 적이 거의 없다. 고수만의 비결이 있을 법한데, 그가 권하는 주식 투자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가치 있는 기업을 찾아 오랫동안 보유하기.’

박 사장은 “주식 장세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전망하기 어렵다. 과거에는 국내 시장 변수만 보면 됐는데, 이제는 해외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장세를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 별수 없이 기업만 쳐다본다”라고 털어놓았다.

기업을 분석할 때 그는 장기적으로 돈 벌 능력이 있는 회사인지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핵심 역량이 있는가, 기업 대표가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가, 제품 포트폴리오가 완전히 바뀌어도 성장할 수 있는가를 따져 기업의 성적표를 매긴다. 이와 함께 산업의 사이클도 가늠해본다. 똑같은 제품으로 10년, 20년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철강·기계 산업이 지금 한창 주가를 날리지만, 2~3년 후에는 꺾일 수밖에 없다. 이 종목들이 꺾이는 시점이야말로 국내 주식시장이 정점을 찍는 때라고 본다. 솔직히 그 이후 한국을 먹여 살릴 업종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박 사장은 털어놓았다.

그래도 굳이 장기주를 찾아본다면? 박 사장은 바이오 산업보다는 IT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한 편이고, 금융·교육·건강 같은 서비스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해가는 기업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장기적으로 이익을 늘려갈 수 있는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장기 투자를 하려면 산업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어야 하고, 자기가 정말 잘 아는 종목을 사야 한다. 주식시장은 세상의 반이고, 자기가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기자명 안은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 anjo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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