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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리더십을 보면, 2007년 대선의 결말이 보인다. 지난 4년6개월 동안 유감없이 보여준 노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이 국민 여론에 영향을 주고, 마침내 대선 주자들 선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노 대통령의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보면 ‘변화 지향적인 개혁가형’이지만, 비판적으로 표현하면 ‘불안한 정치 지향형’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인정했듯이 취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준비되지 않은 언행’으로 바람 잘 날 없었고, 부동산과의 전쟁, 기득권층과의 전쟁, 언론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성과는 묻히고 ‘불안한 지도자’의 이미지만 굳혔다. 동시에 임기 5년 내내 혁신에 매진하겠다는 자신의 약속대로 국정 운영에서 정치적 관점을 우선함으로써 ‘불안한 정치 지도자’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러한 부정의 이미지가 지속되면서 국민은 무의식중에 노 대통령과 반대되는 지도자의 모델을 선호하게 되었고, 그것은 ‘안정적 경제 지도자’의 형태로 발현되었다.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갈수록 국민의 마음속에는 ‘안정적인 경제 지도자’를 바라는 기대 심리가 높아졌다. 현직 권력자에 대한 심리적 반작용인 셈이다. 이로 인해 이명박 후보의 지속적인 선두, 이회창 후보의 급부상, 정동영 후보의 답보상태, 문국현 후보의 초반 부각, 그리고 다른 마이너 후보들의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노무현 리더십의 또 다른 특징은 본인뿐만 아니라 상대의 권위도 인정하지 않는 반(反)권위주의이다. 이러한 권위주의 해체는 낡은 제도와 관행 타파라는 긍정적 효과도 많았지만, 규범적 틀의 파괴라는 부정적 효과도 낳았다. 규범적 틀이 급속히 와해되면서 대선 주자의 난립과 분당과 창당의 반복, 대선 후보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몰락 같은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본다. 노 대통령에게 열성적인 지지자 못지않게 격렬한 반대자가 많은 것도 강약의 차이가 심한 리더십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기자명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 행정학 박사)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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