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평전 에이드리언 데스먼드 외 지음, 김명주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2009년은 다윈 탄생 200주년이자 〈종의 기원〉이 출간된 지 150년이 되는 해. 그 덕에 올해 우리나라에서는 유난히 다윈과 관련한 책이 다수 출간되었다. 그러나 서구 학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윈이 남긴 자료(일기·연구 노트·편지)를 해독하고 분석해 ‘다윈 전설’을 해체하고, 새로운 다윈 상을 구축하려 노력해왔다. 〈다윈 평전〉의 공저자 에이드리언 데스먼드와 제임스 무어도 그 그룹에 끼어 있었다. 동물학·해부학·지질학의 권위자(데스먼드)와 사회사상 연구자(무어)의 만남은 찰떡궁합이었다. 그들은 수집가 다윈이 남긴 공책과 편지, 저서, 주석을 달아놓은 발췌 인쇄물 등을 통해 다윈의 ‘사회적 초상’을 온전히 그려내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다윈이 진화론을 어떻게 전개했고, 그것을 왜 20년 동안 발표하지 못한 채 숨어 지냈는지, 진화론 발표 뒤 세상과 종교계와 과학계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속속 드러났다. 공저자들은 다윈이 남긴 자료를 토대로 다윈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마치 다윈이 눈앞에서 직접 말하고 행동하는 듯한 효과를 준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부각되는 것은 비글호 항해와 갈라파고스 제도, 진화론으로 구성되는 과학자 다윈의 모습이 아니다. 빅토리아 시대를 관통한 한 인물의 사회적 삶과 초상이다.
〈문학의 탄생…〉 외 2권 시오노 나나미 외 지음, 이목 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일본에서 4년 동안 700여 명의 저명한 필자를 동원해 펴낸 세계문학 해설서 ‘문학의 광장’ 시리즈 20권 중 일부(1~3권)다. 1권 〈문학의 탄생:고대 그리스 로마 문학〉은 서양 문학사 최초의 ‘황금시대’를 일군 그리스와 로마 문학의 세계를 조명한다. 중세 이후 ‘문학의 아버지’로 칭송받아온 서사시인 베르길리우스와 정치인 카이사르, 악한 소설의 원조 페트로니우스 등 로마 문인들의 면면 등을 흥미 있게 묘사한다. 2권 〈성서 문학과 영웅 서사시:예수, 베어울프, 아서 왕〉에서 저자들은 고대 이스라엘인의 민족 역사서라 할 수 있는 〈구약성서〉와, 서기 1세기 이후 보편 종교로 거듭난 기독교 세계의 제1 경전 〈신약성서〉를 종교가 아닌 문학의 영역으로 접근해 들어간다. 중세의 민중이 사랑한 영웅들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힌다.
영혼 없는 사회의 교육 이계삼 지음, 녹색평론사 펴냄 저자는 ‘경계’에 서 있다. 욕망의 도가니인 대도시와 피로가 겹쳐 있는 농촌의 중간인 소도시 밀양에…. 그는 그곳에서 ‘탐욕 사회의 필연적 귀결인 경쟁의 아수라와 그것이 낳은 폭력성에 주목하고, 물신에 인성을 내준 사회에서 과연 우리와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냐’(홍세화의 말)고 묻는다.
이슬람 혁명의 아버지 호메이니 유달승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호메이니를 통해 이란 현대사를 들여다본다. 한국인 최초의 이란 유학생이었던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이란에 팽배한 반미 의식의 진원지와 신정(神政)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특징, 페르시아 만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국제정치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여성, 총 앞에 서다 신시아 코번 지음, 김엘리 옮김, 삼인 펴냄 저자는 페미니스트이자 런던 시티대학의 방문 교수. 그동안 노동 과정과 노동조합 그리고 조직 변혁 문제를 젠더와 연관시켜 발언해왔다. 이번에는 지구상의 다양한 지역(콜롬비아·구자라트·이스라엘 등)에서 여러 모습으로 발현하는 전쟁과 폭력에 맞서온 여성 평화운동가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파괴의 씨앗 GMO 윌리엄 엥달 지음, 김홍옥 옮김, 길 펴냄 지금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는 GMO가 들어 있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는데 누가, 왜, 자꾸 GMO 식품을 확산시키는 것일까. 〈석유 지정학이 파헤친 20세기 세계사의 진실〉을 펴냈던 저자는, 그 뒤에 세계 장악을 꿈꾸는 미국과 재벌의 야욕이 숨어 있다고 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