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주식이나 채권 펀드 외에도 다양한 펀드 상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부동산 펀드, 인프라 펀드 이외에 선박 펀드, 기숙사 펀드, 심지어 한우 펀드까지 나왔다. 바야흐로 ‘펀드 춘추전국 시대’이다. 펀드가 다채로워지면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금융 소비자 처지에서는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지 더욱 어려워졌다. 이럴 때일수록 상품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다음에 투자해야 이롭다.

펀드에 투자하는 보험, 변액보험 : 변액보험이란 투자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펀드를 통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 다음, 이에 따른 실적을 다시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실적 배당형 보험상품을 말한다. 기존 정액보험이 미리 정해진 대로 보험금이나 해약 환급금 등을 지급하는 데 반해, 변액보험은 운용 실적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는 점이 큰 차이다.

변액보험은 선택할 수 있는 펀드 종류가 다양하다. 투자자의 성향이나 향후 금융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나의 상품 내에 다양한 종류의 펀드로 구성되어 있다. 주식 펀드·혼합 펀드·채권 펀드·해외 투자 펀드뿐만 아니라, MMF 등 단기채권 펀드까지 고루 갖춰져 있다. 이런 다양한 상품으로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의 투자 비중을 조정할 수 있다. 또한 펀드 변경이 자유롭다. 고객의 투자 성향이나 금융시장의 변동에 따라 펀드를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변액보험 내에 있는 펀드 간에 자유롭게 변경이 가능하다.

소액으로 하는 부동산 투자, 부동산 펀드 : 부동산 펀드란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부동산 사업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에 대한 수익을 올려 다시 투자자에게 성과를 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국내 부동

ⓒ시사IN 안희태
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의 상당수는 개발형이나 임대형보다 개발 사업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대출형이었다. 해외 부동산 펀드의 경우 상장된 외국 리츠(REITs)에 재투자하거나 상장된 부동산 개발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형태가 많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처음 해외 부동산 건물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맵스프런티어 사모부동산차이나1호’는 중국 상하이 푸둥 지구의 대형 건물을 매입한 바 있다. 올 초 설정된 ‘미래에셋맵스 아시아퍼시픽부동산펀드’(맵스리얼티1호)의 경우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주식을 사듯 언제든지 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 펀드에 투자할 때는 첫째, 자산운용사가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고 관리할 전문인력을 충분히 갖추었는지 따져야 한다. 그리고 운용사에서 밝힌 전문 인력들이 부동산 펀드와 관련해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도 체크 포인트이다. 둘째, 제아무리 각종 안전 장치를 설계해놓았다 하더라도 사업 자체가 부진하다면 결국 부동산 펀드의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동산 펀드가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사업성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통행료 받는 투자, 인프라 펀드 : 인프라 펀드란 말 그대로 인프라(Infrastructure)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인프라는 한 나라 경제 활동의 기반을 형성하는 시설이나 제도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시 말해 동력이나 에너지, 관개시설, 도로, 항만, 공항, 교통·통신 시설 등의 산업 기반과 학교, 박물관, 병원의 시설물 등을 말한다. 인프라 펀드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프라 건설은 10~20년 장기로 투자해야 하지만 6~7% 안팎의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번 큰돈을 들여 다리를 놓거나 도로를 만들어놓으면 일정 기간 비싼 통행료를 받는 식이다.

또 인프라 펀드는 사회·경제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정치·경제적 충격이 발생해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태가 발생했더라도 도로나 다리를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 인프라 펀드는 주식시장과 낮은 상관관계 등으로 분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물가가 상승하면 통행료 등을 같이 올리기 때문에 펀드 수익 역시 동시에 올라간다. 결국 인프라 펀드의 수익은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을 피할 수 있다.

기자명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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