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 철학
김용석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이야기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시대다. 모든 사람은 무엇을 하든 간에 자기 나름의 멋진 픽션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나만의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실천해나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고, 사람들은 갈등한다. 우여곡절을 경험하며 클라이맥스에 이르렀다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도 한다. 우리는 이 흐름을 통해서 ‘문화적 결과’라는 성과를 얻는다. 그리고 그것은 ‘이야기’가 되어 많은 사람을 감동하게 한다. 정말 좋은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쓸 만한 이야기를 흔히 문화적으로 스토리텔링이라 부른다. 저자는 그 스토리텔링에 담긴 매혹을 문화철학의 사유로 끌어올려 독자를 매혹시킨다.
‘깊이 있고 짜릿한’ 문화철학 이야기는 서사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일곱 가지 문화, 즉 신화·대화·진화·동화·혼화·만화·영화를 대상으로 펼쳐진다. 이 일곱 장르를 통해 신비와 합리, 말과 행동, 관찰과 개념, 은폐된 이야기, 현실과 환상, 시간성과 공간성, 비가역성과 대칭성이라는 일곱 가지 테마가 이야기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것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의 세계는 무엇인지를 탐구한다. 저자의 탐구를 따라가다보면 지식 사회와 문화 예술계에 필요한 창조와 생성의 모티브를 얻을 수 있다.

 

한국의 자연 유산
이선 지음, 수류산방 펴냄

우리는 무형문화재, 유형문화재, 천연기념물, 사적, 명승을 통틀어 ‘문화재’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 이 이름을 ‘문화유산’으로 고쳐 부르자는 움직임이 있다. 이들 문화재가 소유나 기념이 아닌, 선조에게 물려받았다가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유산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저자는 이 같은 관점에서 ‘천연기념물’의 유래와 역사 및 그 지정 배경 등을 다룬다. 천연기념물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건축물이나 예술 작품의 탄생 배경에 우리나라의 자연 환경이 있듯이, 천연기념물을 만든 ‘배경’까지 찬찬히 들여다본다.
내용은 크게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도의 역사와 현황, 북한의 천연기념물, 외국의 천연기념물, 세계 자연유산으로 나눌 수 있다. 역사와 현황을 다룬 장에서는 일제가 왜, 어떻게 천연기념물 제도를 만들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북한의 천연기념물을 다룬 장에서는 북한의 국화 함박꽃나무와 김일성·김정일이 식목해 천연기념물이 된 문수봉 이깔나무와 능라도 산벗나무 등을 소개한다. 외국의 천연기념물을 다룬 장에서는 각 나라 ‘천연기념물 제도’의 차이와 특징을 살핀다. 세계 자연유산을 다룬 장에서는 세계 자연유산 등재의 절차와 의미를 짚어보고, 국내 자연유산도 소개한다.

 

나는 한옥에서 풍경놀이를 즐긴다
임석재 지음, 한길사 펴냄

많은 사람이 한옥에서 낡고, 무겁고, 부담스러운 인상을 받는다. 저자는 이런 선입견을 부수려고 ‘놀이’라는 관점을 도입해 한옥을 재조명한다. 창을 액자로 보고, 이것을 ‘재미있는 장난감’을 다루듯 다양하게 조작하며 한옥을 바라본다. 새롭게 보이는 풍경의 뜻과 조건, 사상적 맥락도 검토한다.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뜨인돌 펴냄

이 책은 원시시대, 고대시대, 중세시대, 근현대시대 순으로 나열하는 역사 서술(통사)을 거부한다. 대신 세계사 흐름에 중요한 구실을 한 인간의 감정과, 그 감정이 만들어낸 욕망·모더니즘·제국주의·몬스터·종교가 어떻게 세상을 움직여왔는지 큰 줄기로 살핀다.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 제2권
굽시니스트 그림, 애니북스 펴냄

지난해 나온 1권은 제2차 세계대전의 분수령이 된 레닌그라드 공방전까지 다루었다. 출간되자 순식간에 허영만의 〈꼴〉을 제치고 각종 만화 순위 1위에 올랐다. 2권은 히틀러의 패퇴와 종전, 전후 각국의 참담한 뒷이야기까지 담았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웃음을 머금게 하는 패러디도 여전하다.

 

 

달러의 비밀
크레이그 카민 지음, 맹정섭 옮김, 따뜻한손 펴냄

달러 위기론이 나온다. 유럽연합의 유로와 중국의 위안화 공세에 밀려 결국 휴지 조각이 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과연 달러는 이대로 국제 기축통화에서 밀려나는 것일까. 월스트리트 저널의 경제 전문기자인 저자가 달러의 역사와 위상을 짚어보고, 미래 경제 흐름을 예견한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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