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들은 설립 배경과 재정, 운영철학 등에 따라 상당히 큰 편차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일반 학교와 다른 특성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대안학교’만 있는 게 아니다. 내가 평소에 ‘저 학원에서 하는 걸 학교에 도입해야 할 텐데’ 하고 생각했던 학원이 있는데, 이 학원들의 공통점을 따져보니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학원계에서도 ‘대안학원’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있는 셈이다.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정착시키는 데 성공한 대안학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수학·과학 대안학원으로 손꼽을 만한 것이 ‘와이즈만 영재교육’이다. 와이즈만은 지역별로 와이즈만 영재교육센터를 운영하며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창의력을 길러주는 과학·수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원래는 순수한(?) 의도에서 시작한 사업이지만, 교육청 및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들이 문을 열면서 와이즈만의 프로그램이 영재교육원 준비에 적합하다는 점이 부각되며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내년부터 과학고 선발방식이 창의성캠프형 또는 입학사정관형으로 전환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과학고 준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점은 아이는 와이즈만에 계속 다니고 싶어 하지만 부모는 아이의 교과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 것을 보고 실망하여 그만두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에 와이즈만과 유사한 콘셉트로 시작한 ‘미래GT아카데미’는 과학 올림피아드의 최강자인 미래영재학원이 한솔교육에 인수되면서 설립한 초등학생 대상 수학·과학 대안학원이다.
 

영어 대안학원으로는 ‘KnK어학원’이 있다. KnK어학원의 특징은 언제 영어를 시작하건 상관없이 최대한 편안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영어를 접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러한 원칙 아래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물론 최근의 적잖은 영어유치원이나 영어학원도 유사한 내용을 강조하지만, 초기 2~3년이 지나면 ‘시험영어’ 모드로 돌입하면서 고질적인 주입식 영어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KnK어학원은 편안함과 흥미로움이 끝까지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 아이오와나 캘리포니아 주의 학업성취도 테스트를 활용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성취도를 ‘점검’하기 위해 사용할 뿐 ‘시험을 위한 주입식 영어공부’를 시키지 않는다. 가정에서 교육용 CD롬과 책을 중심으로 영어에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을 강조하며, 부모를 위한 정기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독서논술 계열의 대표 대안학원으로 ‘이루미 독서논술’과 ‘한우리 독서논술’이 있다. 독해력만 높일 목적이라면 책을 ‘읽기’만 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추론능력·창의력·논증능력 등을 함께 발달시키려면 독서를 쓰기·토론 따위 다양한 활동과 연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쓰기·말하기가 우리나라 학교에서 유난히 천대받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루미와 한우리 등이 사교육업계에서 이러한 일을 한다는 점이 무척 가치 있어 보인다. 특히 이루미 독서논술에서는 읽기능력이 취약한 아이들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보완할 수 있는 교정 프로그램을 개발·운용한다.

가맹점에 따라 프로그램 운영에 편차 있어

마지막으로 자기주도 학습을 돕는 학습코칭(또는 학습매니지먼트) 학원이 있다. ‘에듀플렉스’가 이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하면서 최근 들어 ‘자기주도학습원’ 같은 명칭으로 에듀플렉스와 유사한 방식의 사업을 진행하는 학원들이 눈에 띈다. 이런 곳에서는 직접 교습행위가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엄밀하게 보면 학원이라고 볼 수 없는데(에듀플렉스의 경우 아예 학원 인가를 받지 않는다), 자기주도 학습을 위해 필요한 공부기술과 자신감·동기를 가지도록 도와준다. ‘학원을 끊게 하는 학원’인 셈이다. 이들 학원 중 일부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가맹점에 따라 이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편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기자명 이범 (교육 평론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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